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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부터 정리 들어갑니다. 79일째

79일 조회수 : 1,619
작성일 : 2023-08-22 10:46:31

제 글을 늦게라도 찾아서 읽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될수있으면 거르지 않고 글을 올리려고 하는데 처음에 가볍게 시작한 일이 후반부로 갈수록 정리에 대한 부담감은 사라져가고 대신 글 올리는 일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니 처음엔 한번씩 스쳐지나가는 글이었겠지만 뒤로 갈수록 같은 사람이 계속해서 글을 올린다는 사실을 알수밖에 없으니 좀 신중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이 부담으로 다가온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의 변화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작은 일도 꾸준히 하다보면 이렇게 여러가지 경험과 삶의 지혜를 얻을수 있다는 걸 알았다는 게 큰 수확입니다

앞으로는 뭘 하던지 꾸준히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예전엔 바쁘게 살다가 갑작스레 빈 시간이 주어지면 날 찾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좀 우울해질때도 있었습니다

지나 온 과거가 후회스럽기도 하고 누군가가 원망스러워 밤새 뒤척일때도 있었습니다

정리 여정과 함께 그 숱한 번뇌들이 서서히 희석돼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정리는 마음을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해 주고 그 자리가 참 소중한 자리인걸 알게 해 주고있습니다

 

오늘은 침대 시트와 인견 이불을 빨았습니다

게시판에 시어머니에 대한 험담이 올라 오면 저도 재미있게 보는데 제 어머님은 너무 훌륭한 분이십니다

신혼초에는 저랑  안맞아 제가 좀 싫어했던 적도 있었지만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제가 어머님 그때 연세가 되고 보니 어머님이 많이 참아주시고 애도 많이 탓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름 이불이 변변치 않은것을 보시고 삼베이불과 인견이불을 주문해서 보내 주셨는데 그게 십년도 넘은 지금에야 그 마음과 정성이 느껴집니다

어머님이 손이 커서 좋은 것만 고집하며 사셨는데 좋은 게 어떤건지 잘 몰랐던 저에게 수시로 좋은 걸 보내주셨었습니다

용돈을 드리면 몇배로 되돌려 주시고 절대 신세지길 싫어하시는 분이라 오늘도 병원 가시는 길 모셔 드리겠다니 어느 새 카카오택시 불러 혼자 가셨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80이 훨씬 넘은 연세에도 경로당에서 핸드폰 작동법을 계속 배우십니다

폰으로 손주들에게 용돈 입금해 주시고 버스 시간 체크하고 유튜브 찾아 시청하고 카카오택시 부르고..다 하십니다

세상 변하는 것에 내가 따라야지 세상이 날 따라오겠냐며 뒤처지면 누군가 고생시키는 일만 하게 된다며 열심이십니다

저도 저희 어머님 만큼만 살수 있으면 저 스스로 만족하다 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어머님 닮지 않고 아버님 닮아버린게 에러입니다;;

이 모두가 소중한 인연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귀한 하루 맞이합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IP : 14.49.xxx.105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 채워지지
    '23.8.22 10:52 AM (218.39.xxx.130)

    않는인생 ..

    인품을 인품으로 바라보는 님도 훌륭!!

  • 2. T
    '23.8.22 10:54 AM (110.70.xxx.216) - 삭제된댓글

    글 잘읽고 있습니다.
    새회사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어 읽어만보고 댓글 못남길때가 많았어요.
    100일차 글이 올라오면 온라인으로 파티라도 하고픈 마음이에요. ^^

    좋은 시어머니는 좋은 며느리를 만나야 비로소 완성된다 생각해요.
    시어머니의 훌륭한 인격은 원글님을 만나서 더 빛이 났을거에요.

