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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뜨거운 믹스커피

비오네 조회수 : 6,567
작성일 : 2022-11-13 00:16:06
오늘 본가에서 김장을 했어요.
엄마, 이모, 저 이렇게 셋이요.
김장 마무리될 때쯤 믹스커피타서
엄마, 이모 한잔씩 드리고 옆에 앉았는데
이모가 “뜨거운 믹스커피 몇 년만에 마셔보네.”하며 웃어요.
맨날 바빠서 식은 커피만 드셨단 얘기죠.
저희 엄마도 이모도 몇 년전 돌아가신 큰이모도
정말 바쁘게 살았어요.
단 하루도 대충 보낸 날이 없을 거예요.
그러나 십오년전 돌아가신 우리 외할아버지는
태어나서 단 하루도 일이란 걸 해본 적이 없는 분이예요.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 그냥 쓰고 사셨어요.
그 것도 안방에서 ㅎㅎ
집 밖으로 나가는 일도 없으시고
항상 안방에 모로 누워 티비만 보셨어요. 평생.
저희 아빠가 너희 외할아버지는 마당에 돈을 널어놓고 비가 와도 절대 안걷을 분이다. 하실 정도였어요.
돌아가셨을 땐 조문 오신 분들이
이젠 누워만 계셔도 되니 좋으시겠어요. 했고요.
그 아버지의 그 딸들은 평생 노동의 굴레에 사네요.



IP : 218.155.xxx.132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11.13 12:17 AM (221.151.xxx.109)

    외할아버지가 돈을 다쓰고 가서 돈이 안남은거죠?

  • 2. 애고
    '22.11.13 12:19 AM (116.41.xxx.141)

    참 수필한편보다 인생이 현실이 훨 진하다는 말이 ㅜ

  • 3. 아 ㅎㅎ
    '22.11.13 12:19 AM (14.32.xxx.215)

    웃으면 안되는데 ㅠ
    제가 평생 누워있거든요
    친정식구들이 거의 그래요
    다시 누울걸 이불은 왜 개는지 이해가 안되는 집 ㅠ
    근데 남편도 들어오면 저한테 항상 그래요
    아냐 그냥 누워있어...
    애들도 엄마 나오지마 그냥 누워있어 ㅋㅋㅋ
    이따 기어나가서 믹스커피 디카페인이나 먹어야겠네요

  • 4. 원글
    '22.11.13 12:20 AM (218.155.xxx.132)

    아니요,
    손녀, 손자 6명에서 5천만원씩 증여도 해주셨어요.
    저희 부모님, 이모들 모두 다 여유있는 집이예요.
    물론 여기 82에선 절대 부자축에 못끼지만
    시골유지정도 ㅎㅎ
    천성이 모두 부지런하세요.
    무척 검소하시고요.

  • 5. dlf
    '22.11.13 12:20 AM (180.69.xxx.74)

    자식위해 좀 남기시지 ...

  • 6. ...
    '22.11.13 12:22 AM (221.151.xxx.109)

    아...그럼 뭐 ^^
    자기 편한대로 사는 것도 복받은 인생이죠
    저도 누워서 티비보는게 제일 행복해요

  • 7. 원글
    '22.11.13 12:23 AM (218.155.xxx.132)

    저 대학 졸업할 때 외갓집 갔더니
    할아바지가 이제 시집가야지? 하시길래
    어차피 시집가도 안와보실거잖아요. 했더니
    모두 다 깔깔 웃었어요.
    그 후 7년만에 췌장암으로 돌아가셨어요.
    큰손녀딸 시집가는 거 결국 못보시고 ㅎㅎ

  • 8. 원글
    '22.11.13 12:29 AM (218.155.xxx.132)

    14님 저희는 할아버지한테 맨날 좀 나와보시라고 했어요.
    명절에 거실에서 고스톱판 벌어지면 난리가 나게 재밌었거든요.
    그럼 할아버지가 부르세요. 방문 열어놓으라고 ㅎㅎ
    진짜 한번을 안나와보시고.

