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시어머니 생신차 시댁에 다녀와서 기분이 너무 상해서 여쭈어요.
남편 사촌들(어른들 같이 참석) 계모임도 같은날이라 계모임은 못가겠다 싶었는데 남편은 가고 싶어하더군요.
어찌어찌해서 저녁시간에 가자고 해서 갔어요. 시어머니는 몸이 안좋아서 안가셨어요.
저는 명절에나 겨우 뵙는분들이라 어렵고 친분도 아무도 없어요.
그냥 인사만 드리는 정도라 늘 낯설어요.
저희만 서울에 살고 모두 시댁 근처에 살아서 말도 다르고 정서도 다르구요.
대략 즐겁게 저녁을 먹고 어린 아들과 시조카를 중간중간 보고 그랬는데 어느순간 다들 두셋씩 앉아 수다를 떨고 계셔서 전 그냥 계속 애들 봤어요.
끼어들기도 어색하고 할말도 없고해서...
그러고는 얼마있다가 일어나더군요. 2차 노래방을 간다고들 하길래 우린 시어머니 혼자 집에계시니 가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식당밖을 나가더니 차에 어르신들을 태우길래 바래다 드리는건줄 알고 택시타고 가겠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남편이 애델꼬 저도 타래요.
그냥 나도 같이 바래다드리고 가려는건가 싶었는데 참석못하신 시어머니 뵈러 저희 시댁으로 큰시댁어른들이 모두 가는거였어요. 사촌형제들은 그냥 2차로 가시고...
저빼고 남편과 서방님, 동서는 이미 서로 이야기를 끝낸상태였던거였구요.
여기서 저는 좀 기분이 그랬어요. 서운하고...
남편은 혼자 신나서 술마시다 나중에 곯아떨어져 잤고...
명절도 아닌날 밤늦게까지 술시중에 뒷정리 하다 저랑 동서는 늦게 잠들었구요.
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동서와 함께 미역국 끓이고 아침을 먹고 상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는중에...
동서가 저보고 언제 출발할거냐고 해서 아침먹고 바로 출발해야지... 동서는 언제 갈거야? 늦게 갈거야? 물었더니 어물어물 말끝을 흐리드라구요.
그냥 때되면 가겠지 싶었고, 시어머니는 저희 먹으라고 이것저것 음식을 싸고 계시는데 갑자기
이따 올라가면서 시원한물 먹게 냉장고에 넣어두자... 하시는거에요...
응?... 무슨 말씀이시지...
그러고 옷입고 준비하던차에 시어머니가 누군가와 통화중에 오늘 서울 올라간다 하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남편보고 살짝 물어봤어요. 어머니 우리랑 같이 가냐고...
남편 그제서야... 어제 어머니께 말씀드렸다며 나한테 얘기 못했다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후...;;
시어머니 병원갈일 있으셔서 오늘 서울에 올라오시긴 하셔야 했어요.
그걸 생각해서 남편은 그냥 같이 나서자고 한거 같구요...
아까 설거지 하다 동서가 머뭇한게 동서도 알고서 제가 모르고 있는걸 눈치채고 말 못한거였던거에요.
전 화가 날대로 나더군요...
이사람은 내가 그냥 그림자인가... 병풍으로 생각하나 싶은게...
저래놓고 미안하다 한마디로 끝낼셈이었고, 밥도 술도 잘 먹던 사람이었어요.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납니다.
그 시어르신들 함께 차 타고 가면서도 같이 집으로 가는것도 몰랐고,
시어머니가 같이 우리집에 오는것도 몰랐고...
예전에도 시댁일에 제 의견 묻지도 않고 자기혼자 결정했던 적이 몇번 있어서 얘기를 했었어요.
제발 그러지 말라고... 내가 알고는 있어야하지 않냐고...
그때는 알겠다고 해놓고는 또 이러네요.
집에 도착해서 우리 먹으라고 싼 음식들... 어머님이 제 냉장고 간섭하시며 정리 같이 했어요.
남편은 방에서 컴 하시고...
다 끝내고 밥 준비해놓으니 수고했다 한마디 하네요.
냉장고 코드를 지금 뽑아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가 지금 생리중이라서 제가 너무 예민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