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모님의 살뜰한 보살핌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도 악착같이 공부했고, 어린시절 만난 남친과 긴 연애끝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구요.
정말 성격 더러운 오빠의 욕과 폭력을 참으면서 제 주위에 늘 뾰족함을 두르고 살았어요.
시집와서 내 친정가족들을 안보고 사니깐 살겠다~라는 그런 마음이 컸어요.
부모님은 본인들 삶이 더 소중하신 분들이라서 제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사셨고,
벌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요양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계세요.
친정오빠도 미혼으로 50을 바라보고 있구요.
제 경우만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희한하게 저한테 무례했던 사람치고 잘 되는 사람들이 없더라구요.
무절제하게 삶을 살아오신 친정아버지를 봐왔기때문에,
저는 꽤 금욕적으로 사는 편입니다.
술은 입에도 대지 않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히 하구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조금이라도 더 교육의 기회를 주려고 하고,
공부 습관 들이는 것에 올인합니다.
근데, 아이들은 그걸 숨막히게 느낍니다.
핸드폰, 컴퓨터를 정말 맘껏 쓰고 싶어하고,
친구들과 더 놀려고 갖은 거짓말을 합니다.
제가 운동나가는 시간에 공부하는 척하면서 컴퓨터 하구요.
이제 입시가 코앞이라서 발등에 불이 떨어 졌는데,
저만 몸이 닳지, 아이들은 너무나 해 맑습니다.
이제까지 힘겹게 준비하고, 참아오고 다했는데,
꿀빨 시기가 코 앞에 있는데,
왜 저걸 못 참나 너무 갑갑해요.
아이들은 윽박지르는 제 모습이 싫다고 하고,
저는 아이들의 나태한 모습이 싫습니다.
모든 초점을 아이들에게 맞춰 살았는데,
지금와서 나에게 집중하며 살기에는
엄마로써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듭니다.
포근한 엄마가 되고 싶어 전업으로 살아왔는데,
저는 송곳같은 엄마가 되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