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제작년 남미에 가야 할 일이 몇 번 있었어요. 아시다시피 남미는 직항도 없고 거리도 끔찍하게 길고 해서 저는 주로 카타르 항공 비즈니스 클래스를 구매해서 다녀왔거든요. 항상 카타르 도하에서 갈아타야 해서 저는 다녀오면 4개의 비즈니스 클래스 어메니티가 생겼었죠. 처음에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가져오지 않았었는데 친구들이 하도 뭐라고 해서 꼬박꼬박 챙기다 보니 뜯지도 않은 새 파자마(카타르 항공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면 파자마를 줘요 특히나 22년에는 월드컵 덕분에 스페셜 에디션 파자마도 제공 했었죠) 어메니티 세트가 너무 많이 생긴거에요. 어차피 저는 쓰지도 않고 필요도 없는건데.
그러다가 어느날 친구들 단톡방에다가 혹시 가지고 싶은 사람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더니 누구는 어메니티 세트를 달라고 하고 또 누구는 파자마를 달라고 하고 누구는 또 둘 다 달라고 하고 너무 복잡한 거에요. 그때가 정기 모임이 얼마 남지 않았을때가 제가 다같이 모일때 가져갈테니까 니들끼리 알아서 나누고 가져가라 했었거든요. 그랬더니 한 명이 (원래 평소에도 의뭉스럽고 빈정거리며 말하는 타입) '하사품을 주시는데 분배하는건 서민이 해야지요' 이 ㅈㄹ을 하길래.. 저도 뭐 그냥 참는 타입은 아니고 해서 싫으면 안 가져가면 그만이지 왜 헛소리를 해대냐고 한 마디 했었지요. 다른 애들도 걔한테 왜 말을 그렇게 하냐고 뭐라고 했었구요. 하여튼 저는 모임에 열 몇 벌의 파자마와 어메니티를 챙겨서 갔고 필요한 친구들이 다들 가져갔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헛소리 했던 애는 지 애들것까지 22년 스페셜 에디션 파자마 3벌을 야무지게 챙겨가서는 애들 데리고 어디 놀러가서 호텔 조식 먹는데 단체로 똑같은 옷을 입고 앉아있더만요. (그 사진은 저는 못 보게 차단해놨는데 다른 친구가 웃기다며 보여줬어요) 중국인처럼 식당에 파자마 입고 가는 것도 웃겼고 빈정대더니 또 야무지게 챙겨간 것도 웃기고...
결론. 싫으면 안 받으면 그만. 다 받아놓고 빈정대고 욕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