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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얼마 전 아버지 심정지 연락 글을 쓴 원글입니다.

열두달봄 조회수 : 6,118
작성일 : 2021-05-07 10:49:25

그 글을 쓰고 이틀 후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울부짖으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달려갔지만 이미.....
연명 치료를 거부했던 터라 아버지 홀로 외로이 가셨어요
코로나 때문에 면회도 한번 못 하고.....
셀 수 없는 많은 줄들이 이어져 있는 아버지를 보는 순간 무너지더군요
그나마 위안이 된 건 아직 저희 목소리가 들리시는지 엄마, 남동생, 저의 이야기를 듣고
눈가에 눈물이 흐르시더군요
그리고 진행된 사망선고.....


집안에서 갑작스런 낙상 사고로 가망이 없던 심한 뇌출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일 밤 아버지께서 계시던 중환자실이 보이던 길가에서 
이제 그만 고통스러우시기를 기도하는게 전부.....


살아가는 것 조차도 고통스러웠을 그 시기에 태어나셔
사랑은 커녕 10살의 어린 나이에 부모에게 버림 받고
평생 몸 쓰는 일로 힘들게 저희를 키우시고 고단한 고생만 하셨어요
크면 꼭 호강시켜드리겠다고 약속 드렸는데
호강은 커녕 끝까지 걱정만 끼쳐 드렸습니다.


외상으로 인한 입원, 사망은 경찰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큰 슬픔을 추스를 틈도 없이 진행된 조사....
다음날 정오쯤 나온 검사지시서로 입관식을 뒤늦게 하고 장례를 치뤘습니다.
그것도 아버지께 죄송했는데
오후에 아이와 같은 학교 같은 학년 아이가 코로나 확진으로 
자가 격리 및 검사 받으라는 날벼락 같은 소식.....
어린 아이를 혼자 집에 둘 수가 없으니 빈소를 못 지키고 아이와 집에 있게 되었습니다
출상도 못 지키게 된 그 상황이 거짓말 같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버지께서 화장장 화구로 들어간 순간
친한 아이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마지막 순간인데 어서 가보라고 아이를 데리고 검사도 가주고 봐주겠다고....
그 위험을 전가 시키는 건 아니라 거절했지만.....
덕분에 아버지를 공기가 맑고 양지 바른 수목장에 모실 수가 있었습니다


장례를 치른 지 며칠이 지났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듯 아닌 듯 한 이 생활들.....
너무 슬퍼하면 아버지 발걸음이 무거워 가시는 길 힘들어진다는 그 말에
겨우 울음을 멈추었지만 순간 순간 밀려오는 슬픔은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슬퍼하는 엄마 모습에 더 슬프다며 
슬픔을 마음대로 표출 못 하고 저를 계속 웃게 만들고 관심 받으려는 아이 모습이
안쓰러워서라도 기운을 내야겠지요
그리고 아버지께 약속한대로 엄마, 남동생도 챙겨야하고.....

얼마 전 글을 남겼을 때 많이 위로해주시고 기도해주셨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받았던 위로, 고마움들 갚으며 잘 살아가겠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을 때 지금보다 덜 죄송하겠죠......



IP : 61.76.xxx.168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21.5.7 10:53 AM (1.225.xxx.75)

    아버님 명복을 빌며
    심심한 위로를 보내드립니다

    또다시 일상에서
    세월은 그렇게 살아지겠지요

    힘 내세요

  • 2. 행복한새댁
    '21.5.7 10:53 AM (211.246.xxx.1)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원글님 전에 쓰신 글 봤습니다.. 기도할게요..!

