현타가 왔던거죠.
요즘은 아예, 예식장사이즈는 줄이고, 식당에서 화면으로 보여주고 그러잖아요. 직장 동료들 식장가면, 자연스레 식당으로 향하는 모습 보면서, 현타 씨게 왔더랬죠.
또하나, 직장 상사 자녀 결혼식인데, 사회생활하느라 축의를 하긴 했지만, 안좋아하는 상사라서 사실 축하하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 그냥 돈만 냈어요. 내 마음 편하자고요.
근데, 내 결혼식에 이런 돈은 진짜 안 받고 싶었거든요.
저는 의미추구형이라...
이럴거면 결혼식이 뭔 의미인가.. 싶어서 진심으로 축하해줄 사람만 부르자니, 그 명단 추리기도 힘들어서
가족만 불렀어요. 근데 그 가족만해도 너무 많고, 어디까지가 가까운 관계인지 애매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서른명이상 못들어가는 호텔 식당 예약해서
양가에 양해 구하고, 진짜 빠지면 안되는 관계만 초대했어요. (예를들어, 직계가족과 부모님 형제들 정도요.)
누가참석할지 자기들끼리 의논하는 과정에서 서운해하는 일도 생겼지만, 직장동료들 포함 대부분 좋아했죠.
축의 안해도 되니까요.
어떤 동료는 부득불 오고싶다고했는데, 자리 없다고 거절했더니, 그날 우연히 그 곳에 식사하러 방문한 손님처럼해서 옆 방에라도 있겠다고 하는 바람에, 그렇게 오게된 동료말고는 친구도 안불렀어요.
대신 중요한 모임 두개정도는 따로 캐주얼한 식사정도 하고 남편이 와서 잠깐 인사정도 하는 자리는 가졌었네요.
조촐한 식사자리였지만, 나름 식순도 있었고 앞뒤로 촬영도 하구요. 식사공간 밖에 촬영하기 좋은 장소가 있어서 가족촬영도 하고 그랬어요.
남편과 뜻이 동일해서 어른들 허락 받고 했는데
일년지난 지금 보면 너무 잘했다 싶어요.
왜냐하면, 결혼식이 저다웠거든요.
실용적이고 단정하고 차분하면서 아름다운 ㅎㅎ
정신없이 지나간 결혼식이 아니라, 작은것 하나도 모든 것이 저의 선택으로 만들어서
후딱 헤치우고 싶은 하루가 아닌, 의미로 채워가는 시간들이었어요.
음식이야 정평이 난 곳이었어서 초대받은 분들은 넘 만족했고요. 친척들까지도 사돈간에 대화도 해보면서 양가의 가풍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도 있는 자리었어요.
최근에 시어머니는 축의도 못받고 친구네 자식들꺼 내려니 아깝다고 하시긴 하시지만. 한편으로는 잘했다 하세요.
쓸데없는 돈 안쓰고, 남한테 부담 안주고, 진심어린 축하 받고요.
경비는 총 700정도? 식대가 450정도였고, 공간 장식비, 촬영비, 옷대여, 메이크업, 하객선물이 다해서 250정도였어요.
예물 예단 이런거 안해서 커플링 좋은거로 맞추고요.
신혼여행을 유럽으로 갔는데, 직장다니면서 유럽여행 길게 언제 또 가보겠냐고 여행하는 비용을 1300 썼네요. 그곳에서 또 예쁜 스냅사진을 찍었더니
스튜디오에서 웨딩사진을 찍지는 않은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고퀄의 사진이 남았어요.
앞으로도 많이 이렇게 바뀔거라 생각해요. 82만 봐도 예전이랑 인식이 달라졌고, 소비의 트렌드도 이미 그렇게 바뀐것처럼요.
집값도 워낙 비싸서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 재테크 관심있난 사람들은 하루에 몇천 태우는 결혼식에 대해 회의적이에요.
다양한 결혼식 문화가 당연한 문화가 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