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5월 17일,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 전야제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이 사건은 당시 단란주점에서
접대부를 끼고 술파티를 벌이던 꼴을 목격한 임수경이 3
86 커뮤니티인 '제3의 힘'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세간에 알려졌고 큰 파문을 일으켰다.
5.18 전야제의 사회자로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에서 잠시 귀국한 임수경은 5월 17일 오후 1시경 망월동 묘역에서 참배를 하였고
이 자리에서 새천년 민주당소속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임수경이 사회를 본 전야제 행사가 끝난 후,
정범구는 임수경에게 행사가 끝나면 한 번 보자고 말을 꺼냈다.
저녁 식사를 마친 임수경은 정범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새천년민주당 의원들이 모여있다는 말에 그 곳으로 향했다.
정범구는 임수경에게 '새천년NHK'라고 장소를 알려주었는데
임수경은 이 말을 듣고 '새천년민주당 사람들이 NHK와 인터뷰를 하나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새천년NHK는 시내에 있는 단란주점이었다.
(…)
그리고 그 곳에서
임수경은 김민석 의원, 박노해 시인, 송영길, 김성호, 장성민, 이종걸, 정범구 박사(이상 당선자), 김태홍 의원, 이상수 의원 등이 접대부를 끼고 신나게 술파티를 벌이고 있는 꼴을 목격하게 된다.
임수경은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룸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우상호가 임수경의 목덜미를 잡고
"야 이-년-아, 니가 여기 왜 들어와, 나가"라면서 폭언을 퍼부었다.
이에 화가 난 임수경은 안주로 나와있던 참외를 던지며 우상호에게 욕으로 맞받아쳤다.
다른 의원들은 우상호에게 사과하라고 말렸으나 우상호는 끝까지 임수경에게 폭언을 가했다.
단란주점을 나오면서 낮에는 검은 넥타이 매고 망월동 참배하러 온 사람들이
밤에는 아가씨끼고 술 먹고 잘들 한다라고 말을 했다는 것으로 임수경의 상황 묘사는 끝이 난다.
그리고 존경하던 선배 운동가인 우상호의 밑바닥을 두 눈으로 지켜본 것에 대한 슬픔을 느꼈다고 글에 덧붙였다.
당시 임수경의 게시글 中
- 문 을 열자
송영길
선배가 아가씨와 어깨를 붙잡고 노래를 부르고 계시더군요.
박노해
시인은 아가씨와 부르스를 추고 있었고
김민석
선배는 양쪽에 아가씨를 앉혀두고 웃고 이야기하느라 제가 들어선 것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마이크를 잡고있던 송영길
선배님은 저를 보고 같이 노래를 부르자는 듯이 손짓을 하셨고 얼핏보기에
정범구
박사를 포함하여
김성호,
장성민,
이종걸,
김태홍,
이상수
의원 등이 있더군요. 저는 아가씨들이 있건 말건 선배들에게 인사나 하고 가려고 다가서는 순간 누군가 제 목덜미를 뒤에서
잡아끌며 욕을 하더군요. 야 이-년-아, 니가 여기 왜 들어와, 나가...
믿고싶진 않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우상호씨였습니다.
술집 아가씨들은 놀라서 모두 저를 쳐다보았고,
저는 매우 당황했습니다.
우상호는 -미안합니다.
저는 이 사람에게 더이상
존칭을 붙여주고 싶지 않습니다.- 다시금 말했습니다.
이-놈의 기-집-애, 니가 뭔데 이 자리에 낄려고 그래? 미-친-년...
저는 일단 방을 나와 저와 함께 온 전야제팀이 앉아있는 방으로 갔습니다.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참외를 하나
집어들었는데 우상호가 들어와 앉더군요. 그는 다시 말했습니다.
아 그 기-집-애, 이-상-한 년-이네. 아니 지가 뭔데 거길 들어와, 웃기는 기-집-애
같으니라고...
한두번도 아니고 저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손에 들고 있던 참외를 테이블에 던지며 저도 욕을 한마디
했지요.
이런 씨-*, 어따대고 이-년 저-년이야.
나두 나이가 30이 넘었고 애기엄만데 어디서 욕을
해...라고요.
(중략)
그 래요. 저는 선배들이 아가씨 나오는 술집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5월의 광주에서는 그래서는
안됩니다. 광주의 라디오방송에서는 시끄러운 음악을 틀지도 않습니다.
그 커다란 가라오케에 그들이 유일한 취객이었다는 것이
말해주듯이 광주 사람들은 5.18이 되면 먹고 노는 일을 자제합니다.
그 런데 다른 일도 아니고
망월동 참배를 위해 광주에 내려왔다는 사람들이,
386을 내세워 국회의원 선거전에 나와 그것을 기반으로 당선되었다는
사람들이, 낮에는 망월동에서 광주의 영령을 추모하던 사람들이 그렇게 광주의 정신을
밟아버렸습니다.
만 약 5.18 유족이 이 사실을 안다면,
386의 순수성과 역사성으로 그들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이, 그들과 거리에서
어깨를 겨누며 민주주의를 외치던 동지들이,
5월 17일 하루종일 아들의 무덤 곁에서
참배객을 맞고 계시던 이한열 열사의 어머님이 이 사실을 아신다면 그들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저 는 감히 주문합니다. 386의 이름을 더이상 들먹이지 말던가,
망월동 참배가 아닌 놀러왔다고 하던가, 한때나마 그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음을 자랑스러워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더이상 믿음도 희망도 걸 곳이 없음에 앞이
캄캄합니다.
다음날 아침 신문에는 386 당선자가 망월동 묘역을 참배했다는 기사가 신문마다에 났더군요.
술에 취했던 그들은 다음날인
5.18 아침에 대통령이 참석한 기념식에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밤새 광주 영령을 진심으로 추모했다는 듯이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겠지요.
임수경의 글이지만
몇몇 민주진영 인사들의 도덕성이나 윤리 의식에 결함이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까발렸던 사건..
사실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고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진보적 운동을 멈추지 않아 이른바 열사, 투사로 여겨지는 인사들
중에서도,
가정 내에서는 상당히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이고
사생활로 넘어가면 지저분한 구석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적나라하게 수면위로 드러난 사건은 몇 안되는 거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