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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위선적인 면을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해별 조회수 : 2,231
작성일 : 2019-03-29 23:41:37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라고 배우고 가르쳐왔어요.
그런데 살아가며 마주치는 상황들에는 이기심과 감정을 따릅니다.
적극적으로 돕기보다 적당히 눈을 감고 자신을 정당화해요.
오늘도 누군가의 실수를 미리 알고 크게 도울 수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내게 끼친 약간의 불편함 때문에 그냥 두었더니
결과적으로 두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었어요.
그리고나서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를 찬찬히 생각해봤더니
그 사람들의 난처함보다는
내가 혹시나 들을 지 모르는 원망이나
'내 부모였다면 유감이겠군' 따위의 이기적인 것들이었네요.
어지신 어머니도 저에게 천성이 너그럽지 못하다 늘 말씀하시고
제게 잔인하고 못된 성격이 있는 것을 스스로 알기에
공부와 수양으로 극복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습니다.
같은 상황이 다시 오면 더 나은 선택을 하리라 생각하지만
그런 기회가 좀처럼 오지는 않고
새로운 모순들만 자꾸 눈에 띄고 자책하게 돼요.
좋은 사람이 되는 것까지 바라지는 않지만 거칠고 못된 성품은 다듬어지지 않는걸까요?
아는 것과 타고난 것의 간극을 어떻게 스스로 이해해야할까요?
인생 선배님들의 지혜를 구합니다.
IP : 121.147.xxx.95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선배는 아니지만
    '19.3.30 12:21 AM (122.177.xxx.237)

    나이들어감에 따라
    내 실제모습과 다르게 비춰지길 바라는 행동을 합니다.
    실제 모습이 싫은 건 아니지만
    무리에서 튀어봐야 좋을 게 없다는 이유로
    무난한 척, 이해하는 척, 모르는 척을 해요.
    그런 모습이 점점 늘어나면서
    스스로 반문합니다.
    과연 실제의 내 모습이 진짜 내가 아는 나가 맞는지.
    일상에서 항상 정의롭고 바를 수는 없지만
    자괴감이 스치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 2. 절현
    '19.3.30 12:38 AM (121.147.xxx.95)

    님 말씀처럼 저도 실제와 다르게 보이고 싶은 것도 있고요.
    저의 실체? 혹은 그 '실제'가 변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사회화도 거친 본성을 다듬는 거잖아요.
    저는 어렸을때 동물들을 괴롭히기도 했었거든요.
    지금은 당연히 그런 행동을 하지 않지만
    교육과 사회화를 거치고도 근본 심성에는
    근본적으로는 크게 진전이 없는 것 같아서 허무하달까요.
    사이코패스정도는 아니지만 스스로의 악한 면을 감추려
    고양이밥도 주고 봉사도 하지만
    그런 활동 이외의 저는 여전히 잔인하고 못된 근간을 갖고 있거든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인지,
    이렇게 고민하는 저와 제 근본은 그냥 별개의 것인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생각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 3. 보리수
    '19.3.30 12:48 AM (58.238.xxx.39) - 삭제된댓글

    사회적인 위신과 체면같은 것들이
    이성을 지배하기에 평소에는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더라도
    예기치않은 상황이 닥쳤을 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그 인간의 본성이란 것이 나타날수밖에 없더군요.

    20년, 30년 .. 오래 만나서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음에도
    여행을 가서 같이 지내다보면 극도의 이기심이나
    상식밖의 모습을 보게 된다든지 하여간
    포장한다고 속 마음이 언제나 감춰지는게 아니기에
    좋은 사람, 바른 사람이 되고자 내면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는게 중요하지요.

    설교를 듣던 혹은 법문을 들어도 좋고
    현인들이 쓴 책을 읽어도 좋고
    좋은게 좋은 것이 아니라
    바른게 좋은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나에게 이득이 되는 선택만을 쫓아가지 말고
    내 마음에 부끄럼없는 정직하고 양심 바른 삶을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고자 노력하는 자세.

  • 4. ㅇㅇ
    '19.3.30 12:51 AM (223.38.xxx.4)

    사람은 모두다 위선적이다라고 끊임없이 생각하구요.
    최선을 다해 그 간극을 줄이도록 노력합니다.
    그래도 발견되는 내 위선에 오래 생각하며 실망하지 말고
    툴툴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살아갈 날들은 많으니,
    오늘 안됐으면 내일 다시 시작하자.

