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둘 중 맏이에게 시집와 사는 맏며느리입니다.
제 남편은 말 그대로 바른생활사나이고, 온순하고 남한테 싫은소리 절대 못하는 그런...
좋게 말하면 순둥이고, 나쁘게 말하면 답답하고 말주변 없는 사람입니다.
시동생은 반대로, 할말 하면서 사는 스타일이라 시부모님이 제신랑과 시동생 키울때부터
작은아들은 "말 해도, 안되고 하고싶은대로 둬야 하는 스타일이다"고 하면서 시동생은 좀 자유로이 키우고
큰아들은 자기주장도 못하게 좀 많이 억압하면서 키우신거 같아요.
그래서 더 성격이 형제간에 반대로 된것도 같구요.
시부모님도 "작은애가 잘못해서 회초리 때리려고 벼르면 작은놈은 도망가고 없고 괜히 옆에 있는 큰놈이 회초리 맞았다"
고 하시더라구요.
아무튼...
문제는 두 형제가 결혼을 했는데, 며느리 성격도 그 남편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시동생과 동서 성격은 둘 다 불같고 강하니 자주 싸워서 이혼을 하니 마니 그러니,
시부모님이 항상 시동생과 동서가 이혼할까봐 전전긍긍하시며 눈치를 보세요.
물론 제 입장에서 씁니다만, 동서는 정말 큰 이상한 짓을 해도 야단치실 생각도 못하고,
그냥 살아주는것도 고맙다...이렇게 여기시고
저는, 매일하는 전화를 한번만 걸러도, 시어머니 전화를 몇번 못받아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고 그런 일이 몇번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일이 자꾸 눈에 띄다 보니, 너무 속상하고, 시어머니가 너무 부당하게 저에게 막말을 하셔도
남편은 그냥 보고만 있습니다.
물론 남편 성격을 제가 아니까, 시어머니께 대들거나 부당함을 설명하지 못한다는건 알지만
많이 서운했어요.
그러다가 몇일전, 제가 또 시댁일로 부당하다고 생각한 일이 생겼는데, 제가 남편에게 화를 많이 냈더니
자기가 해결한답시고(이렇게 해결한다고 나선게 처음이에요) 나서서 시부모님께 가서 제 입장을 항변하다가
뭐가 어떻게 된건지, 제가 동서를 험담한 꼴로 결과가 났어요.
사실 그런말 한적 없는데, 시어머니는 동서에게 "니네 형님이 그랬다더라"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또 동서가 이혼할까봐 걱정하시는 전화를 하셔서 동서가 제가 전화를 해서 진짜 그런말을 했냐고 하더라구요.
그런말 한 적도 없거니와, 결혼 8년만에 처음으로 마누라편들겠다고 혼자 시부모님찾아가서
없는 말주변으로 이야기 하다가, 결국 왜곡된 의사소통을 한 남편이 너무 무능해보이고,
이젠 시어머니가 아닌 남편에게 화가나고 갑자기 정이 딱 떨어져버렸어요.
그래서 더 상처주지 말고, 이쯤에서 끝내자고, 오늘 이혼하기로 이야기 했어요.
남편이 또 울면서 또 해결하겠다고 시부모님한테 갔고, 전 해결할 맘 없고 이혼하고 싶다 했는데
결국 시부모님이 저희 집에 오셨구요.
뭐가 문제인지 얘기 해보라고 해서, 제 마음을 이야기 했더니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며 오히려 제가 잘못안거라 그러시며
남편이 제 말을 거들려고 하면 "너는 조용히해라"며 윽박지르고 남편은 또 울기만 하고TT
일단 시부모님이 서로 이해하고 노력하자며, 이혼만은 안된다며 하고 가셨어요.
솔직히, 시부모님은 본인들이 그런걸 지각하지도 못하시는거 같고, 괜히 저만 동서를 질투한 이상한 여자가 된 꼴이에요.
너무 속상합니다.
맏아들한테 만만하게 막말하던걸 저에게도 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듯한데, 정작 본인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 하시고..
그런데 정말 아니에요...정말...그 에피소드들은 여기 다 쓰지도 못해요.
이혼하고 싶은데, 아이문제도 걸리고, 남편도 참 불쌍하기도 하고, 정말 답답하고 힘들어요.
혹시 비슷한 경험 있으신분들...제게 조언해주실분 계실까요?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