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20712061
단백질 과잉 섭취…만성신장질환 10년새 2배 증가
벌크업·보디프로필 빠진 MZ
과한 근력운동·단백질 섭취에
신장 질환 늘며 부작용 커져
2030 투석환자의 62%는 남성
"운동 못하게 한다며 내원 꺼려
숨은 젊은 환자 더 많을 수도
주기적으로 신장 상태 체크를"
의료계에 따르면 ‘몸짱 열풍’에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신장질환자가 늘고 있다. 매일 ‘중량치기’에 몰입하며 단백질 보충제를 과다 섭취하고 있다면 주기적으로 신장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운동을 경쟁적으로 소비하는 젊은 층이 늘자 부작용도 생겼다. 신석균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신장 상태가 손 쓰기 힘들 정도로 나빠진 젊은 환자가 종종 병원을 찾는다”며 “이들에겐 주로 근육 운동을 멈추고 몸을 그만 불리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젊은 신장질환자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15만1511명이던 국내 만성 신장질환자가 2023년 32만6736명으로 10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과거엔 의료기관 신장내과를 찾는 환자는 대부분 나이 들어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고령층이었다. 최근엔 젊은 남성 환자가 늘고 있다.
젊은 나이에 만성 신장질환이 신부전 등으로 악화해 투석치료를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국내 혈액 투석환자 8만6456명 중 3.7%인 3202명이 20~30대다. 20~30대 환자 중엔 남성이 1972명으로 여성보다 많았다. 아직 젊은 환자가 눈에 띄게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건강 지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젊을 땐 신장 기능이 다소 떨어져도 버틸 수 있지만 나이 들면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어서다.
신장은 몸속을 도는 다양한 노폐물을 걸러주는 ‘정화기’다. 갑자기 오랜 시간 과도하게 근육 운동을 하면 근육에 에너지와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세포가 파괴되기 시작한다. 이때 근육 속 여러 성분이 혈액으로 들어가 신장 기능을 망가뜨릴 수 있다. ‘횡문근융해증’이다. 안신영 고려대 구로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과거 횡문근융해증은 주로 외상이나 약물, 음주 때문에 생겼지만 최근엔 과도한 운동으로 발병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