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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구는 왜 생기는 건가요

.... 조회수 : 3,020
작성일 : 2021-10-31 12:03:42
아주 아주 사이 안좋은 남편이 있어요. 
심리학 책을 읽다보니, 가계도를 그리고 구성원들의 서로 감정관계가 어땠는지를 도식화 해놓은 것이 있더라구요. 
저도 따라해봤는데, 
저의 부모님들끼리의 관계는 갈등관계였고(아버님은 이제 돌아가셨으니)
지금 친정엄마와의 관계는 감정적인 교류가 전혀 없고, 하고 싶지도 않고요
남동생과 둘이 있지만 감정교류가 없어요. 
남편과는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혼 준비중이구요. 
남편은 자기만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내 감정이 이렇다, 생각이 이렇다 해도 항상 자기 감정과 자기 몸만 아는 사람이에요. 
내가 남편에게 느끼는 감정은 금권주의에 찌든 사람, 비열한 사람, 늙은 여우, 가난했던 과거가 치욕을 모르게 하는 사람, 폭력적인 사람이에요. 
아이들이 있고, 성인이 되더라도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랐지만, 
아들이라는 이유도 있고, 그 아이들도 잦은 부부의 불화를 보며 상처가 크거든요. 
그래서 기대할 수 없고, 그들이라도 잘 살면 좋겠어요. 따뜻한 사람만나서요. 
자위하는 것은 그래도 그동안 잘 버텼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상처는 어마어마할 테지만, 그래도 인간적인 면모를 가지게 해줬다. 라는 마음이에요. 

책을 읽다보니 주지화(intellectualization)이라는 방어기제가 있던데
제가 많이 해당되더군요.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쉽게 상처 받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고 
공식적인 일이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선호하고 
본인의 역할만 하고 감정을 나누지 않는 삶을 사는요. 

그런데, 사실은 누군가에게 내 얘기를 하고 싶거든요. 
근데 그 말을 안한다고 해서 딱히 문제가 될 것도 없고
그 말을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없어요. 
그런데도 말을 하고 싶어요. 
상담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이혼후 혼자 살 경제적 기반을 위해서 현금을 아껴야 해요. 그래서 못 쓰겠어요, 
그런데 왜 이런 욕구가 생기는 것일까요. 
제가 그나마 값싸게 제 안의 분노와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이
책 뿐이라 이런 내용. 왜 말을 하고 싶은가. 왜 같은 상처를 받을 줄 알면서도 그렇게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알고 싶어요 관련된 내용을 알수 있는 책이나 영상, 드라마나 영화가 있을까요. 

교회도 꽤나 오래다녔었어요. 
그런데 교회에서는 아내의 도리를 말하면서 순종해야 한다. 순종해야 한다 해요. 
그래서 그게 맞는 줄 알았어요. 맞아도 순종했고, 더 큰 사랑으로 덮어주려고 정말 이를 악물고 노력했어요.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 정확히는 제가 엄마를 너무 싫어하는 이유도
그 땐 몰랐는데 엄마는 제가 이혼하는 것이 너무 수치스럽고, 부담스럽고 그랬다는 것을 
제가 가장 약해졌을 때 노골적으로 표현해줘서 알게 되었어요. 
공부를 잘 했던 저였는데, 그것또한 엄마에겐 트로피였다는 것도.. 지금은 제가 삐딱해서 일수도있네요.
그리고 지금 또, 나의 불행을 남동생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너무 많이 느껴지거든요. 
그러다가 제 아이가 정말 좋은 학교를 가니 또 할머니 행세를 하려 하더군요. 

아 정말 제 얘기가 하고 싶었나봐요. 
이렇게 주책맞게 아무데서나 그렇네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조언이나, 자료좀 부탁드립니다. 

IP : 114.204.xxx.120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1.10.31 12:15 PM (106.101.xxx.82)

    어머니와 정서적으로 단절되고 형제는 남자형제,
    나눌곳 없으시니 당연히 털어놓고 싶으시죠.
    기록하는것은 기억하기위해서가 아니라,
    잊고 뇌를 쉬게하려는것.
    이란말이 있듯이 좋은상대에게 말하면 편안해져요

  • 2. Aaa
    '21.10.31 12:16 PM (1.126.xxx.38)

    전생에 엮여서 그래요
    에드가 케이시 결혼 으로 검색하시면 좋은 글 좀 있고 도움이 되요.
    현생에서 칼같이 자르고 가야 해요

  • 3. ....
    '21.10.31 12:17 PM (223.62.xxx.173)

    말하고 싶은건 일종의 뇌의 배설욕구라서
    적당한 곳에서 잘 배출해면 됩니다.
    변비 상태로 너무 오래 사신게죠.

