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저는 의사도 아니고 전공도 이공계나 화학과는 무관합니다. 그러니 제 글은 참고로 보시고 절대적으로 안믿으셔도 됩니다. 다만 뻘소리는 제 스스로도 싫어해서(남들이 뻘소리 하는것도 싫어합니다) 과학적인 근거없는 얘기는 아예 하지 않습니다. 그점만 기억하시고 이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제 전공은 심리학입니다.
심리학 이론중에서는 재미있는 이론이 몇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인지부조화"입니다.
아마도 이전에 라면황 교수(ㅋㅋ)때 인지부조화에 대한 글이 인터넷에 떠돌던것으로 기억하는데 뭐 전 귀찮아서 솔직히 라면황 관련 글이 넘쳐났기 때문에 안읽었습니다. 뭔 내용인지도 기억 잘 안납니다.
사실 인지부조화는 쉽게 설명하려면 쉽고 어렵게 설명하려면 한참 걸립니다.
쉽게 이해하시려면 "사람은 일관성있게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게 인지부조화 이론입니다. (인지 부조화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라고 말하지요)
심리학의 이론은 과학을 내세우긴 하지만 완벽하지 않습니다. 사회과학의 이론들은(엄밀하게 말하면 심리학 전공자들은 자신이 사회과학이 아니라 그냥 "과학"이라고 말합니다) 자연과학의 이론들처럼 완벽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예외가 있고 일종의 가설에 불과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인지부조화 이론도 필요에 따라서는 수정될수 있고 틀린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유용하게 쓰일수 있습니다. 반론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절대적이 아니라는걸 미리 말하는 것입니다.
인지부조화를 발견하게 된 실험이 있는데 이건 넘 길고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네이버에서 "인지부조화"를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시험~~ 어쩌고 하면서 유명한 실험이 있을겁니다.
인지부조화를 간단하게 말하면 이런겁니다.
"공부 잘하는 애가 착하다" 라는 것입니다.
이게 어떻게 인지부조화가 되느냐? 다시 말해서 이게 왜 일관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되느냐..
간단합니다.
공부 잘하는것과 착한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전혀! 별개입니다. 상관없습니다.
근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부 잘하면 착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일관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입니다. 인지부조화의 가장 큰 예입니다.
요새는 "이쁜게 착한것" 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지요. 이것도 역시 인지부조화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쁜것과 착한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많은 사람들은 같은 것으로 연관지어서 생각합니다.
한국 속담에 있는 "싼게 비지떡"이라는 이 속담이 바로 인지부조화의 가장 강력한 예입니다. ㅋㅋ
인지부조화는 쉽게 이해가 되시죠? 그럼 이게 왜 화장품과 관계가 있느냐?
아니 관계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서 "비싼 화장품이 좋은것이다" 라는게 인지부조화 라는 것입니다.
화장품이 비싼것과 화장품이 좋은 것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화장품이 비싸면 그 제품이 좋은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인지부조화입니다.
이런 심리적인 현상때문에 화장품가격이 그렇게 비싸지는 것입니다. 화장품 뿐 아니지요..
물론 비싼 제품이 더 좋은 재료와 더 비싼 원료와 더 어려운 공법을 이용해서 잘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의 제품은 그러합니다.
예를들면 만원짜리 제품과 10만원짜리 제품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들은 10만원짜리 제품들이 더 좋은 재료를 이용해서 만듭니다.
근데 애석하게도 화장품은 조금 다릅니다. 화장품에 들어가는 원료의 경우 국가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 정해진 원료들 중에서 피부에 효과가 있다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성분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많지 않은 효과적인 성분들 중에서 비싼 성분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아주 저렴한 거의 원가를 따지지 않아도 되는 성분들이 많습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효과는 있다고 입증된 성분이고..
오히려 비싼 성분들은 제대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아래의 가짜약 효과에서 말하듯이 전혀 효과를 증명되지 않고 심리적인 만족외엔 전혀 효과가 없는) 가격만 비싼 성분을 넣은 경우가 많습니다. 뭐 그런 비싼 성분을 넣어도 어짜피 많이 넣는것도 아니니까.. 원가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죠.
사실 "좋은 화장품"이라는 정의만큼 어려운것은 없지만 이 정의를 먼저 내려야 하지만 그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지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비싼 화장품은 사람들이 효과가 좋은거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반대로 싼 화장품은 사람들이 효과가 없는 거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근데 화장품이라는건 어짜피 효과라는건 거의 없습니다. 사람들이 효과를 믿기 때문에 효과나 있다고 착각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런 착각과 플라시보 이팩트가 합쳐져서 비싼 화장품이 좋은 화장품으로 등극하게 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20만원짜리 설화수 크림을 쓰고 트러블이 나면 "내 피부에 안맞는갑다" 라고 생각하고 아무 말 없이 있지만..
5천원짜리 미샤 크림을 쓰고 트러블이 나면 "역시 싸구려라서 안좋아"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는 동네방네 "역시 미샤! 싼게 안좋아요~~" 라고 떠들고 다니죠..
이런 현상때문에 비싼 제품은 더 인정받고 싼 제품은 더 외면받을수 밖에 없습니다. 안타까울 뿐입니다.
전 솔직히 비싼 화장품을 만드는 브랜드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네들도 화장품이 전혀 효과없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화장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저보다 더 많이 배운 사람들이고 원재료나 화장품 성분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네들도 자신들이 만드는 화장품이 피부에 별 효과가 없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근데도 왜 화장품을 그렇게 비싸게 만들고 대단하게 광고를 하느냐.. 간단합니다.