    전 아직도 새직장에 적응중입니다.
    머리아픈 일이 많아요. ㅎㅎ
    제가 선택한 일이니 저도 현명하게 잘 헤쳐나가 보겠습니다.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

  • 3. 태호희맘
    '23.8.22 10:54 AM (222.120.xxx.75)

    앞에 서 계신 거 부담스러워 마시고, 덕분에 끝까지 갈 버팀대 하나 있다 여기시면 좋겠습니다.원글님 덕분에 저도 이 더운 여름에 좀 치울 힘을 얻었습니다.
    그동안 눈팅만 했는데.. 오늘 시어머님의 말씀, '세상 변하는 것에 내가 따라야지 세상이 날 따라오겠냐며 뒤처지면 누군가 고생시키는 일만 하게 된다'가 오늘을 살아가는 저에게 또 힘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 4. ㅇㅇㅇ
    '23.8.22 11:06 AM (113.131.xxx.10) - 삭제된댓글

    일단 혼자 병원 다니시는것만 해도
    패끼치는 시모는 아닌듯요

  • 5.
    '23.8.22 11:06 AM (211.114.xxx.77)

    님이 버리는글을 쓰시는것도 좋고 잔잔하게 사는 얘기 적어주시는것도 좋아요.
    저는 오늘 세탁소 옷걸이 버렸어요. 모아지면 버리곤 했는데 또 많이 모였더라구요.
    그리고 같이 있던 뾱뾱이도 버렸어요. 그게 거기 왜 있었지... 하면서요.

  • 6. ....
    '23.8.22 11:11 AM (121.190.xxx.131)

    정리 여정과 함께 숱한 번뇌들이 희석되어 간다니.. 놀랍습니다.님의 글을 읽고 해야지..해야지...마음만 들썩이고 있었는데 오늘 꼭 2가지 버리고 내일 정리 1일이라고 글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7.
    '23.8.22 11:11 AM (220.89.xxx.109)

    물건정리, 공간정리를 하다보면 이렇듯 마음공부도 절로 되나 봅니다. 매일매일 결심한 것을 지키고 계신 원글님 존경스럽고 또 부럽습니다.
    시어머님에 대한 글을 읽고 있자니 생전에 정말 깔끔하셨던 제 어머님도 생각이 나네요.
    님 덕분에 맘과 눈을 열어놓고, 배울것 천지인 세상에 조금이나마 실천하면서 어제보다 미세하게라도 나아진 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나의 다짐입니다

  • 8. 인생공부
    '23.8.22 11:12 AM (125.142.xxx.31)

    멋진 시모님이세요.
    그 와중에 남편의 반전...빵터졌습니다 ㅋㅋ

  • 9. ...
    '23.8.22 11:24 AM (106.101.xxx.146)

    님 글 보고 자극받아
    하루 청소하고 행복했던 한사람으로
    올리실때마다 꼭 읽어요.
    연재를 하시다보면 꼭 어디서 그지같은 댓글 따라붙어서 삐딱선 타는데
    무시하시고 늘 글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 문단 읽고 웃고갑니다 ㅎㅎㅎㅎ

  • 10. 응원해 주셔서
    '23.8.22 11:42 AM (14.49.xxx.105)

    감사합니다^^

    물건을 쌓아두는 것과 치우는 것은 분명히 마음에도 극과 극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경험상 쌓아두게 되면 다시 그 물건에 손대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그동안 물건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부담감은 커질수밖에 없겠더라구요
    그럼에도 계속해서 더 많은 물건들을 쌓아 놓게되면 앞에 심리적 부담감을 해소 하지 못한 상태에서 또 부담감을 쌓게 되는 거라 물건이 많을수록 마음은 힘들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 되지요
    이 순환고리를 과감하게 끊어 내는게 집정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글이 많은 분들의 집을 들쑤시게 된 계기가 되었다면, 당장은 난감하고 괴롭겠지만 조만간 마음의 평화를 찾을수 있을거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T님^^
    회사에 적응해 가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어느 자리에서나 꼭 필요한 일을 하실 분이라 느껴집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우주보다 더 크고 무한한 내 마음을 아끼지말고 마구 퍼주며 살아가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11. 로맨티카
    '23.8.22 11:49 AM (163.239.xxx.239)

    댓글달고 싶어서 휴면계정까지 풀었습니다^^ 마지막 말씀 너무 좋습니다 '우주보다 더 크고 무한한 내마음을 아까지말고 마구 퍼주며 살아가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오래전 내일 오늘보다 더 조금 더 좋은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며 살고싶다는 분과 함께 너무나 좋은 글입니다!

