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짐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개천절 집회' 연기를 촉구하면서, 해당 집회를 주도하는 강경보수 세력을 "3.1 운동에 나선 선조들"에 비유해 논란이 예상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그간 '중도화'를 기치로 한 당내 혁신 작업을 주도하면서 극우·강경보수 세력과는 거리를 둬 왔다.
김 비대위원장은 10일 비대위 회의에서 "오는 개천절에 또다시 대규모 거리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 한다"며 "1919년 스페인 독감으로 13만의 우리 동포가 사망하고 온 나라가 패닉에 빠진 와중에도 애국심 하나로 죽음을 각오하고 3.1 만세운동에 나섰던 선조님들이 생각돼 가슴이 뭉클하고, 정치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죄송스러움조차 느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집회 연기를 호소하며 "온 국민의 뇌리에 각인된 정권의 반칙과 국정 파탄의 기억은 지워도 지워도 지워질 리 없다. 정권의 과오는 그리 쉽게 도망칠 수가 없다"고 강조하고 "여러분의 절제 있는 분노가 더 많은 후원과 지지를 받을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오는 추석 명절과 개천절에는 정부 방역 준칙을 꼭 준수해 달라"고 부연했다.
앞서 "그런 사람들(집회 참석자들)을 상대할 필요가 없다. 무시해 버리면 된다"(8월 26일), "집회가 야당하고 무슨 관련이 있느냐"(8월 18일)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던 것과는 미묘한 온도차가 있는 답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