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분노는 공공재에 대한 부실관리 논란으로까지 번졌고 주요 언론들도 집권 보수당 정책에 일제히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소극적인 행보와 더불어 정부의 태도가 무성의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보수당 내에서 메이 총리의 거취를 운운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사망자수 최소 58명…경찰 "미확인 실종자로 세자리로 늘 수도"
런던 경찰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그렌펠타워 화재의 사망자 수가 최소 58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 발표한 30명보다 무려 28명 늘어난 수치다.
런던경찰청 스튜어트 쿤디 국장은 이날 "화재가 발생한 밤 그렌펠 타워에 있었지만 실종된 사람은 58명이다"라며 "애석하게도 그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시신이 확인된 사람들 외에도 가족의 신고 등으로 실종이 확인된 나머지 이들도 사망자로 추정한다는 뜻이다.
만약 경찰이 발표한 사망자 수가 확정된다면 그렌펠 타워 화재는 2차 대전 이후 런던에서 일어난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된다.
하지만 쿤디 국장은 아직 경찰이 알아차리지 못한 실종자가 더 있을 수 있다며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부상자 19명 중 10명이 위독한 상태라 사망자 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렌펠 화재의 희생자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메이 정부는 시종일관 부실한 대처로 일관해 영국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화재 발생 후 전면적인 공개조사(대규모 인명피해에 대해 독립된 위원회를 두고 조사하는 제도)만을 약속했을 뿐 화재 원인이나 인명피해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특히 모든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메이 총리가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에 무심한 태도를 보이면서 보수당 정부와 메이 총리를 겨냥한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