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3?4?때 편도절제수술을 했어요.
엄마가 성장기에 편도선염을 너무 자주 심하게 앓아서 자식은 그런 고통 겪지 말라고 선제적으로 절제를 택하신건데..
암튼 오후에 수술 일정이 있었는데 마취약을 넣어도 마취가 안된다고 취소되었어요.
병실에 돌아와서 좀 있다보니 밤이 되었는데 답답해서 바람쐬러 발코니에 나갔거든요.
경사가 심한 도로 옆 9층이었는데 도로가에 전깃줄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었어요.
근데 갑자기 도로로 뛰어내리고 싶은거에요.
뛰어내리다 전깃줄을 잡고 타고 가서 다른 전깃줄을 잡고 타잔처럼 도로까지 내려갈 수 있을것만 같은거에요.
얼마나 뛰어내려보고 싶던지.. 그 날 충동이 너무 심해서 평생 잊혀지지가 않아요.
안 뛰어내려서 지금 살아있는데요.
어느날 문득 그게 마취약 부작용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런 충동이 생긴적이 없거든요.
약의 부작용으로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거죠?
자살충동이라기보다 순수하게 재밌을 것 같은, 할 수 있을것 같은 그런 충동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