  • 4. ....
    '21.10.31 12:18 PM (223.62.xxx.173)

    그냥 여기 쓰세요.
    많이들 그렇게 정신적 화장실로 이용헤요.

  • 5. ...
    '21.10.31 12:19 PM (118.235.xxx.137)

    말하고싶죠
    못하면 혼자서 되뇌여요
    그래서 이랬던거다 하고

  • 6. ㅇㅇ
    '21.10.31 12:24 PM (203.229.xxx.254) - 삭제된댓글

    감정도 배설물 같아요
    쌓이면 쏟아 버려야 살아요
    나쁜 감정은 독소가 있으니 더더욱.
    자식이나 친구 지인에게 하는 건
    독을 옮기니 좋지 않고
    그래서 돈을 내고 전문가를 찾는 거고
    그도 여의치 않으면
    이런 게시판에라도 쏟아내야

  • 7. ...
    '21.10.31 12:28 PM (118.235.xxx.137)

    근데 상담도 돈을 좀 써야되는것이..
    안맞는 상담가도 있어서 두세군데 가봐야해요

  • 8. ㅇㅇ
    '21.10.31 12:30 PM (1.240.xxx.144) - 삭제된댓글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일 말하는것 싫어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을때 소리내서 기도합니다.
    종교에 몰두하거나 신심이 크지 않지만 기도가 도움됩니다..
    기도할때 울고싶으면 울고 욕하고 싶으면 욕도합니다 ㅋ

  • 9. ..
    '21.10.31 12:32 PM (121.131.xxx.116) - 삭제된댓글

    스스로의 감정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저도 좀 비슷한데 가만 생각해보니 엄마가
    제 감정을 수용하지 않고 말만 하면 불평이라고
    몰아부치고 했던 게 감정표현을 억압했어요.
    글로 쓰거나 스스로 엄마가 되어 어린 나의
    감정을 다독여주세요.
    교회 다니면 통성기도도 괜찮을 것 같구요

  • 10. ,,,
    '21.10.31 12:33 PM (121.167.xxx.120)

    일기를 쓰세요.
    매일 쓰면 더 좋고 싫으면 쓰고 싶을때 한번씩 쓰세요
    억지로 의무적으로 쓰는데 이주에 한번 여러 주제로 몇편씩 써요.
    그것도 피곤하면 한달이나 한달 보름 정도에 몇 편 써요.
    나중에 시간 날때 읽어 보면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알수 있어요.
    일년전쯤 일기도 읽어 보면 이때는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고
    새로운 감정이 들기도 해요.

  • 11. ㅇㅇ
    '21.10.31 12:37 PM (49.171.xxx.3)

    너무 힘이 드셔서 그래요~
    마음 속에만 담아두기엔
    감정이 한계수위를 넘어서서
    혼자 삭히고 감당하기 힘든 상태겠죠
    누구에게든 한번 털어놔보세요
    의사든. 친구든, 당사자인 남편과 엄마든.
    삭히기만 하다
    마음속으로 병이 된답니다

  • 12. 전에
    '21.10.31 12:46 PM (59.27.xxx.224)

    어디서 봤었는진 기억이 안나는데
    '배설의 기쁨'이란글을 봤어요

    지기얘기하기,욕하기.배변 이런걸들 다 포함
    자기속에있는걸 밖으로 내보내는행위에는 기쁨이 있다네요.

    마일 똥누는것에도 사실은 약간의 쾌감이있고
    출산도 순간 시원했다는 사람도 봤어요
    속에 화난감정이 쌓였을때 욕을하면 좀 해소되는것도 마찬가지구요
    남자들도 ㅅㅈ에 큰 쾌감이 있죠

    밖으로 잘 배출하지못하면 다 문제가된대요
    적당한곳에 적당히 배출하는게 중요할듯요

  • 13. mo
    '21.10.31 12:50 PM (1.236.xxx.145) - 삭제된댓글

    http://naver.me/5cTaZsHs

    위로와 응원 드립니다

  • 14. ...
    '21.10.31 1:23 PM (106.102.xxx.211) - 삭제된댓글

    배변이 약간의 쾌감이라뇨. 엄청난 쾌감이죠. ㅎㅎ 배설욕 맞는거 같아요. 그 욕구가 큰 사람들은 남이 자기 얘기 귀담아듣지 않아도 상관없더라고요. 그저 자기 얘기 쏟아내면 그걸로 상쾌해지는듯. 전 내 얘기를 내 뜻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없다는걸 깨닫고 사람한테 내 얘기를 말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배설욕이 있기는 하니 이런데서 댓글도 달고 있는거겠죠.

