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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난 엄마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ㅇㅇㅇ 조회수 : 2,953
작성일 : 2018-04-28 23:39:29

엄마가 이상해진 건 초등 고학년

우리집이 부유해지기 시작하면서 부터네요

아빠는 사업하며 돈만 줬고

엄마도 바쁘다가 같이 사업하는 아주머니랑 눈이 맞아서(동성연애)

어느 날 집을 나갔어요

그것도 집안 살림 다 빼고, 전세금도 다 빼고, 밥 먹을 것도 없이요...


전 새엄마 밑에서 사춘기 보냈고

성인이 되어 십몇년 만에 엄마 만났고 그때부터는 다시 뜨문뜨문 관계를 맺었어요

엄마가 밥도 사주고, 돈도 쥐어주기도 했지만

과거사는 전혀 이야기 하지 않았고

어쩌다 이야기가 나오면 짜증만 내더군요.

저도 엄마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남들과 같은 딸은 아니었고, 특별히 챙겨본 거 없어요.

아주 기본만 했죠.


제가 외국에서 공부 마치고 돌아올 때 갈 때가 없어서

엄마 집에서 하루 이틀만 묵자고 했어요

공항까지는 안나와도 되고, 엄마 집 근처 터미널에만 나와달라고..

3년 만에 만나는데 그렇게 짜증을 내시더군요..바쁜데 왔다는 투.


그리고 저는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이혼한 가정 결혼할 때 힘들거든요..정신적으로..아빠 엄마 양쪽 의견을 내가 다 맞추어야 하니.

그런데 전혀 협조를 안해주고

상견례도 나오기 싫다고

그 때 엄마가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였을거에요. 오빠가 속썩이고 했으니.

그래도, 내가 가정 꾸려서 이제 좀 살아보겠다는데..나와만 달라고 애걸 했어요.


애기 낳고도 엄마는 늘 엄마 장사로 바빴어요

아기 맡긴 적 단 30분도 없고요

우리 집에 한 번 오시라 그래도 절대 안와요. 쉬시는 날도.

오빠 집에는 아무리 좁아도 가서 주무시고 오더라고요.

오빠는 집도 사주고, 저 결혼할 때는 이불만 사주셨어요.

나중에 몇 년 후 차살 때 오백 정도 보태주신 적 있구요.


엄마가 암 수술하고, 장사도 다 접고 혼자 잘 지내시죠

늘 바쁘게 운동하고, 놀고, 이거저거 배우고...

제가 뒤늦게 또 공부를 하는데

조금 늦는 날이 딱 하루 있거든요.

대충 될 거 같긴 하지만 혹시라도 비상사태를 대비해서

그럴 거 같지 않지만 만에 하나,

sos 치면  와줄 수 있나 여쭤봤더니

(그 날 정해진 일정은 없으시다고 그래놓고)

그냥 아래만 쳐다보고 대답을 피하시는데

 맘 속 마지막 벽돌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

엄마는 날 위해서 자신의 것 하나도 내놓기가 싫은 사람이구나...싶은.


그 뒤로는 엄마와의 대화가 전혀 즐겁지 않고

전화도 받기가 싫어요

그냥 이대로 끊어지고 싶다..이런 맘이 들어요.


그런데, 지금껏 잘 버텨왔는데 이제 엄마가 십 년 정도...남으셨을 거 같은데..

이렇게 그냥 끊어지게 하는게 나아게도 엄마에게도 너무 잔인한 일은 아닐지.

더 큰 고통이 오지는 않을지..두렵네요

IP : 180.69.xxx.2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기대가 실망ㅇ
    '18.4.28 11:43 PM (124.197.xxx.131)

    저도 남들처럼 날 위해 희생해주는 엄마를 바랄 때 있었어요

    그냥 자기 인생은자기가 사는거에요

    오똑이처럼 혼자서 행복하게 잘 이겨내시길

  • 2. 실망뿐
    '18.4.28 11:44 PM (124.197.xxx.131)

    엄마가 혼자 잘 사시면 그걸로 오케이 같아요

  • 3. .........
    '18.4.28 11:46 PM (216.40.xxx.221)

    사주본뒤 부모복이 그것뿐이다 인정하니 맘이 편해지네요.
    같은 형제간이라도 사주 명식이 다르니 받는 복도 다르구요
    다만 전 받은대로 합니다.
    정서적이든 물질적이든. 그래야 원망도 안하게 되거든요.

