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모피 매장에서 일합니다.
30년 넘게 근무해서 나름 눈썰미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브랜드 특성상 아무래도 가격대가 있는 제품이니다보니까
20대~30대 초반 고객은 대부분 어머니랑 오는 경우가 많고
40대 이상 고객이 대부분인데요.
얼마전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분이
2주 간격으로 모피 두벌을 구매하길래
매장 직원이랑 젊은데 맘에 든다고 스타일별로 척척 사는걸 보니 꽤 능력있나보네
말투가 조근조근 설득력 있는게 의사나 변호산가보다 얘기했었는데
오늘은 저희 매장 제품 아닌 다른 모피 입고 와서
롱베스트 원하는 디자인이 있는지 문의를 하길래
안내 끝에 젊으신 분이 엄청 능력자신가보다 스몰톡을 시작했더니
생긋 웃으면서 저 안 젊어요. 곧 50인데요. 그러는겁니다.
진심 놀랐던게
화장기없는 쌩얼이 화사하면서 촉촉하고
얼굴에 잡티 하나 주름 하나가 없어요.
주책맞게 뭘 하길래 피부가 그렇게 좋냐고 물었더니
아무 시술도 안 하고, 가끔 팩하고 선스틱 열심히 바른다네요.
말투가...누구라도 넘어갈만큼 설득력있게 조곤조곤 해서
혹시 변호사 아니냐고 했더니
씩 웃으면서 아니라고 하는데
딱 드는 느낌이 세상 속상할 일이 없나보다.
근심, 그늘 이런게 전혀 안 느껴지니까
나이보다 어리게, 해맑게 보이는게 아닐까 싶더군요.
저하고 나이차 얼마 안 나던데
저도 남편, 자식 문제로 속 썩을 일 없으면
막강 동안으로 보일까요?
안 되겠죠?
이번생의 동안 외모는 이미 오래전에 망했다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