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당시 각자의 조건입니다
저 - 지방중소도시 조그만 아파트 20평대
고딩 아들 (돌싱)
병든 몸
별로 도움은 안되고 참견심한 너무나 잘난 친정구성원들
그 사람 - 좀 더 도시지역의 30평대 아파트
50이 넘도록 노총각
(소문에 여자보는 눈이 까다롭고 취향이 독특해서 장가못갔다고 함)
부모님 다 돌아가셨음
자식이 없는 시이모님 생활비 드리고 있었음
흔히들 이런조건이면 남자가 밑진다 여자가 봉잡았네 이렇게 이야기하고
여자가 여우네 남자를 잘 꼬셨다 이런류의 이야기를해서 많이 속상해했었는데
속내를 들어가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답니다.
지방에 같은직종 (나름안정된 직업)
같은 취미생활하느라 몇년 얼굴만 아는정도로 지냈는네
저는 사실처음부터 이사람이 눈에 들어왔으나 감히 제 처지가 처지인지라 전혀 안그런척
저 사람도 어느순간인지 모르겠으나 나중에 결혼을하면 저랑 결혼하게되겠다는 생각이 들기시작했대요
아들이 고2겨울부터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했는데
한 반년정도 지난후 저 사람이 결혼하자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데
저는 저사람을 혼자 짝사랑하고 만남이 좋았지만 결혼은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제 상황에서 저사람이 부담이되기도 했구요
제가 결혼을 꺼린이유는
두번째 결혼해서 실패하지 않을까
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면 안되는데 .. 아픈 나로 인해 저사람이 힘들게 될까봐
다 큰 아들이지만 아들한테도 바람직한 일일까 기타등등
저사람한테 시간을 좀 달라고 하고 생각을 해봤어요
아주 허무맹랑한 상상 (실제는 술,담배 전혀 안함)
- 저 사람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다치게 하고 그래서 직업도 잃고
감옥에 가게 되었다면 그 상황에서의 이 사람을 버릴수 있을까
아니면 저 사람아파트 정리해서 사고수습하고
좁지만 내집에서 같이살면서 해야된다면 옥바라지 하고 그렇게 기다렸다가라도
저 사람을 받아들일수 있을까 하구요
별로 망설임없이 저 사람과 헤어질수가 없겠다라는 결론이 내려졌고
그래서 아이 대학입시 결정나고 그해 12월 24일에 결혼을 하게되었습니다
결혼도 경건한 마음으로 혼인신고만 했습니다.
( 남편이 두번이나 예식을 하고 웨딩드레스 입는것이 저한테 좋지만은 않을거라 생각했대요
그리고 부모님 살아생전에 결혼도 못한 불효자라 돌아가시고는 무슨 소용있냐고
처음 마음만큼 진실하게 열심히 잘 살면된다구요)
지금 한 6년 넘어서 7년째 같이 살고 있는데
세월이 너무 빠르다고 느껴집니다.
이 모든 과정들이 불과 몇달 전 상황같고 한달도 안살아본것같거든요 .
남편말이 아마도 둘다 서로한테 최선을 다하고 행복해서 그럴거라고 ..
그래서 남편한테 이야기했습니다.
" 내 인생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이 있으면 바로 당신이에요 " 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