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이라 피곤해 죽겠는데
먹고 싶은 것은 생각나고
그렇다고 이런 걸 밖에 나가서 사먹기는 애매하고 (ex:간장비빔국수, )
그래서 냉장고 뒤져서 간장비빔국수 하고 나니
반찬이 신김치 밖에 없어 두리번거리다보니
골뱅이 작은 캔이 눈에 뛰어 골뱅이 무침하고
(모자라면 골뱅이비빔국수하려고)
그렇게 주말 한끼는 해결하고
냉장고에 골골 썩기 일보직전의 사과들이 잔뜩 있는 것을 보고
사과쥬스를 만들고 나머지로 사과쨈을 만들고
뻗었는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이런 이런 걸 해서 피곤해 죽겠다고 하니
"넌 뭐 하고 싶은 생각이 드니? 난 손도 까딱하기 싫어. 요즘 반찬 사먹어."
시부모 수발까지 하던 친구인데
친구집에 놀러가서 김치전 이라고 하면 결혼도 하기전에 김치전이 척 나오던 친구인데
반찬 사먹는다는 소리에 깜짝 놀라다 우리는 합의에 도달했다.
지랄총량이 법칙이 있듯 요리총량의 법칙도 있는 모양이라고
난 무던한 입맛을 가진 남편과 아이들 덕분에 내가 만들던 사먹던
요리를 대충대충 하고 이 나이까지 와 아직도 요리는 하는거에 그나마 근근이 하게 되고
내 친구는 요리를 잘해 결혼하기전부터 식사를 도맡아하고
까탈스러운 시부모 입맛에 다 맞춰 살다보니
친구는 인생에 해야 하는 요리총량을 다 쓴거 같고
난 아직도 요리총량은 한참 못 미치는 거라고
ㅎㅎㅎ
그러고 보면 인생에 총량의 법칙이 다 어느정도 작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