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딸아이가 좀 멀리 이사를 왔어요.
이전 동네에서 한 살 어린 애(초6)와 어울렸었는데 걔랑 통화를 하더니
걔랑 놀아도 되냐길래,
나는 못데려다주고(주말에 차로 편도 2시간)
걔 부모님께서 차로 가능하시면 우리 집에서 노는 건 ㅇㅋ.
라고 했더니 온다고 하더라고요.
근처에 아버님 모임이 있다던가 하다면서요.
그러더니 ,다시 걔 부모가 지하철로 가라고 했대요.
거기서 지하철로 오려면
마을버스-지하철-지하철환승-다시 마을버스
이러는데 거의 2시간 넘거든요.
좀 황당했죠.
암튼 오겠다길래, 역에 마중나갈 생각은 하고 있는데
아이랑 통화하는 걸 들으니(스피커폰)
자기 집에서 마을버스 타고 나와서 처음 지하철 타는 데 왔는데
어디로 들어가냐, 몇번 출구로 들어가냐, 입구는 어디냐..그러는게
지하철을 혼자 타본 애 같지 않았어요.
부모가 길을 자세히 알려주지도 않은 것 같아요.
게다가 집에 귀가할 때는 다저녁때 일텐데
그때도 혼자 가야 한다고 하고요.
서울역 그 복잡한 데서 환승을 잘 할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그집 아이가 '무서워...' 하는 거에요. 자기 동네 지하철역에서.
옆에서 듣던 우리 부부가 그러다 사고날까 걱정되더군요.
그래서 우리애 한테 오늘 오지 말고, 담에 부모님이 데려다주실 수 있는 날
그때 오라고 해라. 했더니 걔도 순순히 알겠다고 했고요.
그러더니, 좀 있다 우리집 애 보고
자기 아빠가 화가 났다는 둥,
너랑 앞으로 놀지 말라고 했다는 둥 하더군요.
같은 동네 살때,
그 아이 더 어릴 때도 밤늦게까지 밥도 안먹고 혼자 있다가
동네 헤매는 거 종종 봤고,
아이도 불안정해 보여서 좀 멀리했으면 하는 아인데..
왜 그집 아이가 지하철역에서 헤매는 걸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집 부모는 왜 우리한테 화를 내는지 황당해요.
초딩을 그 멀리 보낼거면 자세히라도 알려주거나, 데려다 주거나,
아니면 못놀겠다고 하는게 맞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