  • 12. ..
    '23.8.22 1:12 PM (222.117.xxx.76)

    정리글보다 글솜씨에 더 반하게됩니다

  • 13. ...
    '23.8.22 1:50 PM (211.206.xxx.191)

    어머님 정말 훌륭한어르신이세요.
    저도 그렇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 14. 저도
    '23.8.22 1:52 PM (39.125.xxx.170)

    님 글에 자극받아 조금씩 버리고 있습니다
    매일은 아니지만 좀 더 자주 버릴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매일 글 감사합니다

  • 15. 같이 동참
    '23.8.22 1:58 PM (112.150.xxx.3)

    어젠, 퇴직한 남편의 서류 가방을 당근에 나눔했어요. 먼지도 닦고, 가죽로숀도 바르니 새것 같지는 않지만 제법 근사해졌어요. 실직한 청년이 새로 영업직을 구했다며 나눔이 왔길래 어른 보내주었어요.
    두 명의 새 주인에게 가방을 보내주며, 30년 한 직장에서 근무한 성실한 남편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어요.
    매일매일 물건을 비우는 것이 또 추억으로 채워지니 흐믓한 하루 였어요.
    계속 동참해요.~

  • 16. ..
    '23.8.22 5:36 PM (121.175.xxx.193)

    원글님 글 보면서 시작한 정리가 저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갑니다. (구석구석에 뭐가 나오는 거 보고 기함을 하기도 했고요.ㅎㅎ)

    선한 영향력이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

  • 17. 감사합니다
    '23.8.23 12:57 AM (119.64.xxx.246)

    오늘 보니 어느새 집이 엉망인거에요
    날은덥지
    치울엄우는안나지
    눈물이날것같더라구요
    그때 글쓴이님생각이 났어요
    나도 조금씩 꾸준히 치워보자 다짐도했구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18. 동참57일째
    '23.8.24 8:06 AM (121.167.xxx.7)

    드디어 저는 풀어 놓은 짐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붙박이장 자리를 조정하느라 이불들을 모두 꺼내었어요.
    제 시어머니도 이불 애호가. 참 많은 이불을 사주셨더랬는데, 이제는 낡아서 많이 처분했어요. 시가가 멀어 자고 가는 손님이 많고, 작은 전셋집이니 침대 없이 살아서 결혼때부터 친정 어머니가 이불을 많이 해주시도 해서 진짜 이불, 요가 많아요. 철마다 모시부터 명주솜 이불까지 다양하게 쓰기도 하니..누리는 것이 많아 관리하는 일도 많습니다. 존재만으로 부담되고, 부담되니 외면하게 된다는 말씀이 맞습니다. 손에 집으니..아, 이젠 소용이 다했구나..생각이 듭니다. 친정 어머니께 전화드려 처분해야 할 것 같다 말씀드리니 선뜻 그러라 하십니다.

    원글님 시어머니 같은 분이 제 친정 어머니세요. 제가 대한민국 1%라 반은 놀리고 반은 진심으로 불러요. 참 알뜰하시고 뭘 버리지 않던 분인데, 팔순 언저리가 되고 코로나로 집에 계시면서 그렇게 정리를 하시더라고요.
    제 나이 마흔쯤 되었을 때부터 잔소리를 끊으시고 어머니 칠순쯤 되니 제 의견을 많이 물으시고 팔순이 되시니 정리를. 늘 진화하고 발전하시는 어머니 존경합니다.

    원글님 글 참 고맙습니다. 글쓰기에 부담가시게 하는 것 같아 죄송스럽긴 하지만..이런 점이 100일 채우는 도전을 계속하게 만드거라고 제 멋대로 생각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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