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기본적인 말을 안 듣고요. 싫어, 안 해는 기본 장착입니다
아침에 옷입고 머리 묶는 건 참견 안한 지 오래입니다. (그래서 참 가관이지요... ㅠㅠ)
그리고 매사 말을 참 밉게 합니다. 놀러가서 한식 먹을래, 양식 먹을래 하면 밖에 나와서 누가 한식을 먹어? 이럽니다 (물론 그때마다 지적하고 바른 말로 고쳐주는데 정말 안 나아지네요)
같이 상점을 들어갔다가 자기가 외투를 두고 나와 놓고는 200미터쯤 와서 알게 됐는데 다시 가지러 제가 가야 한대요. 자기한테 옷 챙기라 얘기해주지 않았다고요.
같이 앉아서 문제집을 풀다가 제가 연필을 자기 방향으로 떨어뜨렸는데 안 주워요. 엄마가 떨어뜨린 건데 자기가 왜 주워야 하녜요. (그런데 친구들한테는 이러지 않는 것 같아요. 교우관계가 나쁘지 않거든요.)
이틀째 샤워를 안 해서, '오늘은 꼭 해야 돼~' 두 번 얘기하니까 '싫어, 깨끗해. 절~대 안해. 한번만 더 얘기해~ 마지막 경고야~' 합니다. 기가 막히지요. 어른한테(부모한테) 그런 말투 쓰는 거 아니라 귀에 못이 박히게 얘기해도 엄마는 자기한테 그러면서 자기는 왜 그러면 안되냐 합니다.
성조숙증이 염려되는 상황이라 (얼마전에 검사했는데 수치가 좀 높은 편이지만 주사 치료를 권할 정도는 아니라고 먹는거 조심시키고 운동 많이 시키라 얘기듣고 왔는데) 간식, 야식 조심시키는데 절대 참질 않네요. 운동도 거부해서 저녁 줄넘기 10분 겨우 시키는 게 다예요. 그나마도 제가 채근하고 억지로 끌고 나가는 형국이고요...
학원을 못 견뎌해서 (숙제와 시험을 너무 스트레스 받아해요) 집에서 저와 영어책 읽기, 연산 풀기 정도 같이 하는데 매번 홍역을 치릅니다. 아이는 싫다 안한다 놀거다 하고요. 저는 학원도 안 가는데 이 정도는 하고 놀아라 하고요. 결국 아이가 포기하고 벌레씹는 표정으로 앉아서 대충 휘리릭 해버리는게 일상입니다. (당연히 틀린 부분 많고요. 제가 정정해 준다 그러면 안한다고, 자긴 계속 몰라도 된다고 소리지르고요 ㅠㅠ) 아이와 사이가 점점 더 안 좋아지는데, 학원을 마다하는 현 상황에서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지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아이는 자신의 모든 짜증과 화를 엄마인 제게 쏟아내는 상황이예요. 걸핏하면 엄마 때문이야 합니다. 자기가 들고 있던 물을 쏟아도, 수학 문제를 실수해서 틀려도, '엄마 때문이야' 헤요. 내가 뭘 어쨌다고? 되물으면 그냥 다 엄마 때문이야 합니다. 지금 반년째 놀이치료를 받고 있긴 한데 중간에 선생님이 한번 교체돼서 그런지 아직 이렇다할 개선이 보이지 않고 있고요. 요즘 부쩍 표정과 언행이 심해져서 이게 사춘기의 영향을 받는 건가도 싶어서 여쭤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