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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에서 저녁 먹다 든 생각

000 조회수 : 3,253
작성일 : 2022-03-14 01:42:21
남편과 밥도 먹고 커피도 한잔 할 겸 홍대 앞에 갔습니다.
맛집 인듯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어느 작은 가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동집이었는데 우동 외에 다른 튀김들을 추가로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먹는 걸 좋아하기도, 또 뭐 먹을지 한참 고르는데 신경쓰는게  싫어서
가케우동, 붓가케우동에 닭튀김, 새우튀김, 계란, 어묵등 갖가지를 주문했습니다.
시켜주는대로 먹는 남편의 주문까지도 제 몫인지라 내가 먹고 싶은것들을 빠짐없이 주문했지요.
언제부터인가 먹을걸 시키는 데 망설임이 사라졌습니다.
아이 데려가 2인분 시켜먹으며 난 적게 먹으니 아이랑 나눠먹으면 된다고 궁상떨던 삼십대도 있었고
식욕 왕성한 아들 둘 데리고 외식 하면서  아이들 입에 들어가는 음식만 봐도 뿌듯해 내 것을 덜어주던 사십대도 지났습니다. 오십이 되니 남편과 둘만이 식사할 일이 많아지네요.
아이들이 커서 함께 외식할 일이 없기도 하고 예전보단 여유로워진 탓인지 
이젠 가격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먹고 싶은걸 과감히 주문합니다.
접시로 가득 찬 우리 테이블을 흘깃 바라보던 옆자리 학생으로 보이는 커플을 보면서 나의 이십대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분식집에서 쫄면 먹을까 순두부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 쫄면 시켰는데 옆자리 비빔밥은 더 맛나 보이고~
천원도 안하던 종각 뒷골목  도토루 커피집을 아지트 삼아 연애 하던 학생때가 생각 났습니다.
먹고 싶은거 한가득이고 새로생겼다는 코코스도, 티지아이도 마구마구 가고싶었지만 
그냥 그 친구랑 같이있는 곳이 그냥 도토루커피집이어도 마냥 행복했었던 이십대가 새록새록 기억에 맴돌아 잠시 서글퍼졌습니다. 먹고 싶은 음식 사먹고, 갖고싶은 백 사는데 주저함이 없는 여유를 가졌지만
그때의 젊음은 사라졌네요.
그때의 소소했지만 찬란했던 추억과 함께. 
IP : 119.69.xxx.4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3.14 1:49 AM (219.255.xxx.153)

    나라에서 코로나 지원금은 전국민 줄 때 딱 한 번 받았지만, 식당에 가면 항상 1인분 더 시켜요.
    코로나로 힘든 식당에서 매출 조금이라도 하시라구요. 처음부터 남으면 싸간다고 말해요.

  • 2. 어머
    '22.3.14 1:49 AM (223.39.xxx.194)

    요새 제 일상이예요.
    퇴근시간이 비슷해서 남편과 저녁먹고 들어가요.
    오늘은 뭘 먹을까? 그닥 가격생각 안하고 먹고싶은 메뉴로
    애들 키우며 궁상도 떨고, 오물거리는 입이 예뻐서 쳐다만봐도 배불렀던 시절..
    코코스의 치킨도리아 정말 좋아했는데...

  • 3. ..
    '22.3.14 1:52 AM (121.136.xxx.186)

    좋은데요? 저도 남편이랑 그렇게 해봐야겠어요^^

  • 4. 그러게요
    '22.3.14 1:57 AM (217.149.xxx.171)

    먹고 싶은 요리 여러개 시킬 수 있는 여유.
    평생 일한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자격이죠.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고민안하고 둘 다 시킬 수 있을때
    만수르 부럽지 않아요.

  • 5. 마루가메우동에
    '22.3.14 2:23 AM (1.238.xxx.39)

    도토루커피에...일본인줄ㅋ
    의의로 일본음식과 커피가 싸죠.
    원전 사고 이후로는 멀리하는중.
    일본 드립백커피도 안 사고 있어요.

  • 6. ..
    '22.3.14 4:10 AM (14.35.xxx.21) - 삭제된댓글

    거기서 조금 더 지나면 호텔식사까지 꺼리낌없이 가능하지만...
    함정인즉, 성인병지수들 때문에 막상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별로 없어진다는 거
    우동에 튀김 먹어본 적이 언제냐...흠냐

  • 7. ㅇㅇ
    '22.3.14 4:32 AM (117.111.xxx.195)

    코로나 이후로 외식 안하는
    입장에선 그렇게 여러개
    먹을 동안 마스크 벗고
    타인들과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는 과감함(?)이 놀라워요.
    배달 시켜 집에서 먹는 것도
    조심하다 음식 통한 감염은
    없나 싶어 근간에 시도한 사람이라 ㅎ

  • 8. ...
    '22.3.14 5:16 AM (122.45.xxx.64)

    도토루 ㅋㅋ
    이대앞 도토루 추억 돋네요~~

  • 9. 2233
    '22.3.14 5:44 AM (66.74.xxx.238)

    마루카메 우동이 한국에도 있나보군요.
    하와이에서 사람들 줄서서 먹는 거 보고 신기해하다가

    줄 안서고 나도 함 먹어보자해서
    새벽에 일어나 줄안서고 입장. 이것저것 시켜 먹었다가
    우동이 맛있어봤자 우동이지, 뭘 이걸 먹겠다고 ㅎㅎㅎ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것저것 시켜도 값이 참 착했는데 맛도 너무 별로라 놀랐어요.

    이걸 사람들은 줄서서 먹는구나 놀랐네요.
    홍대앞 마루카메는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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