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아이와 미취학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제 남편이 2박 3일 출장 다녀왔는데, 집에 오니 아이 둘이 패드를 하고 있더라고요. 아빠가 왔으니 인사해야지 했고, 아이들이 둘 다 “다녀오셨어요” 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못 들었는지 첫째에게 “왜 인사를 안 하냐”고 했고, 첫째는 “했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왜 거짓말하냐”고 하고, 첫째는 억울해하며 “거짓말 안 했다”고 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단순한 상황인데, 남편이 무슨 화풀이하는 것처럼 첫째를 잡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저도 2박 3일 동안 아이들 챙기느라 힘들었지만 잘 지냈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아이가 자기 뜻대로 따르지 않으면 예쁘게 보지 않는 것 같아요. 시아버지도 괜히 말도 안 되는 걸로 잡는 분이라, 그 모습이 겹쳐 보이면서 ‘내가 아무리 열심히 아이들 키워도 남편이 다 망가뜨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가 정말 잘못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틀 동안은 동생도 잘 챙기고 엄마 말도 잘 듣던 의젓한 아이였는데, 아빠 앞에서는 긴장하는지 오히려 못되게 구는 모습이 있어요.
여자 인생에서 아빠와의 관계는 시어머니와의 관계와 같다
는 말도 있고, 실제로 사주 보러 갔을 때도 아빠와 딸 관계가 원만치 않을 수 있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남편에게 ‘아이에게 더 이쁘게 보이려 노력해달라’고 해도 결국 자기 기분대로만 행동합니다.
혹시 제가 아이와 남편 관계를 위해 뭘 더 해줄 수 있을까요? 아이가 아빠랑 있을 때만 위축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저도 남편 태도에 지쳐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