  • 15. ....
    '21.10.31 1:56 PM (114.204.xxx.120) - 삭제된댓글

    이렇게까지 말이 적은 사람도 아니었고, 또 소통의 기쁨도 잘 아는 사람이었는데, 우울증인것인지 아니면 나의 초라함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인지 사람도 만나고 싶지 않아요.윗님의 얘기처럼 그냥 얘기하는것으로 뭔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상호 이해하고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그냥 같이 있고 싶은데 기저에.. 깔린 마음은 외로움이고.
    매번 남편이 자기 성질 못참고 나를 깎아내리고 비난하는 것들 중 그게 정말일까, 정말이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감도 있어요. 딱딱 받아치는 사람 보면 부러워요. 저는 순간 너무 기분이 나빠도 어버버 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많고 그렇게 얘기해서 책임지지도 못할 상황이 생기는 것이 두려운 마음도 있네요

  • 16. howto
    '21.10.31 2:01 PM (114.204.xxx.120)

    눈으로 보이는 지표들만 보면 그럭 저럭 살아갈 상황같은데
    속이 문드러졌어요. 참고 참고, 그러다보니 이상한 부분에서 예민해지는 상황을 만들더군요. 제가요.
    두려움이 있어요. 남편이 저를 싸잡아서 저질스러운 말로 저를 깔아뭉개고 비난하는 이유들. 다 헛소리다 헛소리다 스스로를 다독여도 근 이십년을 같은 말을 듣다보니 맞는 말이 아닐까.
    또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을 예로 들며 남편은 너나 나나 샘샘인 그저 그런 저열한 사람이라고 말을 하는데
    그 말이 진짜일까봐.. 두려워요. 물론 마음속으로는 욕하고 죽이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너처럼은 안그럴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은 그렇거든요.

  • 17. 모임
    '21.10.31 4:18 PM (1.250.xxx.155)

    뜬금없지만 그림취미반 독서모임 이런거 고려해보세요. 규모가 넘 크지않으면 더 좋음.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그렇기에 더 쉽게 다들자기 얘기하고 그런거같아요.

  • 18. 따라하세요.
    '21.10.31 4:35 PM (222.97.xxx.219) - 삭제된댓글

    내탓이 아니야.
    다. 니 탓이다.
    나빼고 맘에 드는 놈. 하나도 없다.

    소리내서 말해보세요.
    속이 시원해집니다.

    전 효과 좀 봤어요

  • 19. ..
    '21.10.31 6:26 PM (1.238.xxx.124)

    남편의 폭언을 계속 들으며 부정적인 감정을 안으로 많이 쌓아 두신 것 같아요.
    아마 아이들 생각해서 부부 갈등을 표출하기 보다는 참아 오시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
    저는 나이 든 아주머니들이 본인 이야기만 계속하고 상대의 말을 듣지 않고 있는 걸 본 적이 있어요.
    그 때는 약간 모자란 사람들 아닐까 생각을 했었는데 님 글을 읽고 나니 그 분들이 아마도 어떤 해소를 위해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부정적인 감정을 남에게 표현하는 그 상대방에게 돌려 주는 거에요.
    나도 너가 싫다고 돌려 주는 거죠.
    그것만으로도 많은 치료가 이루어져요.
    그 상대방이 님의 말에 반응을 할 수도 있고 무시할 수도 있지만
    내 감정을 그 원래의 사람에게 돌려 주는 것만으로도 많이 해소가 됩니다.
    내 감정은 이제 그 사람이 알아서 하는 겁니다. 전전긍긍 하지마시고 돌려 주세요.
    나는 너가 싫어라구요.

  • 20. ...
    '21.10.31 7:26 PM (114.204.xxx.120)

    제가 현실 감각을 이곳에서 배우는 것 같아요. 진짜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것이 엄마의 나에 대한 태도였거든요. 그래도 나는 엄마니까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나를 좀 잘 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붙잡고 얘기도 나눴었지만 마치 자신은 인지 능력이 그렇게까지는 아니다라는 식으로 거리를 두는 것 같은 서늘한 느낌이 들었었거든요.
    남편도. 그냥 한 마리 동물 같습니다. 사납고 덩치크고, 자기 기분 나쁘면 모든 것을 뒤엎어버리고 밟고 으르렁 거리는요. 본능만 남아선 제가 그에겐 배설구 같아요. 동물적 욕구의 배설구 , 처리되지 않은 감정의 배설구. 그리고선 제가 듣다가 듣다가 한마디 하면 자기는 말을 많이 하더라도 맥이 없다나 뭐라나. 그런데 넌 한마디만 해도 날카롭다고. 그러면서 자기가 더 피해자인척, 자기가 더 많은 아프기에 더 모든걸 내팽기치네요. 더 사납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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