  • 9. 질문요
    '22.11.13 12:32 AM (14.32.xxx.215)

    그럼 다리근육 안빠지셨나요
    전 코로나 이후로 정말 심각해서 이러다 이천보도 못걷겠다 겁먹었어요

  • 10. 원글
    '22.11.13 12:35 AM (218.155.xxx.132)

    항상 그 실크 잠옷 입고 계셨는데
    어쩌다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시면 나풀거렸어요.
    벽 잡고 이동하시고요.
    그래서 운동 좀 하시라고 했는데
    절~대 안움직이세요.

  • 11. 믹스
    '22.11.13 12:38 AM (221.163.xxx.80) - 삭제된댓글

    믹스 디카페인도 있어요?

  • 12. ㅎㅎㅎ
    '22.11.13 12:42 AM (14.32.xxx.215)

    그 할아버지 찐이시네요
    전 식구들과 어디가면 잠옷 좋은거 있다 정보 공유해요
    제 기준은 실크보다 아사 60수 ㅋㅋ
    아..제 미래라고 생각해야겠네요

    그리고 믹스 디카페인 있어요 초록색 봉지

  • 13. 체력이
    '22.11.13 1:05 AM (118.235.xxx.244)

    엄청 좋으신듯.

    누워만 있는 사람들은 체력이 엄청 좋은거 같아요.

    저는 낮에 10분만 누워있어도 온몸에 힘이 다빠지고
    물먹은 솜처럼 몸이 너무 무겁고 지치고
    극도로 피곤하던데….

    82에 보니 낮에도 누워있다는 사람 많던데
    다들 체력 좋으신듯.

    낮에 누워있는거면 전업이고
    전업이면 청소 빨래 음식 다 할텐데
    누워있다가 일어나서 저 힘든 일들을 어떻게들 하는지…

    낮에 누워있다가 저녁밥 차릴 힘든 있는지…

    다들 강철 체력인듯.

    전 안그래도 저질 체력인데 누우면 더 힘빠져서
    낮엔 절대 못누워요.

  • 14. ㅇㅇ
    '22.11.13 1:14 AM (58.234.xxx.21)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사셨는데
    자녀들은 부지런하다니 신기하네요

  • 15.
    '22.11.13 1:15 AM (118.32.xxx.104)

    말못할 병이 있으셨던거 아닌까요?

  • 16. 사실
    '22.11.13 1:25 AM (14.32.xxx.215) - 삭제된댓글

    저질체력은 앞일 생각 못해요
    전 누워서 음식도 먹구요
    어떨땐 고개를 가누는것도 너무 힘들어서 목을 뚝 떼어서 옆에다 놓고 싶어요
    인큐베이터에 일주일정도 있었다고 했고
    한의원가도 맥이 안잡힌대요
    남들은 게으다고 하

  • 17. 원글
    '22.11.13 1:25 AM (218.155.xxx.132)

    병이라면… 우울증이셨을까요?
    제가 중학생때까지 증조할아버지가 살아계셨는데
    엄청 부지런하고 건강하셨어요.
    모든 집안 살림(땅이 많아 소작농 관리가 많았어요)
    다 관리하시고.
    그냥 아들 하나 있는 거 저렇게 게을러 어쩌나..
    이런 걱정하셨어요.
    제가 흐릿하게 기억하기로 그 시대에 서울에 있는 명문고까지 유학보내 졸업시켰는데 아무일도 안하려고 해서 증조할아버지가 속 태우셨다 들은 것 같아요.
    그냥 천성이 게으르다고…

  • 18.
    '22.11.13 1:32 AM (14.32.xxx.215)

    저질체력은 앞일 생각 못해요
    전 누워서 음식도 먹구요
    어떨땐 고개를 가누는것도 너무 힘들어서 목을 뚝 떼어서 옆에다 놓고 싶어요
    인큐베이터에 일주일정도 있었다고 했고
    한의원가도 맥이 안잡힌대요
    저희 친정이 다 고학력에 게으름뱅이라고 하는데...
    제가 찬찬히 보니 다들 체력이 바닥이에요
    사회생활도 힘들어서 겨우 하니 집에 오면 널부러지고...
    아마 할아버지도 그러셨을거에요
    티비 보시는거 보면 호기심이 없진 않은데 세상으로 못 나가시는거죠
    정말 힘들면 티비도 시끄러워서 못봐요 ㅠ
    한재산 들어먹은것도 아닌데 이해하세요
    물려받은거 지키는것도 큰일이에요

