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현
7월 15일 오전 9:57 ·
모 페친님께서 일본 경제나 기업의 전망에 관해 잠깐 쓰셨는데 나는 일본 경제 미래가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미래는 치고 올라 갈 수 있는 모멘텀이 있느냐라는 것으로 일본이 무슨 필리핀이나 베네수엘라처럼 망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 이유를 적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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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의 정치 및 관료제의 퍼블릭 섹터 부분이 21세기의 자본주의라곤 상상을 못할 정도로 폐쇄적임. 지금도 정부 발주의 대형 인프라 사업 등은 수의계약이 주류이며 수의계약이 언제 있었는지조차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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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안에는 덴쓰가 높은 확률로 개입돼 있음. 덴쓰로 사업이 떨어진 다음 덴쓰가 알아서 나누는 구조임. 그외 건설관련은 제네콘 5개 업체가 알아서 돌려먹고, 인프라는 미쓰비시, 히타치, 도시바, 기술관련 쪽은 NEC 정도가 정부사업은 거의 독점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정부는 이들 업체가 그간 해 온 실적과 규모 때문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내 보기엔 그냥 관성적+뒷돈이 아닐까 함. 뒷돈의 구조는 언제 한번 다시 쓰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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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얼마 전에 있었던 히라이 다쿠야 디지털개혁담당상의 NEC 관련 녹취록을 들어보면 디지털청 설립과 관련해 관성적으로 NEC에 일을 준 것을 엄청 욕하면서 그딴 기업에 일을 주지 말라고 지시를 내림. 이건 이것대로 문제지만, 역으로 그간 공개입찰 등이 없이 관행대로 해 왔다는 걸 잘 알 수 있음. (녹취는 댓글에 링크 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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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신규참여자는 결국 아주 조그마한 파이를 놓고 경쟁하는 것임. 큰 기업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조그마한 사이즈. 암만 대단한 기술력과 비전이 있더라도 성공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여기에 있고, 조조타운 같은 건 그런 의미에서 엄청난 것이었는데 설립자 마에자와 유사쿠는 1조 정도 벌고 재빠르게 발 빼서 지금은 이런저런거 하면서 놀고 있음. 물론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도 하긴 하는데 전적으로 취미생활임. 그렇다면 역으로 스타트업 신화를 쓴 사람이 다시는 기업 같은 거 안 하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보면 알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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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물론 이 조그마한 파이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기 하기에 따라선 잘 할 수 있음. 이건 전통적 분야든 테크 기업이건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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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문제는 이런 문제들은 레거시 미디어가 간파하고 비판도 하고 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이런 구조의 정점에 있는 덴쓰 비판하는 유력 언론사는 본 적이 없음. 왜냐 광고주를 덴쓰가 갖고 오거든. 2000년대 초에 일본와서 저널리스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일본에는 유력 언론사들이 보도하지 않는 3금이 있는데, 덴노/야쿠자/덴쓰라는 것이었음. 야쿠자는 이후 폭대법 때문에 아무나 놀리는 수준에 이르렀고 덴노 일가에 대해선 원래 그러했기 때문에(궁내청을 통하지 않으면 보도 자체가 힘듦)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광고대리점인 덴쓰는 꼭 그렇지도 않을 것 같은데 이십년가까이 지난 지금도 덴쓰 보도는 거의 없음. 거기 일하던 여성이 자살했을 때 좀 나오는 것 같더니만 그때만 잠깐 나오고 암튼 지금도 성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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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번 시사인 칼럼에서 파소나 문제를 잠깐 다뤘었는데 파소나의 회장이 다케나카 헤이조임. 퇴임 정치인 관료들의 낙하산 인사 등등 암튼 전후 70년간 얼키고 설킨 정재계의 고인물 이권구조+언론사의 유착구조 때문에 이걸 개혁하지 않는 한 힘들고 그나마 이에 대해 내부고발 등을 했던 정의감 넘치는 관료들(보통 주간문춘에 내부고발을 함. 왜냐? 기성언론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은 지금 찾아보기도 힘듦. 이게 다 아베 7년 8개월 동안 정착된 관료들의 촌탁 문화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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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가장 큰 문제는 이런 거 개혁할 사람이나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내가 일본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물론 자산이 많으니 망하진 않음) 이유는 여기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