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 정치적인 부분만 빼고서는 너무 좋으세요.
근데 이넘의 정치문제만 걸렸다하면 아주 돌아버리겠네요.
다른 형제들처럼 제가 겉으로라도 네네하고 넘어가는 시늉을 해주시길 바라시지만,
제 성격상 그건 절대 할수가 없어서 10여년간 싸우면서,
저는 저희 집에서는 빨갱이로 불려요.
초반에는 부모님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했었지만,
그런 노력들이 서로의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하고,관계에 악영향을 주는거 같아서,
암묵적으로 정치적인 문제는 서로가 안건드리는걸로 하고 지내온지 몇년 됐어요.
대부분 정치얘기 나오면 제가 피해버립니다.
이번 대선 전후로 제가 친정에 갈때마다 아버지는 살짝씩 말씀하셨지만,
전 묵묵부답으로 잘 넘겼는데 오늘만큼은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네요.
추운날 두분이서 뭐하시나 해서 잠깐 친정에 들렸더니,
티비에서 박근혜얘기나오니 흐뭇하게 보시던 아버지가 너도 문재인 빨갱이 찍었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냥 넘기고 싶어서 웃으면서 " 민주주의 국가에서 제가 찍고 싶은 사람 찍었죠."
그랬더니 그때부터 아버지의 공격 시작~
그런 빨갱이들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일장 연설 시작하실려고 하길래,
빨갱이가 어디 있냐고 했더니,아주 노발대발 하셨습니다.
네....여기서 제가 참았어야했어요.ㅠㅠ
아빠가 그렇게 싫어하는 친일과 빨갱이짓 박정희가 다했노라 했어요.
그랬더니 나라 뺏기고 먹고살기위해서 그런걸 겪어보지도 않은 니들이 뭘아냐고 그러셔서,
친일에도 급이 있다고,먹고 살기 위해서 혈서로 충성을 맹세하고 독립군을 잡지는 않는다고 받아쳤어요.
이때부터 엄마도 가세하셔서 저를 빨갱이들 선동에 놀아나는 불쌍한 자식 취급하시면서 큰소리로 말씀하시길래,
같이 큰소리 치면서 받아쳤네요.
아버지 화나셔서 6.25도 겪어보지도 못하고 가난이 뭔지도 모르는것들이 나라 망친다고 그러시면서,
문재인같은 넘들이 나라를 위해서 무엇을 했냐고,너같이 배운것들이 이모양이라고 난리시더니,
급기야 저보고 이제 친정에 오지말라는 말씀까지 하셨네요.
아버지의 유치함에 너무 화가나서 아빠가 자유롭게 정치를 논하고 상대방 욕을 하는거 다 문재인같은 사람들이
목숨걸고 노력해서 얻어진 것들이라고 말하고 저도 이제 안오겠노라고하고 씩씩대면서 집에 왔어요.
남편한테도 챙피해서 말안하고 혼자서 서재에서 화를 삭히고 있는중인데,
친정갔다와서 기분 안좋은 마누라 눈치만 살피는 남편은 뭔 죄인가 싶네요.
아....너무 우울한 성탄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