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최근에 읽었던 가장 슬픈 시

opus 조회수 : 2,617
작성일 : 2013-07-05 05:13:59

어제 기형도 엄마 생각 올려주신 분께 감사하며....

 

최근에 읽었던 가장 슬프고 먹먹했던 시 올려보아요.

 

참.. . 간장게장 좋아하는 분들은 절대 보지 마시길...

 

 

 

 

 

 

안도현

 

                        

 

스며드는것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IP : 49.1.xxx.12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 . . . . .
    '13.7.5 6:50 AM (61.109.xxx.228)

    안도현!
    슬프오!

  • 2. 안나파체스
    '13.7.5 6:56 AM (122.202.xxx.153)

    아침부터 우네요...ㅜㅠ

  • 3.
    '13.7.5 7:04 AM (175.223.xxx.175)

    간장게장....활꽃게로 담가본적 있어서 너무나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ㅜ ㅜ

    어떻게해요.

  • 4. 먹먹함에 대하여
    '13.7.5 7:11 AM (119.149.xxx.244)

    이 시 읽고나서 .
    게장 산 걸로 안 담고 기절 시켜서 담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속삭이죠. 다음엔.. 내가 게가 될테니 네가 날 먹으렴.

    다음 생엔 날 먹으려 줄 서있는게 너무 많아서
    수천수백억번 살고 먹히고 해야할것 같습니다.
    세상엔 맛있는게 너무 많아요. 포기할 수 없는 나약한 저...

  • 5. 평온
    '13.7.5 7:38 AM (14.41.xxx.234)

    안도현....간장게장으로도 이렇듯 가슴을 젖히는 시를 쓰시는데 소외되고 힘들고
    아프신 사회적 약자분들에게는 얼마나 가슴이 저릿저릿 한 슬픔을 느끼실까요..
    시인의 감수성이 느껴져서 더 슬프네요

  • 6. dk
    '13.7.5 8:00 AM (211.62.xxx.131)

    아, 안도현...키츠도, 랭보도 아니고 안도현 시인이 부럽소.

  • 7. 그러니
    '13.7.5 8:07 AM (124.5.xxx.3)

    냉동꽃게로 해야죠.

    미물이지만 산채로는 가당키나 하나요?

  • 8.
    '13.7.5 8:31 AM (182.215.xxx.19)

    타이타닉 삼등칸 애엄마 생각나요
    바닷물이 차오르는데 잠옷입고 누운애들에게 베드타임 스토리 해주죠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 9. 간장게장
    '13.7.5 9:33 AM (125.179.xxx.20)

    한번도 안먹었고 못먹는데.....
    울고 싶어 지네요. ㅠㅠㅠㅠㅠ

  • 10. 크헉..
    '13.7.5 10:12 AM (14.37.xxx.9)

    슬프네요..!

  • 11. ..
    '13.7.5 10:21 AM (220.120.xxx.143)

    진짜 슬프네요 저녁이야 잘 시간이야........

    뭔가 슬프고 먹먹해요 아이들에게 어떤 비극을 알려주는 방법이 참 처연하네요

  • 12. ㅠㅠ
    '13.7.5 3:03 PM (110.15.xxx.54)

    ㅠㅠㅠ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0636 일본공포애니 설명부탁합니다 5 숙이 2013/07/05 1,329
270635 경남도내 변호사·여성회, 국정원 규탄 한목소리 경남여성천인.. 2013/07/05 349
270634 우리나라 은행 공인인증서로 해외에서 인터넷뱅킹 되나요? 1 씨엘씨 2013/07/05 1,994
270633 중학생아이 방문학습은 어떤게 좋을까요?^^ 2 ... 2013/07/05 1,953
270632 학원전기세 내주려고 다니는 딸 (고칠수있을까요) 13 중딩맘 2013/07/05 3,127
270631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가 젤 예뻐요 2 아침 2013/07/05 1,116
270630 아이허브 급질요~~첫주문인데 주소입력하고 다음버튼 클릭했는데 넘.. 6 아이허브 2013/07/05 1,206
270629 7월 5일 [이재용의 시선집중] “말과 말“ 1 세우실 2013/07/05 554
270628 정기예금 만기일이 오늘인데 3 예금 2013/07/05 5,374
270627 개인사업하시는 분들 개인연금 3 ... 2013/07/05 931
270626 지금 사면 정녕 늦은걸까요? 7 제습기 지름.. 2013/07/05 2,185
270625 못난이에서 강소라 4 부럽녀 2013/07/05 2,254
270624 ㄱㅅㅇ 까는 혹은 ㅎㅎㅈ 걱정(?)하는 글들... 2 2013/07/05 2,498
270623 생초보를 위한 스마트폰 활용 팁 7 22 전화 2013/07/05 3,038
270622 인테리어 계약금 환불 안될까요ㅜㅜ 4 속터져.. 2013/07/05 5,713
270621 기성용 무슨일있나요? 32 ㄴㄴ 2013/07/05 9,080
270620 최근에 읽었던 가장 슬픈 시 12 opus 2013/07/05 2,617
270619 내년 최저임금 5210원…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 세우실 2013/07/05 644
270618 찌질한 인생들 46 .... 2013/07/05 14,078
270617 아기출산 후 주위 참견으로 인한 스트레스.. 30 1234 2013/07/05 4,592
270616 보험에서 조사나왔는데 기분이 나쁘네요 11 skan 2013/07/05 7,550
270615 문득 이름이 궁금한 남자배우. 원빈 닮은 악역전문. 3 도대체 2013/07/05 1,581
270614 변희재씨가 왜 진중권씨를 싫어하게 됐는지 이제야 알았어요... 19 ... 2013/07/05 3,492
270613 3개월아기 엎어 재우는데요 7 지현맘 2013/07/05 1,354
270612 미국 로스쿨 입학 첫 오리엔테이션에서 교수님 왈 7 답답 2013/07/05 3,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