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렸을때 부터 숱이 적고
머리는 엄청 가늘고 한번도 윤기가 잘잘 흐른적이 없었답니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정말 다리털을 갖다 심고 싶을 정도로 정수리와 가르마 부분에
머리가 휑하니
레스토랑 불빛 아래에 있으면 친구가 놀라면서
"너 숱이 이렇게 없었니?"
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긴머리가 어울리는 까닭에 줄곧 긴머리를 고수했었답니다.
이번해 여름.
저는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에겐 그닥 많은 종류의 샴푸도 없었고 빗도 없었고 드라이기도 없었어요.
어찌어찌 부랴부랴 짐을 챙겨야 해서 두집 살림을 하게 되어
지금 있는 곳에는 아이허브에서 산 그 유명한 파란병 오가닉 샴푸만 달랑 1병 들고 왔지요.
4달째 그 한병으로 버텼는데요.
너무 바빠서 머리는 뭐 매일 감기도 하고, 생각나면 감기도 하고...더럽게 살았어요.
그런데 수건으로 머리만 말리고 자연바람으로 말리구요.
그 사이 한번도 트리트먼트 해 본적도 없고...드라이기는 더더욱 사용하지 않았고...
여긴 선풍기도 없어서 선풍기 바람도 못쐬었네요.
그냥 손가락으로 툭툭 털고, 수건으로 비비지 않고 털고...시간이 없어서 젖은채로 다니구요.
지금 제 상태는요...
태어나서 최고랍니다.
무의식적으로 드라이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중딩때부터 이 중년 아줌마가 될때까지 아무 생각없이
머리는 꼭 드라이기를 사용하여 살짝 말아주며 빗어주듯 해야 없는 숱이 그나마
머리카락에 힘이 들어간거 같이 이쁘게 보이는줄 알았던거죠.
파마도 4달넘게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머리는 제가 그냥 문구가위로 1자로 잘라버렸어요.
쇄골 좀 아래라인으로요.
그런데도 머리가 쳐지지 않고 힘이 있게 살짝 서서 굳이 드라이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넘 이쁘구요...머리카락이 굵어졌구요.
또 한가닥 한가닥 들여다봐도 상한게 하나도 없어요.
트리트먼트를 하지 않아서 감을때는 뻗뻗한데 말리고 나서는 찰랑찰랑해요.
헤어에센스도 없어서 그냥 얼굴바르는 크림에다가 시어버터를 조금 녹여 섞어서 끝에만 살짝 발라줘요.
드라이기랑...우리가 알게 모르게 너무 많이 사용하는 샴푸들이 오히려 머리카락이나 두피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나 싶네요.
참~!
또 하나.
제가 불닭볶음면을 디게 좋아할 정도로 매운거 매니아인데요.
지금 사정상 음식에 전혀 신경을 못써서 그런지 4달째 매운거 먹은게 손꼽을 정도입니다.
짠건 엄청 많이 먹었구요.
탈모걱정이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