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시절 아버지는 하는일 마다 안되고 힘들어서
사업도 여러번 실패하고 엄마가 공장다니고
남의집 일 하고 하면서 우리 남매를 키우셨어요.
잘 나가는 친구들이 많아서 간혹 도움도 받았지만
워낙 자존심이 센 분이라 얼마 못가 그만두고를 반복
그래서 매번 사업에 손을 대셨는데
그 빚은 전부 엄마 차지였죠.
나중엔 오빠까지 같이 갚았어요.ㅠㅠ
그런 아빠 때문에 오빠는 대학교 근처도 못갔고
저는 입학은 했는데 졸업을 못했어요.
암튼 이런저런 이유로 평생을 집에 돈이라고는
들여놓은적 없으시고
(아빠께 용돈 받아본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그러면서도 항상 당당하고 권위적이고
암튼, 엄마랑 오빠가 고생 엄청 했어요.
그래서 아무튼,
저는 어버이날이면 꼭 봉투를 세 개 준비를 해요.
그러면 반응이
엄마는 항상 고맙다 하고 받으시고
오빠는(지금 아파서 집에 있어요) 됐다고 한마디 하고 씩 웃으며 받고
아버지는 항상 됐다, 너 써, 아껴, 너 모아, 필요없다, 괜찮다, 하지마
막 한사코 안받으시려고 하고 제가 화내다시피하면
마지못해서 받으세요.
저는 그 반응들이 너무너무 좋아요.
엄마랑 오빠는 평생을 돈 벌고 빚 갚느라 고생했으니
사양 안하고 무조건 땡큐 해서 좋고
아버지는 평생 고생시킨 자식한테 뭘 받는다는게
미안해서 저렇게 몸부림치듯 안받으려고 하면서도
그래도 주는 기쁨에 보답하듯 막판엔 받으시니 ㅋㅋ
항상 기쁘고 감사해요.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버이날 봉투에 대한 세 사람의 반응
..... 조회수 : 2,794
작성일 : 2022-05-09 13:53:44
IP : 223.39.xxx.17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22.5.9 1:59 PM (203.251.xxx.221)소설 읽은 느낌이네요.
아빠에 대한 부정적 얘기일까봐 조마조마,, 극적 긴장감도 있어요 ㅎㅎㅎ2. Aa
'22.5.9 2:01 PM (211.201.xxx.98)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원글님 정말 좋은 사람같아요.
복 받으실 거예요.3. 어머
'22.5.9 2:01 PM (116.123.xxx.207)원글님 진짜 효녀시네요
아버지가 원망스럽기도 했을 텐데 따로 용돈 챙겨드리는 것도 보기 좋고
그걸 사양하시는 아버지의 태도가 쪼금 귀엽...4. 저도
'22.5.9 2:02 PM (182.224.xxx.120)마무리는 아빠 욕하는건줄알았더니...ㅎㅎㅎㅎ
원글님 마음이 넘 예쁘시네요5. 미미
'22.5.9 2:10 PM (211.51.xxx.116)님 복받으세요.
요즘 이런이야기 잘 없는데 참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입니다.6. 와
'22.5.9 2:23 PM (211.245.xxx.178)원글님처럼 긍정적인 성격 진짜 부러워요..
오빠분 얼른 쾌차했으면 좋겠어요.이 와중에 오빠까지 챙기다니요..ㅎㅎ7. 원글
'22.5.9 2:30 PM (223.39.xxx.45) - 삭제된댓글길이 너무 길어져서 다 못적었는데
졸업까진 못했지만 그래도 제가 대학물이라도
먹을수 있었던게 오빠덕분이었어요. ㅠㅠ8. 원글
'22.5.9 2:31 PM (223.39.xxx.45)길이 너무 길어져서 다 못적었는데
대학 갈때 집에선 전문대 가라는걸
제가 4년제 꼭 가겠다고 우겼고
제 편 들어준게 오빠였어요.
졸업까진 못했지만 그래도 제가 그렇게 대학물이라도
먹을수 있었던게 다 오빠덕분이었어요. ㅠㅠ9. 원글님네는
'22.5.9 2:51 PM (180.68.xxx.100)성공적인 가족이네요.^^
10. 멋진동생이시다!!!
'22.5.9 3:10 PM (203.81.xxx.69) - 삭제된댓글오늘 오빠 고생한거 알고 어버이날 봉투라니
멋진분~~~엄지척!!!11. ...
'22.5.9 4:59 PM (110.13.xxx.200)역시 저런 오빠니 이런 마음이 가능한거죠.
원글님도 좋은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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