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고 맑은 82년 가을날 오후입니다.
시험기간인지 정문을 오가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투피스 차림의 양장으로 멋을 내고 가슴에 책을 안고 있습니다.
교수님을 태운 노란색 포니 택시가 이리저리 가로질러 학교로 들어갑니다.
한 여학생은 수업에 늦었는지 빠른걸음으로 강의실로 뛰어 갑니다.
'이삭', '비츄리', '레이' 등 이름도 세련된 양장점이 길 양쪽에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월계수'LP레코드점에서 틀었는지 Kansas의 'Play the game tonight'이 쩡쩡 울립니다.
엄마와 이모 손에 끌려 쇼핑에 따라나온 아이는 그만 집에 가자고 투정을 부립니다.
정문 입구 등 곳곳에 있는 전화부스는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떡뽁이 같은 군것질을 위해 '낙원분식'이 있는 골목길을 찾는 학생들도 보입니다.
신촌역 철길로 향하는 기차의 기적소리가 크게 들려 옵니다.
'이화서림' 앞에서는 청바지를 입은 캐주얼 차림의 저학생들이 눈에 띕니다.
'그린하우스 제과점' 건물 옆에서 동네 청년 몇 명이 자리잡고 앉아 있습니다.
'미뇽'에서 식후커피를 마신 외국인 교수님은 오후 강의를 위해 다시 학교로 들어 갑니다.
'애바다방'에서 점퍼차림의 남학생들이 나와 요란스럽게 어디론가 향합니다.
정문앞 '제비분식' 앞을 지나던 초등학생이 촬영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 이대앞 대표 미팅 장소 '그린하우스 제과점'
- 60년대 부터 정문을 지켜왔던 '이화서림'
- 졸업사진 독점했던 '이화사장'
- 이대생 건강을 책임지던 '광생약국'
- 3대를 이어온 전통명과 '호원당떡집'
- 비빔국수, 비빔밥이 맛나던 정문 입구 작은 분식집 '제비분식'
- 스타킹 등 잡화점을 팔던 '부부상회'
- 대학로 전신인 '민예소극장'
- 기찻길옆 '빠리다방', '미뇽(mignon)다방', '애바다방' 등 여러 고전음악 다방들
- 거리 끝에서 끝까지 빼곡히 들어선 수많은 양장점들 : '이삭', '비츄리', '레이', '수희', '토파즈'...
- 수준급의 미용실들 : '나나김 미용실', '김연우 미용실', '마샬미용실', '은하미용실', '7미용실'
[영상에 안잡히는 그 거리의 가게 리스트]
티티카카경양식, 미주레스토랑, 참분식, 선다래 분식, 가미분식, 딸기골분식, 오리지널분식, 줄란분식
심포니, 시나위, 올리브다방, 여왕봉다방, 까치다방, 학다실, 미스티, 섬, 볼앤체인, 하이델베르크, 꾸르베
이화화방, 할머니집, 배꽃사진실, 당구장, 월계수레코드, 월성제과, 신라탕
영상을 보시려면 유투브에서 '81년 이화여대'로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