  • 19. ㅇㅇ
    '22.11.13 1:41 AM (1.232.xxx.65)

    무슨 시트콤 주인공같아요.
    누워있는 남자.
    너무 재밌네요.ㅎㅎ

  • 20.
    '22.11.13 5:28 AM (182.213.xxx.217)

    잠잘때 아님 못눕고 안누워요.
    허리아프고 두통와요.

  • 21.
    '22.11.13 6:06 AM (124.50.xxx.72)

    저도 눕는거좋아해요

    오래앉아있으면 등이아프고
    서있으면 다리아프고

    낮에 바쁜집 서빙알바5시간 하고 집에와어 뻗어요
    아이들 간식.저녁 간신히 챙기고
    또 누워요 ㅋㅋ

  • 22. ㅎㅎ
    '22.11.13 7:13 AM (211.244.xxx.70)

    옆에서 이야기 듣는것같아요. 글 잘쓰시네요. 재미있어요^^

  • 23. 이뻐
    '22.11.13 8:17 AM (211.251.xxx.199)

    엥? 반전이네
    슬픈글인줄 알았네요
    뜨거운 믹스커피때문에 가장을 포기한 아빠때문에 엄마 이모들이 한시도 못쉬고 열심히 일해서 가정 꾸린건줄 알았네요
    결국 외할버지 재력있어서 후손들에게 피해안끼치고 본인 원하는대로 사신거고 자식.손자들에게
    증여도해주시고
    엄마나 이모 본인들이 원해서 그렇게 사신걸
    뭘 뜨거운커피를 첨 마셔보네 이럼서 본인들 불쌍한척을 하시는지 ...

  • 24. ㅇㅇ
    '22.11.13 8:50 AM (175.207.xxx.116)

    누워서 뭐 하셨을까요
    요즘에는 핸드폰 보느라 몇날 며칠 누워만
    있을 수 있는데 말이죠

  • 25. 크리미
    '22.11.13 9:07 AM (125.129.xxx.86)

    뜨거운 믹스커피...
    넘 재밌고 유쾌한 글이네요 ㅎㅎ
    성실, 노력.. 그런 것도 물론 좋고 훌륭하지만
    각자 천성대로 살아가는 게 인생일까요

  • 26. ...
    '22.11.13 9:20 AM (124.54.xxx.152)

    원글님 어머님도, 이모님도 열심히 사셨다는건데 누슨 불쌍한척을 했다고 댓글까지 남기나요? 반전같은 재밌는 글이구만

  • 27. ㅇㅇ
    '22.11.13 9:22 AM (223.38.xxx.88) - 삭제된댓글

    누슨 불쌍한척을 했다고 댓글까지 남기나요? 반전같은 재밌는 글이구만2222

  • 28. 오호
    '22.11.13 9:38 AM (211.36.xxx.222)

    사업으로 돈을 날렸다는 얘기인줄알았는데 반전이네요.
    안방서 누워서
    검소하셨네요^^

  • 29. 원글
    '22.11.13 9:52 AM (218.155.xxx.132)

    211.251님 불쌍한 척이 아니라 열심히 살았다고 뿌듯해하는 뉘앙스였는데 왜 그렇게 느끼셨을까요 ㅎㅎ
    부모에게서 보고 배운대로 원래 가진대로 편하게 살아도 되는데
    그렇지 않아서 의아하단 얘기예요.

  • 30. 짜짜로닝
    '22.11.13 10:37 AM (175.223.xxx.133)

    저질체력타령 ㅠ 그냥 게으른 거죠.
    안 움직이니 근육없어 더 저질체력되고 게을러짐..
    체력타령하는 사람 피해야되더라구요. 그냥 의욕없고 의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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