  • 3. ..
    '21.5.7 10:54 AM (113.161.xxx.217)

    많이 힘드시죠? 저도 작년 아버지를 잃었어요. 누구나 다 살면서 겪는 일이지만 안겪어도면 또 그 슬픔의 깊이를 모르더라구요.
    전 종교는 없지만 친구가 보내준 법륜스님 말씀 보면서 마음을 잡았습니다.
    앞으로 계속 울컥하고 힘드실거에요. 잘 이겨내시기 바랄께요. 저도 아직도 많이 힘드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4. 눈물
    '21.5.7 10:55 AM (124.49.xxx.36)

    어버이날이 다가와서인지,,담담히 쓰신 글에서 아픔이 느껴지네요. 좋은데 가셨으리리 믿고 살아야지요. 정말 우리 부모님들은 즐거움이 있으셨을까. 힘든시기에 태어나서 고생만 많이 하시다 가시는거 같아요. 마음 잘 추스리시길 아버지께서도 바라실꺼예요.

  • 5. ...
    '21.5.7 10:55 AM (223.62.xxx.13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슬픔은 산자들의 몫.
    아버님은 마음속에 함께 하십니다.

  • 6. ...
    '21.5.7 10:56 AM (128.134.xxx.7)

    아버님께서 좋은 곳으로 가셨을겁니다. 명복을 빕니다.
    힘내시길 빌게요.
    격리된 아이 봐주시겠다고 하신 아이 친구 엄마도 참 고맙네요.

  • 7. 베스트김
    '21.5.7 10:57 AM (223.33.xxx.11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원글님에게도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보내는 마음을 뭐라 위로할수 있을지..

    살아는 지지만 참 힘드네요..

    힘내세요 원글님..

  • 8. ......
    '21.5.7 11:00 AM (223.39.xxx.213)

    저도 임종을 못지킨 딸이에요.부모님께는 왜 살아생전에 더 잘하게 되지 않는지...이 불효녀도 어버이날을 앞두고 가슴이 아립니다.

  • 9. ㅇㅇ
    '21.5.7 11:01 AM (125.135.xxx.126)

    아버님 편안한 곳에 가셔서
    가족들 내려다 보며 기다리고 계실거에요
    부모님과 지낸 시간은 어찌 이리 생각보다 짧고
    이별을 맞이하는 순간은 다가오는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원글님도 마음이 점 차 편해 지시길 바랍니다..

  • 10. ...
    '21.5.7 11:02 AM (220.74.xxx.109)

    쭉 써내려간 글에서 슬픔이 많이 묻어나네요 ㅜ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1. ***
    '21.5.7 11:05 AM (121.159.xxx.83)

    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곳에서는 평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12. 저도
    '21.5.7 11:08 AM (175.223.xxx.187)

    얼마전 아버지 돌아가셨는데 ..
    아직도 잔영이 남아 그리운데 사진으로밖에 볼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그치만 일상은 열심히 살아 갈려구요 세상 이치가 다 그런것

  • 13. ...
    '21.5.7 11:12 AM (110.70.xxx.93) - 삭제된댓글

    돌아가신 어르신의 명복을 빕니다.
    그때 쓰신 글 읽었어요. 저도 아버지 돌아가시는 거 겪은 딸이라 지나칠 수 없어서 댓글 남겼습니다.
    전 아이들 학교 가고 집에 혼자 있을 때 아버지 생각하며 울었어요.
    아이들에게 엄마가 슬퍼하는 모습은 상처가 될 거 같아서..
    눈물 날 때 억지로 참지 말고 많이 슬퍼하세요.
    애도기간에 충분히 애도를 해야지
    제때 못 슬퍼하고 누르면 나중엔 눈물도 안 나오고 가슴 답답한 병이 되는 거 같아요.
    아이 돌봐주신 이웃엄마 참 고마운 분이네요.
    건강 잘 돌보시길요...

  • 14. ...
    '21.5.7 11:19 AM (14.63.xxx.30)

    돌아가신 어르신의 명복을 빕니다.
    그때 쓰신 글 읽었어요. 저도 아버지 돌아가시는 거 겪은 딸이라 지나칠 수 없어서 댓글 남겼습니다.
    전 아이들 학교 가고 집에 혼자 있을 때 아버지 생각하며 울었어요.
    아이들에게 엄마가 슬퍼하는 모습은 상처가 될 거 같아서..
    눈물 날 때 억지로 참지 말고 슬퍼하세요.
    애도기간에 충분히 애도를 해야지
    제때 못 슬퍼하고 누르면 나중엔 눈물도 안 나오고 가슴 답답한 병이 되는 거 같아요.
    아이 돌봐주신 이웃엄마 참 고마운 분이네요.
    남은 가족들과 마음 잘 추스리시길 바랄게요.

