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가 추석때 저희 집에 오셔서 하루 주무시고 가셨어요.
tv 새벽 내내 틀어놔야 되는 습관이 있으셔서 거실에서 tv 켜놓고 자다깨다 하는 엄마가 신경쓰여
저도 새벽 다섯시에 잠이 들었는데요.
엄마가 혈당이 높아 아침을 먹던 시간에 안 드시면 손이 벌벌 떨린다는 얘기를 들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차려드렸어요.
저희 집은 진짜 먹을게 없거든요..반찬도 없고 차려드릴거도 없는데
엄마가 국도 필요없다, 냉동갈치 있는거 보시곤 갈치만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아침부터 열심히 갈치를 구웠어요.
나름 바삭하게 굽는다고 구웠는데도 후라이팬에 다 달라붙고 영 바삭하게 안 구워지는거예요.
갈치 보자마자 뒤적뒤적 거리며
갈치를 바삭하게 구워야지
이렇게 구우면 남들이 욕한다
시어머니한테 이렇게 구워드렸음 손도 안 대셨을거다
갈치가 살아서 헤엄치겠다
먹는 내내 뭐라고 하시더라구요.
엄마 손 떨까봐 마음이 급해서 열심히 한다고 한건데 이렇게 됐다 하니
갈치를 바삭하게 구워야지 진짜 먹을게 없어서 먹는다며
한토막도 빠짐없이 다 드시긴 했어요.
집에 오시면 편한 마음이 드는게 아니라 너무 불편해요.
잘 오시지도 않지만요, 오시면 살림 간섭..잔소리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드려야되고
이리 해라 저리 해라 덥다 춥다 문 열어라 문 닫아라 너무 힘들어요.
엄마랑 사이가 좋은 편인데도 이런 점은 너무 저를 힘들게 하네요.
저는 아무거나 다 잘 먹고 맛있게 먹는 스타일인데
어느 식당을 가도 불만부터 표시하고 맛 없다고 하는 엄마와 외식하기도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