  • 5. 근본
    '19.3.30 12:54 AM (122.177.xxx.237)

    근본이 바뀌지는 않더라도
    본인의 근본을 누르고 다른 성향을 꽃피울 수는 있지 않겠나요?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이 달라서 괴롭다고 하시는데,
    인간은 모두 자기안에서는 마음의 죄를 지어요.
    그걸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나쁜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려 노력하고 안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저는 가끔 사람의 속마음이 안보여서 다행이다 해요.
    저 포함 모든 사람들의 속마음이 보인다면
    그게 바로 지옥이겠구나 싶거든요.

  • 6. 보리수
    '19.3.30 1:01 AM (58.238.xxx.39) - 삭제된댓글

    출산 후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고 훈육하는 좋은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공부가 결국은 아이들의 성장을 통해
    나 역시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부모로서 아내로서
    함께 성장해나갈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평생교육원에서 하는 부모역할 교육과
    정토회 불교대에서 공부했던 법륜스님의 법문,
    법륜스님의 책들이
    흔들리는 마음의 중심이 되어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 7. 노력또노력
    '19.3.30 1:11 AM (220.116.xxx.216)

    사람은 모두다 위선적이다라고 끊임없이 생각하구요.
    최선을 다해 그 간극을 줄이도록 노력합니다.
    그래도 발견되는 내 위선에 오래 생각하며 실망하지 말고
    툴툴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살아갈 날들은 많으니,
    오늘 안됐으면 내일 다시 시작하자. 2222222

  • 8. 절현
    '19.3.30 1:26 AM (121.147.xxx.95)

    답글들 고맙습니다.
    오늘 어떤 글에서 자신 그대로 편안해야
    관계 속에서도 편안할 수 있다는 댓글을 보았는데
    저는 그럴 수 없겠다 느꼈어요.
    하지만 천성이 부드럽지 못하니 평범하게 살지 못했던 것이고
    그러니 인위적으로나마
    더 애를 쓰는 것에 익숙해지고 거기서 위안을 받자 생각했어요.
    님들 말씀처럼 최선을 다해 간극을 줄이는 것이
    저를 조금은 용서하고 덜 미워하는 길인 것 같아요.
    오늘의 일에서 배우고 그리고 나서
    저에 대한 실망은 떨쳐내고 내일도 노력하려고요.
    또 절망하게 되어도 거기서 또 뭔가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모두 안녕히 주무시고 밝은 날들 맞이하시길 바래요.

  • 9. 죄송하지만
    '19.3.30 7:43 AM (223.38.xxx.120)

    원글님 보다 어머님이 문제로 보여요
    날 때부터 완벽하게 선하고 착하기만 한 사람이 어디있나요?
    어지시다는 어머님은 완벽하게 선하신 분인지?
    남의 어머니 욕하는 것 아닙니다
    원글님한테 너그럽지 못하다고 늘 말씀하신 다는데 원글님글을 보면 천성도 선하신 편인 것 같고 자기 반성도 할줄 아시는 꽤 괜찮은 분인 것 같은데요?
    왜 스스로 본인한테 잔인하고 못됐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네요?
    원래 그런 사람이면 이런글 쓰지도 않죠
    자세히는 모르지만 저도 회사에서 싸가지 없는 것들이 곤란당하면 그래 좀 당해봐라하고 속으로 고소해합니다
    그 정도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원글님이 뭐가 어떻길래 늘 너그럽지 못하다고 말씀을 하시는지 도통 모르겠네요
    땅콩집안 자매들처럼 이리저리 성질내고 다니는 싸움닭 아닌 담에야 그런소리 들을 일 있나요?
    어머님이 완벽한 인간상을 그려놓고 그걸 원글님한테 계속 강요하면서 원글님을 옳아매는 걸로 보여요
    원글님은 거기에 세뇌당하셔서 늘 괴로워 하는걸로 보이구요
    저희 엄마도 제가 본인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너 착한거 아니다 라는 말로 비판하셨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이 없어요
    제가 생각해도 온순하고 말잘 듣는 딸 이었는데 조금이라도 자기 기준에서 벗어나고 말 안들으려고 하면 저렇게 비난하셨어요
    제가 보기에는 당신도 위선적인 사람이었지만 당신을 매우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구요
    어머니한테 좀 벗어나세요
    원글님이 완벽하게 선한사람 아니듯 어머님도 마찬가지에요

