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원 한번 안다니다가 중학교 들어서면서 영어는 과외 주 2번 수학 주 3번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수학도 과외로 했었는데 선생님을 아는 지인의 딸인 대학생으로 했더니 가르치는 요령이 없었는지 알아듣지 못할 공식대입해서 풀리는 바람에 그만두고 동네 학원으로 다시 다니기 시작한게 한달전입니다.
영어는 한시간 반 수업, 수학은 3시간 수업입니다. 안다니던 아이가 하는 거라 벅찰 거라는 건 알지만 어제는 펑펑 울면서 너무 힘들다고 하더군요.
초딩때까지 수학은 제가 끼고 가르쳤고 영어는 청담 5년 다녀서 리딩이니 스피킹, 라이팅 왠만큼 합니다. 단지 문법이 제대로 안되서 지금 문법 중심의 수업을 하고 있는 거구요. 학교 시험은 백점 맞아옵니다.
수학이 문제인데 80점 겨우 넘습니다. 초딩때는 교내 수학경시 늘 백점 맞던 아이였습니다. 등수는 안나오는 초딩이었지만 학습능력 최상위권이라고 담임샘께서 말씀하셨구요.
중학교와서도 선행은 안되있었지만 잘 따라가줄줄 알았어요. 공부머리가 있고 의지도 있으니 선행 필요없고 현재 진도 잘 따라가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했었죠. 근데 다르더군요. 중학과정은 과목수도 많은데다가 . 영어 수학 학원숙제 하다보면 국어나 과학 등 다른 과목 복습할 조금의 시간도 없습니다. 기말시험은 완전 폭망했구요.
다니기 시작한 수학 학원 쌤이 꼼꼼하게 설명을 잘하셔서 아이도 저도 내심 만족했고 저렇게만 하면 잘따라가겠구나..했더니 그건 시간 널널했던 방학중에만 해당되는 일이었나봐요.
학기 시작한지 5일째.. 아이가 울면서 말합니다. 너무 힘들다고요. 학교 수업 4시쯤 끝나자마자 거기서 바로 학원차타고 가서 8시 넘어서까지 수업하고 오니 완전 파김치 되는거..압니다. 딱 죽고싶다고 막 화를 내면서 말하는데 주변에 잘하는 친구들 엄마얘기 들어보면 다들 그렇게 한다고 절대 그만두게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이 일로 어제 남편과 좀 언쟁이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중1이다. 대체 왜 저렇게까지 아일 힘들게 하느냐. 언제든 스스로 필요하다 싶으면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가 남편 의견이고요. 아직 중1이지만 다른 아이들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지금도 겨우겨우 따라가는데 여기서 또 쉬면 이제 뒤 따라가기 더 힘들어진다..가 제 의견입니다.
남편은 사춘기 아이 들볶다가 불만 폭주해서 탈선하면 어떡하느냐. 아직 입시까지 6년 남았다. 아이들이 공부 어렵다..힘들다 하지만 그게 선행을 해서 그런거지 자기 학년거 충실히 하면 왜 어렵냐. 그냥 집에서 천천히 인강보면서 풀게 해라..자기가 필요하면 다시 학원다니겠다고 할거다..
네. 남편말 다 옳습니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인거..자기가 직접 현상황을 보지 않는 이상 이상적으로 저렇게 얘기하는 거라는 걸 일일이 설명하기 귀찮아 내 자식일인데 그렇게 태평하게 얘기하냐고 화만 냈습니다.
아이는 입이 쑥 나온채로 학교에 갔는데 아이 온 다음에 절충안을 좀 내놓을 건데 어떤지 여쭤봅니다.
영어는 그냥 리딩하고 인강으로 천천히 하고 수학학원은 계속 다니는 거 어떠냐구요.
아님 영어도 그만두면 그동안 잘 나오던 점수 확 깎일까요?
휴..갈피를 못잡겠어요. 나름 확고한 교육관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라는거 요즘에야 깨닫습니다.
잘해오던 아이라 쭉 잘할 줄 알았네요. 사춘기 접어들어 짜증도 늘고 스맛폰 끼고 사는거. 초딩때랑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했어요.
늦게 가진 아이라 애지중지 사랑으로 키웠는데 점점 미워지고 화가 납니다. 기말시험 망하고 나서 학원가겠다고 스스로 말해서 다니기 시작한건데 힘들다고 그만두고 싶다하니 그 말을 존중해줘야할지..아님 견디라고 해야할지..
여러 맘님들 의견 좀 듣고 싶어 긴글 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