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 지하철 3호선 탔는데 노인석이 환해요
여성 노인이 앉아서 핸드폰만 열심히 보고 있는데
다 진녹색이에요
녹색 머플러, 녹색 원피스,
어깨선과 팔에 디자인이 들어간 검은색 카디건,
볼레로 같은 형태의 카디건이었어요
바닥에 대충 놓은 가방도 녹색 가죽 가방,
그리고 어깨에 패셔너블한 악기 가방...
바이올린이나 플룻 크기 정도요
왜 그렇게 눈에 띄나 했더니
일단 제가 녹색 좋아해서요
이분 아이템과 옷이 다 녹색인데
하나하나 예사롭지 않더라고요
머플러, 원피스, 검은 카디건, 다 이세이 미야케
이 회사 거
나이들어 보이는 아이템인 줄 알았는데 멋지더라고요
소품 하나하나에 취향이 담겨서 좋아보였어요
제가 비싼 건 잘 몰라서 가방 브랜드는 모르겠는데
뭔가 잔뜩 들어서 바닥에 내려 놓은 그 가방도
지적이고 품위 있었어요
머리는 짧은 커트, 백발, 금테 안경, 붉은색 립스틱,
막 이쁘고 그런 분이 아니라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졌어요
품위와 교양이 느껴져서
나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 싶었어요
일단 돈과 취미는 있어야겠더라고요
은퇴했거나 은퇴 즈음 음대 교수쯤 되어보였어요
70대 초반쯤?
의외로 교회 성가대 분일지도요
어쨌든 전문적 훈련을 받은 분이겠죠
82 하실 거 같은 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