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삭이다가 도저히 안되서 좋은 방법을 구하고자 글을 올려봅니다.
어린 아이가 되어 병석에 누워서만 지내시던 엄마가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14년동안 간병은 주로 아빠가 하셨구요..
그런데 제 마음이 점점 지옥이 되어 가고 있어요..
엄마 돌아가신 직후 전 암 수술 받고 치료 끝난지 3개월도 안되서 아버지 탈장 및 무릎 수술로 퇴원 이후 두달동안 제가 모셨어요.. 체력적으로 힘들었죠.. 그런데 언니는 캐나다 이민 간 상태라 주변 분들이 다 저한테만 아버지 잘 모시라구 하더라구요.. 엄마가 저렇게 된 것도. 아버지가 고생한 것도. 학교 졸업직후라 여유가 없어서 내 인생 어떻게 해 볼 기회도 없이 당장 돈 버는데 급급해서 파견직 전전하고 있는것도 다 언니 덕분인데 말이죠...
암이라고 이야길 안한게 잘못이었을까요... 한국에 있는건 너뿐이니까 니가 잘 해야지... 나보고 어쩌라구요..
아버지 안됐죠.. 50대 중반부터 70넘는 나이까지 간병했으니 아버지 인생도 없어진거죠.. 외부와 차단되다시피 해서 그런지 아버지도 뭔가 사회부적응자같은 모습이긴 해요... 그래서 전 더 신경 쓰여서 잘 할려구 했어요..
그런데 이제 기댈 곳이 없어진 아버지가 저한테 기대요... 경제적으로는 연금이 있으니 괜찮은데 정서적으로요..
문제는 제가 어릴떄부터 부모님한테 정을 떼서 안받고 안한다 주의고 20대초반부터 집에서 독립했어요.. 언니한테 치여서...
그런데 이제 제가 그걸 전담하게 됐어요... 그것 만으로도 미칠거 같은데 아버지는 서울 오실때마다 혼자 지하철 못타겠다면서 매번 제가 모시고 다니길 원해요.. 못한다고 했어요.. 같이 여행가쟤요... 어차피 제가 다 알아봐야하는데 절 위해서람서요...
혼자 제주도까지 비행기 탈수 있냐고 물으니까 못하신대요.. 하나부터 열까지 무슨 일이든지 간에 다 못한대요..
병원도 마지막 진료떄 검사하는거 예약 다 해놓고 안하면 안되냐고 또 물어요.. 제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의사도 아닌데
언니한테만 목 맨 엄마 원망하지도 않고 자식에게 무신경했던 아버지를 원망하는 맘도 없어요..
그냥 지금까지 니가 알아서 해라... 라는 식으로 40년을 보내놓고 이제와서 다 내가 해야되는게 짜증나요..
그냥 모든게 화나요... 지난 10년동안 연락도 잘 안하고 아버지 싫다고 한 언니도 이젠 신경 안 써요..
그런데 왜 자꾸 화가 나는걸까요...
별짓을 다 해봐도 맘이 가라앉지 않아요... 화를 낼 대상도 이제 없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