  • 15. ..
    '21.5.7 11:26 AM (211.36.xxx.187)

    전 할머니와살았어요
    엄마는 젖먹이때 떠나고
    아빠는 배다른 동생 여기저기 주렁주렁 낳고
    본인삶을 즐기셨어요 ..
    얼굴도 잘 모르는 엄마보다 아빠를 늘 그리워하며 살았어요

    결혼후 둘째 출산앞두고 장례식장에 가는거 아니라고
    해서 아빠 장례식에 못갔어요 그순간엔 아빠보다 내새끼에대한 보호본능이 앞섰나봐요
    사는 내내 죄송하고 자책이 되네요 ㅠ

  • 16. 아버님의
    '21.5.7 12:08 PM (125.184.xxx.67) - 삭제된댓글

    명복을 기도 드리며, 고통 없는 곳에서 편안히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아빠를 사랑하는 딸이 있었기에 아버님 행복하셨을 거예요.
    원글님이 죽음 이후의 삶을 믿으시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사랑하는 이를
    반드시 다시 만나리라 믿는답니다.
    원글님도 그런 소망 마음 속에 지니시고 잘 추스리시길 바라겠습니다.

  • 17. 아버님의
    '21.5.7 12:12 PM (125.184.xxx.67)

    명복을 기도 드리며, 고통 없는 곳에서 가셨으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아빠를 사랑하는 딸이 있었기에 아버님 행복하셨을 거예요.
    원글님이 죽음 이후의 삶을 믿으시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죽어서 사랑했던 존재와
    반드시 재회하리라 믿고 있습니다.
    원글님도 그런 소망 마음 속에 지니시고 잘 추스리시길 바라겠습니다.
    가족분들과 슬픔 잘 나누시고, 잘 극복하세요.

  • 18. metal
    '21.5.7 12:21 PM (223.38.xxx.5)

    삼가고인은 명복을 빕니다 ㅠㅠ

  • 19. 시아버지
    '21.5.7 12:44 PM (121.134.xxx.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 지난 3월에 시아버지상을 치뤘습니다.
    친정아버지가 아닌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이렇게 오래도록 슬프고 힘들줄 몰랐습니다.
    늘 무뚝뚝하시고 말이 없으신분이라 따듯한 대화 몇번 못해봤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자식들 사랑하시는분이란거 늘~ 느꼈기에 결혼 생활 20년의 세월동안 쌓인정이 컸나봅니다.
    원글님 아버님도 많은 사랑 베푸시고 떠나신분인게 글에서 느껴지네요.
    시아버지 장례식때 문상오신 아버님 친구분이 이렇게 말씀해주시더라구요.
    너무 슬퍼하지 말라시면서 자식들이 반듯하게 잘 커줘서 고맙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세상 살아가라고요.
    그게 먼저가신 아버님의 뜻이랍니다
    전 그분의 말씀이 많은 위로가 됐고, 한번씩 눈물은 흘리지만 오늘 하루도 아버님 생각하며 소중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 20. 코로나 시기
    '21.5.7 1:18 PM (222.154.xxx.242) - 삭제된댓글

    얼굴도 보지 못하고 혼자 돌아가시게 되는 거 너무 슬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1. ..
    '21.5.7 1:54 PM (121.169.xxx.21)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원글님 마음도 추스려지시길요.
    언젠가는 모두와 이별을 해야하는 것이죠..
    글 남겨주셔서 고마워요.

    힘내셔요.

  • 22. ...
    '21.5.7 2:23 PM (211.195.xxx.199)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3. 까망이준
    '21.5.7 7:21 PM (116.123.xxx.179)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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