  • 4. 더이상
    '18.4.28 11:48 PM (124.54.xxx.150)

    기대를 말아야죠.. 그리고 연락도 싫으면 지금보다 조금 덜 하고 덜받고... 그러다 보면 일년에 한번 연락할때도 있을거고.. 그전에 한번 해보고 싶다면 대체 엄마는 나에게 왜그러느냐는 말 한마디는 해볼수 있지않을까 싶네요 정말 궁금하니까.. 내탓 아니고 죄다 엄마의 사정상 그런거겠지만 그래도 엄마를 이해할수 있는 계기가 되지않을까요 아래 외할머니한테서 엄마의 인생을 듣고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분처럼요.. 사실 그것도 받아들인게 용하다 싶은 케이스지만 그래도 그렇게 본인이 납득할수 있는 계기가 될수 있다면 시도는 해보는게 좋겠지요

  • 5. ㅇㅇㅇ
    '18.4.28 11:51 PM (180.69.xxx.24)

    한 사람의 인생으로서 딱하고 애석하지만
    제 마음의 구멍은 메워지지가 않아요
    그것도 괜찮아요.
    인생의 불완전성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엄마..란 단어가 부르기가 싫어져요
    사실 엄마가 우리를 떠나던 그 날부터 내 단어장에서 삭제된 단어였죠
    겨우 다시 찾아다 붙여놓았는데
    자세히 보니 이미 글자가 다 깨어져 있네요..
    아무렇지 않은척 엄마랑 이야기 하는것조차 내 맘을 무겁게 해요

  • 6.
    '18.4.28 11:52 PM (211.201.xxx.173)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인간관계는 상대적이에요.
    그게 가족간이라고 해도 일방적인 관계는 유지될 수 없어요.
    이 상황에 엄마를 받아들여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
    최악인거 같은데요. 원글님 아이를 위해서라도 인연 끊으세요.

  • 7. ...
    '18.4.29 12:01 AM (125.179.xxx.214) - 삭제된댓글

    ㅠㅠ그 동안 고생하셨어요. 주어진 환경 하에서 최대한 잘 크셨어요.
    저도 그 벽돌 무너지는 마음 공감이 가서 댓글달아요.
    연락조차 힘들다면..
    잠깐 머리를 식히고 쉬는 시간도 필요한 거 같아요. 그뒤에 차차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거고요..
    이런 말 정말 도움 안되고 힘빠지는 말인 거 알지만
    차라리 본인 앞가림 못해서 내가 도움만 끝도 없이 줘야 하는 상황보다는
    본인이라도 챙기고 사는 게 나을 수 있으니...
    나한테 뭐 해달라 요구하는 거 아닌것까지가 내 받을 몫인가보다.. 하면
    전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구요

  • 8. 그렇군요
    '18.4.29 12:09 AM (180.69.xxx.24)

    나에게 의존적이지 않은거...그게 고마운 거 맞군요.
    내가 무심결에 무언가 기대하고 있었구나 다시 발견합니다.
    아니라고 하면서
    내 마음 속 메워지지 않는 결핍에 대한 슬픔?이 있어요.
    탄산처럼 안에 있다가 어떤 상황에 캔이 흔들리게 되고
    뚜껑을 살짝 들어올리게 되면
    쁘시식..하고 새어나오더라고요..난데없이 그럴 때도 있어요
    예를 들면, 실컷 운동하고 불끄고 고용히 누워있는 타임에
    눈물이 주르륵..흐른다던가..

    잠깐 머리 식히고...맘을 다시 고요히 하고..다시 들여다보는거
    저한테 필요한 일이네요.
    고맙습니다.

  • 9. . .
    '18.4.29 5:37 AM (116.41.xxx.209)

    안되는 일에 있어서 마음 쓰고 매달 리지 마시고 본인 에 더 집중하시고 님 가정에 올인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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