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첫사랑은 대학시절이었는데
서클 선배 오빠를 좋아했어요.
키도 크고 멋있고
그에 비해 저는 좀 평범한 편이었죠.
제가 오빠가 좋아 편지도 쓰고
따로 만나기도 했지만
좋아한다 어떻다 말 한 마디 못 해봤어요.
그냥 그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아서 행복했었거든요.
있어줘서 힘이 된다, 고맙다고 했던 게
겨우 제 수줍은 고백이었죠.
그 오빠는 이모 댁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 집에 놀러오라고 해서
두어 번 가기도 했고
엠티 가서는 기타 치면서
제게 마치 사랑을 고백하는 것 같은 노래도 불러줬어요.
편지도 주고 받고
전화도 자주 하고
그 시절 핸드폰도 없던 때라
이모 댁으로 전화를 하면
이모가 바꿔 주시곤 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그 오빠가 제가 좋아하던 선배언니와 사귄다는 말을 듣게 되었어요.
너무 충격을 받아
울면서 두 사람 다 인연 끊었습니다.
정말 창피하지만
그 후 자제 못하고
그 댁에 몇 번 전화 했다가 끊곤 했어요.
지금까지도 두 사람 소식은 모릅니다.
다만 두 사람이 결혼을 한 건 아니라는 것만 들었어요.
저는 그 옛 사랑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요.
눈물도 나고요.
남편에겐 말 해 본 적 없는
저만의 비밀이랍니다.
왜 그 오빠는 제게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가요.
제가 좋아하니까
그냥 응해줬을까요?
오빠도 저를 좋아하는구나 많이 착각하게 해서
충격도 컸던 것 같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오빠는 마주칠 용기가 안 납니다.
그냥 아련하고 예뻤던 첫사랑의 기억이 아니라
마음이 아프고 저려오는 그런 감정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