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아직 1년 안 된 부부입니다.
둘다 직장생활하고 있고 저는 33살이니 아이를 미루려면 아무래도 나이가 마음에 걸리긴 하지요.
남편은 9시 출근이고 퇴근 시간이 아주 많이 늦어요. 남편은 육아엔 전혀 도움을 줄 수가 없습니다.
친정은 멀리있고 시어머니는 아기는 못키워준다,고 결혼 전에 딱 잘라말하셨고 그 마음엔 변함이 없으시니(지금 시누네 애들 봐주기도 벅차십니다) 제가 맞벌이하면서 아기 키워야 하는 상황이고요.
결혼할 때 시댁에서 전혀 도움을 안주셨어요. 남편이 어머니 통해 적금들어 모아두었다는 월급도 결혼전 양가에 인사갔을 땐 얼마 있다,고 말이 나왔는데 형편이 어려워지신건지 결혼준비하면서 흐지부지 되었어요.
남편도 생각지도 못하게 본인의 결혼자금이 하나도 없다는 걸 알고 많이 속상해 했지만 적금은 안받는 것으로 합의 보았고요. 남편도 어머님의 배째라, 식에 많이 실망했었어요.
이땐 속상했지만 이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이제 불만 없습니다. 남편 평생 키워주신거 생각하면 그 정도 드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지금 저희는 친정 부모님 명의의 집에서 살고 있고
저는 아무래도 그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아, 얼른 돈모아서 전세금이라도 마련해서 저희 부모님께 드리고 싶고(지금 딱 1억정도 친정어머니께 보내드린 상태라 아직은 많이 부족해요) 저희 집도 갖고 싶어요.
그런데 양가용돈 드리고 생활비 쓰고 하면 저금할 수 있는 금액은 매달 300남짓입니다.
아기 돌봐주실 도우미에, 아기한테 들어갈 돈도 만만치 않겠지요. 그럼 저희가 저금할 수 있는 금액은 거의 0에 수렴해요.
저는 조금 더 저금하고 상황도 좋아진 후에 아기를 갖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다행히 남편의 연봉상승폭은 큰 편이라 올해 말 연봉 협상 후 저축가능액 등을 조금 더 지켜보고 전세금 정도는 만든 후에 아기를 갖고 싶습니다. 남편도 본인이 전혀 육아에 도움을 줄수 없으니 제 생각에 동의하구요.
그런데 시댁에서 자꾸만 아이를 재촉하세요.
하도 재촉하셔서 처음엔 네네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약을 먹어보라고...)
얼마전 지금 상황에서 저 혼자 임신해서 직장다니고, 아기 키우기 힘들어요^^. 그리고 저희 저금도 더 해야하구요.라고 웃으며 얘기한 적 있는데
어머님은 충격받으신 것 같았어요. 안되는데..미루면 안되는데..자꾸만 혼잣말 하셨지요.
그치만 아기는 저와 제 남편이 원할 때 갖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출퇴근 시간이 왕복 두시간이 넘는 거리인데다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은 구간이라,
아기를 가진다면 제 직장 근처로 이사가고 싶은데, 그러려면 더욱 전세자금이 필요해요.
지금도 계속 시누와 어머님은 전화할 때마다 소식없니? 아기를 선물로 가지고 와. 내가 정말 원하는게 뭔지 알지?? 등등
말씀하시는데요.
제가 궁금한것은 이럴때 대처 방법입니다.
그냥 네네 하면서 적당히 넘어가는게 좋을런지
아니면 딱 솔직하게 저희 상황을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고 넘어가는게 좋을런지...
마음 같아서야 후자지만..아기 갖는 걸 미룬다는 얘기에 어머님이 너무 상처받은 표정을 하셔서...휴..
경험 많은 82님들의 조언을 기다립니다.
만날 때마다 배부터 쳐다보시고 계속 아기 얘기만 하시니...저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