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게도, 그들이 나에 대한 '통제'를 놓기 시작하고 나서야
거부감이 사라지더군요.
친정 아버지는 평생 저를 편애하셨고
저에게 그닥 잔소리도 없던 분이셨지만
눈으로 늘 저를 따라다니고, 애착과 집착을 보이셨어요.
가정이 파탄난 수준인데 아마 나만 그분의 기준에 맞았던 듯.
그러한 건강하지 못한 가정의 역동 가운데
똥을 쫓는 똥파리 같았던 그 구찮은 시선이 버거웠어요.
그래서 나는 늘 아빠를 밀어냈는데요.
아빠가 암 말기에 이르러 거동이 불편해지고,
인지가 떨어지고,
어린애같이 되자
그제서야 연민이 발동하더라고요. 측은하고..
보살펴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옆자리를 지킬 수 있었어요.
시부모님도 비슷.
결혼 초기부터 시작된 그 지긋지긋한 오라 가라...
당신들이 사랑? 대접 받지 못할까봐 초조해서 히스테리 부리시다가
이제 연세가 많이 드셔서
인지도 운동력도 떨어지고
가면 반가워하고 그냥 어린애처럼 좋아하시는데..
가라 오라도 못하셔요. 힘없어서.
했던 말만 또 하고 또 하고 하실 뿐.
이제야 그분들이 안스럽고 그렇네요.
힘 떨어져서 젖은 종이 호랑이 같아도 성질 더러운 분들 있으실텐데
다행히 그러지 않는 분들이라
제 마음에 조금 남아있는 측은지심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것 같아요.
서로 상태 괜찮을 때 그랬으면 더 좋은 시간 많이 보냈을텐데 아쉽지만
이게 인생인가봐요
제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들면서
어차피 내가 안달내도 지들 살고 싶은대로 사는데
나도 고만 통제해야겠다..생각 들지만...잘은 안되고..뭐 그렇네요.
물리적으로 힘이 빠져야 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