  • 10. 나옹
    '19.3.30 8:34 AM (123.215.xxx.114)

    완벽하게 선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선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저는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놔두면 그냥 악으로 돌아가 버리겠지만 계속 선하고자 하려면 노력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나이들수록 더 그렇네요. 위선은 악보다 나쁘다는 얘기들 먾이 하는데 악이 편한데 선을 집어치우고 싶은 사람들의 변명이라고 생각해요. 선하고자 하는 노력하는 사람은 위선자가 아닙니다. 100% 선이 아니라고 해서 위선 아니고요. 99% 순금이 아니라고 금이 아닌 것은 아니잖아요.

    애초에 선이 아닌 것을 선으로 포장한게 위선이죠. 이기적인 것 또한 나를 보호하는 행위로서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나를 다 버리는 선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겠어요.

  • 11. ...
    '19.3.30 9:38 AM (110.70.xxx.203)

    정말 잔인하고 못된 데가 있는 사람은 이런 고민 안하는데 원글님 신기하시네요. 동물을 괴롭히기도 했다니 어느 정도셨는지는 모르겠어요. 과도한 죄책감을 가지신 건 아니실까요?

  • 12.
    '19.3.30 12:06 PM (211.176.xxx.112)

    저도 낼모레 50가까이 살면서 느끼지만 사람이 본성은 선보다 악에 가깝다는 생각많이해요
    본성을 끊임없이 다듬어가면서 인격수양 해나갈 필요는 평생 계속되지 않을까 싶고요.
    그나마 인간관계에서 그러한고민을 안고 갈 수 있는 부류라는게 다행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저 본능적으로 추한줄 조차 모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 너무 많이 봐왔어요.

  • 13. 절현
    '19.3.30 12:07 PM (121.147.xxx.95)

    제가 언급한 어머니의 표현은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마주했고
    그걸 받아들이고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대한으로 애를 쓴 이해의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처음으로 길고양이 새끼 두마리를 죽였을때
    사람들이 어미 고양이의 위협으로 겁에 질려있었다든지
    여타의 상황으로 저를 변호했었지만 전부 사실이 아니었고
    오히려 시체가 있던 창고로 들어온 어미고양이를 가둔 게 저였어요.
    어머니는 그런 저를 지켜보며 조용히 울고 기도하며 사셨고요.
    부모님은 오히려 제가 평범의 테두리에 있다고 설득하려고도 하셨지만
    저를 다 알지 못하는 걸 저도 그분들도 알고 있었어요.
    부모님의 영향이 있던 건 그마저도 미성년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어떻게 이런 부모에게서 내가 태어났을까 하는 것도
    제 질문들의 근간에 있어요.
    자라면서 제가 가진 분노나 충동의 이유를 전혀 찾을 수 없었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저를 기르셨거든요.
    그 덕분에 그나마 자신을 객관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해요.
    만약 학대를 받았다면 저는 저를 정당화하려고 했을거예요.

  • 14. ㅇㅇ
    '19.3.30 3:01 PM (223.38.xxx.178)

    저는 10명의 사람이 있다면 1~2명은 선한 성품으로, 1~2명은 악한 성품으로, 나머지는 보통의 성품으로 태어난다고 믿어요.
    어렸을 때 아기 고양이를 죽인 것으로 봐서 님은 선천적으로악한 성격으로 태어난것 같아요. 굳이 싸이코패스가 아니더라도요.. 보통의 어린 아이들은 동물, 그것도 새끼 고양이를 죽이지 못합니다...

    님은 그런 성품으로 태어났지만 후천적으로 부모의 영향 등으로 자기 객관화가 되었고 끊임없이 본인을 성찰한 듯 합니다. 이젠 보통의 사람이 되었으니 더 이상 자책하지 마세요..

    선한 사람은 타고나는 듯 합니다..

  • 15. ㅇㅇ
    '19.3.30 7:35 PM (219.250.xxx.191)

    자책을 한다는 데에 포인트가 있을 듯합니다.
    고양이..는 탐색이 필요할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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