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가 70입니다 오빠와 아버지 몇 해전에 돌아가셨구요
어느 가정이나 비슷하겠지만 평생 여자로 사람으로 살지 못하고
남자를 우대하는 문화속에 몸과 마음 고생 많이 하셨어요
당당하게 살아보시라고 작은 이불집을 차려드렸습니다
큰 예상은 안했지만 다행히 입담이 좋은 성격이라 소소하게 장사가 잘 되셨습니다
이제 15년 되었습니다 친구분들이 수시로 엄마가게에 모여서 즐겁게 보내시기도 하고
친적이나 자식들에게 인심 후하게 사용하십니다 그런데 제가 욕심이 또 생겼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좀 더 멋진 엄마로 만들어 주고 싶다는 마음에 용기를 내어 엄마에게 더 자주
찾아가고 더 잘하고 싶은데 한 가지 꼭 부탁이 있다고 했습니다 명절제사음식과 아버지 오빠 제사
지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지뭐 하셨어요
저희 어머니께서 자식과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고
좋은 시어머니, 좋은 이웃할머니로 신바람나게 살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재혼에는 관심 없으십니다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합니다 세상에 여자를 위해주는 남자는
없다고 하십니다 남자 여자 가리지 않고 여럿이 같이 놀러 잘 다니십니다
시골할머니라 여행 싫어하시고 소핑도 관심 없어하십니다
물론 아들이 자주 집에 와서 하룻밤이라도 자고 가면 좋아 할 것 같은데
우리집 남편이나 오빠나 참 여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장모집에 가라는 것도 아니고 자기 엄마집에 가서 하룻밤 자고 오면 좋아할 것을
아들은 그것을 모르더라구요 자기 부모님 집에 마누라를 왜 자꾸 보내는지 참
아무턴 살아계시는 동안 찌질하게 며느리에게 전화하고, 맛난 밥 사줄께 오라가라 갑질하지 않고
자식들이 편안해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뭐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