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플래너, 사립탐정, 디지털 장의사가 신종 직업으로 떠오른다는 글에
답글 달다가 길어져서 새 글로 써 봅니다.
이 세 가지는 직업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악용되거나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으니
제도적인 보완 같은 게 철저히 동반되어야 하는 직업이라는 점 아닐까요....
이혼 플래너는 과연 수요가 꽤 있겠다 싶어요.
이혼 과정을 돕는다면 이혼변호사 외에 이혼플래너를 따로 쓸 사람이 거의 없겠지만
이혼 후 새출발을 도와주는 거라면 수요가 많겠지요.
도움 받은 덕에 행복한 새인생을 누리는 사람들도 분명 적지 않을 테고요.
하지만 이혼플래너 육성을 통해 숫자상의 고용창출을 늘리기보다는
이혼률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함께 고민해야 할텐데..
과연 정부가 그런 고민을 함께 하고 있을지는... 글쎄요, 저는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부부 간의 개인 문제로 인한 갈등도 많지만
사회 구조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혼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후자의 경우에는 어떤 제도적 뒷받침이랄까, 이혼 위기의 가정을 지원해 줄 방책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러나 지금 정부 하는 꼴을 보면
이혼 플래너라는 신종 직업이 전망 밝다고만 선전하면서 오히려 이혼을 부추길 기세...-_-;
사립탐정은 참... 뭐라고 해야 하나요;;;
저 셜록 홈즈 광팬이지만 이건 아닌 것 같아요.
폭력뿐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할 텐데요.
과연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에서
사립탐정이 억울한 이들을 도와주는 정의의 사도가 될 수 있을까요....?
흥신소의 양성화, 이게 정부가 말하는 지하경제 양성화였나요;;
역시 제도적인 고민이나 보호책은 하나도 없이 그냥 막 던지는 느낌이에요.
디지털장의사...개인적으로 그 필요성에 매우 공감해요.
온라인 지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말 그대로 버려진 홈페이지가 어찌나 쓸쓸하고 슬프던지요.
죽고 나면 가입해 놓은 사이트들과 블로그들 어찌할지 막막한데
생전에 미리 계약해두고 죽은 뒤 삭제할 수 있다면 참 좋겠어요.
그러나 이것 역시... 개인 정보 유출이나 디지털 생매장 등 악용될 소지가 있으니
철저한 보완책을 우선 고민하고 내어놓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 직업 좋으니 정부가 나서서 육성해줄게 하고 덥석 던질 건 아닌 것 같아요.
몇 줄 안 되는 기사고 기사 내용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는 듯 보이지만
이 세 직업을 정부가 육성하려는 신종 직업으로 내세웠다는 첫 줄이 참.... 띵했어요...;;;
기사 링크해주신 원글님 비난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에요.
소개하는 직업 자체를 비하하려는 의도도 아니고요.
다만.... 글 보다 보니 숫자놀음만 생각하는 이 놈의 창조경제 타령이 빤해서 좀 울컥했네요.
통계상의 수치만 올려놓고
이렇게 수치상으로 늘어났으니 더 부자가 되고 일자리도 늘고 복지 수준도 좋아졌다고 우기는 수법을 한두 번 봤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