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수당 지지하거든요? 여성운동계선 반대 많이 했지만"
"하하 요새는 지지세로 많이 바뀌었죠."
"호주제 폐지론자라고 했더니 그냥 문을 부술 듯 나가던데."
"하하하..."
제 입으로 꺼낸 이야기인데도, 적잖이 놀랐네요.
아이들 문제 관련한 정책과 소신에 반감을 샀던 일이 은근히 많았던 이계안입니다.
저는 7일 KYC(한국청년연합회)를 방문했습니다.
2006년 파파쿼터제, 즉 남성들의 육아휴직할당제를 주장하며 벌인 출산파업으로 알려진 바 있는 천준호 공동대표와 담소를 나눴죠.
이해를 돕고자 기사 글 하나 찾아 소개하죠. 미디어다음에 오른 경향신문 기사가 마침 손에 잡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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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대접받은 귤을 까면서 그렇게 된 거 같아요. 껍질을 하나 하나 깔 때마다, 예전 겪었던 일들을 솔직하게 다 털어놓게 되더군요. 알고보면 이 몸, 꽤나 논란성 다분한 일로 친한 사람들과 곧잘 싸워왔네요.며칠 전 김어준 씨가 묻더군요. '당신은 좌파냐 우파냐'고.
제 대답은
"굳이 말하자면 중도, 다만 복지 및 사회개혁적 측면에선 좌파에 가깝다"였습니다.
때론 너무 진보개혁적인 성향이라 이래저래 인간관계에서 생채기가 났나봐요.
먼저, 아동수당.
전 아동수당을 지지합니다. "이유 묻지 않고"라는 전제까지 달며 말이죠.
'출산율 2.1' 달성엔 필히 담보되어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천준호 대표는 "요새는 여성운동계에서도 인식이 많이 달라져 지지하는 목소리가 자리잡았다"고 밝혀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뭐랄까, 반가운 소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한편으로는 세월무상입니다. 너무 앞서갔나 싶기도 하고.
호주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으음."
"저는 그랬죠. '죄송합니다. 전 의원이라서가 아니고 학창시절때부터 골수 호주제 폐지론자입니다'라고."
천준호 대표가 흥미롭게 들어요.
"그러니까 이 분이 한숨을 푹 쉬더니, '그럼, 앞에 나서지만 말게'라더군요."
"그리고 어떻게 됐어요?"
"제가 또 그랬어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호주제 폐지를 주장하는 모임의 남성대표입니다'라고 했더니 이 분, 그 길로 문이 부서져라 쾅 닫고선... 그냥 그렇게 갔어요."
지금이야 천 대표와 함께 웃고 말지만, 돌아보니 어지간히 마음고생 많았던 나날이군요.
정치하다 보면 가시밭길이예요.
본디 이 자리는 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마련한 게 아닙니다. 천준호 대표에게서 뭔가 조언을 듣고 싶었죠.
이번엔 그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2.1 연구소를 만들었는데, 2.1이 뭔지 대충 감이 오시지요?"
"네. 출산율이죠."
천 대표는 "2.1의 목표는 국가적 차원 이전에 사람들의 행복에 있는거 아니냐"고 묻더군요.
"솔직히 지금 세대는 불쌍해요."
그는 "아이를 담보할 수 없는 것이 현실 아니냐"고 밝혔습니다.
그가 짚는 출산율 감소의 문제는 결국 경제적 여건에 기인하더군요.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해서 고용불안이 첫째죠. 결혼도 미루고 미루다 30대 중반쯤에 하지 않습니까..."
"둘째는?"
"일하는 여성들의 여건이요. 아이 문제로 고민할 직장여성은 주로 30대지요. 최근 통계치를 보면 아이 낳으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마는 이들이 많아요. 중소기업에서 이같은 수치가 높은데..."
"중소기업이라 하면?"
"맞아요. 우리나라 기업 90퍼센트가 중소기업인데."
그는 "파파쿼터제가 그래서 필요하다"고 말을 이었습니다. 출산파업과 파파쿼터제의 당위성을 들어봤습니다.
친정어머니가 없으면 직업을 그만둬야 하는 것이 일하는 여성들의 현실입니다.
아이를 낳아도, 직장생활을 계속 한다고 해도 아이들의 보호 문제 때문에 또 걱정입니다. 학교끝나고 돌아와 아이들이 갈 곳은 어디인가요.
사교육비는 4,5세의 영아교육에서부터 폭증세입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이것은 분명한 현실입니다.
서울에선 집값 문제 때문에 아이 낳기가 또 걱정입니다. 아이는 빨리 크는데, 사실상 자력으로 30평 아파트 한 채 갖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겁니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