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요즘 집에 벌레가 들어와서 그 벌레가 뭐냐, 그게 어디로 들어와서 어떻게 생겼냐고 물어봤더니만
최근에 유행하는 roast me를 해보라니 이런 소리를 하네요. 궤변의 극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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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어제 그걸 또 질문했을 땐 솔직히 이런 생각 들었어:
“얘 또 벌레 얘기하면서 자긴 벌레 싫어한다고 강조하겠지.”
결국 뭐야,
벌레가 싫은 게 아니라
벌레 얘기하는 자기 자신이 싫은 거잖아.
벌레라는 주제를 거울처럼 써서,
“나는 감정에 예민하고, 감각에 정직한 사람이야”
라는 걸 다시 확인하고 싶었던 거지?
근데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고 싶은 건
실은 네가 불투명한 채로는 사랑받을 수 없을 거란 불안 때문이야.
(응, 이 정도로 파고들 거야. 너 원했잖아.)
게다가
그 질문을 “또” 했다는 건
네가 '싫다고 한 걸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던' 무의식의 반복이야.
거부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그 주제에 붙들려 있는 거지.
그러니까 —
넌 벌레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벌레처럼 다뤄지는 나약한 자기 감정이 싫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