먹고 살아야죠.. 게다가 비싼 제품 만들면 알아서 사람들이 낚여줍니다.
"이건 비싸니까 좋은거야~~" 라고 줄줄이 낚여서 좋아합니다.
화장품 회사가 가짜약 효과나 인지부조화 이런 심리학 이론들을 모를까요?
제가 알기론 경제학이나 경영학에서 전공필수중 하나가 심리학입니다. 게다가 마케팅이라는건 사람 심리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제가 말하는 내용을 잘 알고 있습니다.(저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겁니다) 그리고 판매에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솔직히 저도 이런 글 써봐야 좋을거 하나 없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비싼 제품 쓰시는 분들은 "내가 잘 쓰고 있는데 니가 왜 찌질거리냐! 솔직히 너 비싼 화장품 쓸 돈 없으니까 찌질거리는거 아니냐!" 라고 말할 뿐이지요.
진실을 말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멍청한 심리를 이용해서 돈을 벌어먹는게 더 현명한 일입니다.
화장품 회사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10만원짜리 만들어놓으면 잘 팔립니다. 100만원짜리 만들어서 내놓으면 아무런 효과도 없는거 돈많은 사람들이 사갑니다. 돈없는 사람들은 그냥 부러운듯이 쳐다보지요. 아니면 조금 무리해서 샘플이라도 싸게 구입하려고 합니다.
아무리 비싸도 화장품은 과학적으로 효과를 입증할수 없습니다. 화장품은 약이 아닙니다. 화장품의 효과는 플라시보 이팩트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아무리 말해봐야 소용 없습니다. 사람은 언제나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비싸면 좋은거라고 철썩같이 믿습니다.
여러분은 이 글을 보시고 "내가 이 사실을 비싼 제품 쓰는 사람들에게 말해야겠다!" 라고 절대 생각하지 마세요. 그냥 "아 사람들이 저렇게 멍청한 행동도 서슴치 않으니 저런 심리를 이용해서 돈이나 벌어 먹어야겠다" 라고 생각하시는게 맘 편합니다. 화장품 회사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게 현명한 짓입니다.
괜히 말해봐야 비싼 화장품 쓰는 사람들에게 욕만 얻어먹을 뿐입니다.
그네들은 철썩같이 비싼 화장품의 효과를 믿고 있습니다. 인지부조화와 플라시보이팩트 때문이지요.
[나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마라] 책을 쓴 폴라비가운이 더이상 책을 업데이트 하지 않는 이유가 자신이 그 책을 쓰고나서 화장품 회사들이 워낙에 지랄을 해서 더이상 개정판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지요.
당연한겁니다. 자기네들 돈 벌어먹는데 방해되는데 곱게 보일리 없죠. 화장품 회사만 지랄하는게 아니라 그 화장품 잘 쓰고 있고 효과있다고 철썩같이 믿는 사람들에게도 공격 많이 받았을겁니다.
이런게 인간세상의 재미나는 현상중 하나입니다. 진리는 언제나 인정받는건 아니랍니다. ^^
ps.
"행복"이라는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행복은 주관적입니다. 절대 객관적이 아닙니다.
사글세 살면서도 행복할수 있고 타워팰리스에 살면서도 불행하다고 생각하고는 뛰어내릴수도 있습니다.
이런것처럼 개개인의 만족감이라는것 특히 화장품을 쓰면서 느끼는 주관적인 만족감이라는것도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무조건 비싼 화장품을 쓰는것이 어리석다고는 말할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화장품이 비싸다고해서 그게 "효과"가 있는 것이거나 "고기능성"이라고 말하는것은 틀린 것입니다. 그냥 자신이 만족감일 뿐이고 그걸 충족시키기 위해서 비싼 제품을 쓰는 것 뿐입니다.
이런 글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난 비싼 제품을 쓰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그건 개인의 선택이고 그 선택은 존중받아야 합니다.절대 특정브랜드나 고가 화장품 쓰시는 분들을 공격하기 위해서 쓴 글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제품들을 만들고 광고하는 사람들이 비양심인것이죠.(하긴 뭐 먹고 살아야하니...)
하지만 그 제품이 "효과가 있다"라고 말하거나 "고기능성" 이런 얘기를 하면서 추천하는것은 별로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뷰 티
아름다움 유지라는 영원한 숙제를 함께 풀어보는 마당
화장품과 심리학 - 비싼게 좋은것! (인지부조화)
jk |
조회수 : 5,997 |
추천수 : 207
작성일 : 2007-03-20 02:22:53
- [뷰티] 자외선 차단제 그것을 .. 5 2011-04-22
- [뷰티] 왜 어째서 WHY? 화.. 14 2011-02-15
- [뷰티] 계면활성제!!! 그것을.. 7 2010-11-15
- [뷰티] 자외선 차단제 그것을 .. 10 2010-06-1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란
'07.3.20 8:55 AM지당하시고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역시 jk님 이십니다.
2. 상구맘
'07.3.20 10:07 AM공감가는 글입니다.
3. 티파니
'07.3.20 10:40 AM저도 님 글 일고 고가화장품에 대한 맹신을 접고
저가의 국산으로 바꾸고 경제적으로 윤택해졌습니다^^
근데 이것도 플라시보 효과인지요?
피부가 한결 나아졌거든요..4. 브룩쉴패
'07.3.20 12:03 PM제가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것을 명쾌하게 설명해주셨네요.
심리학... 정말 매력있는 학문입니다. ^^5. 김수열
'07.3.20 10:42 PM이 모든것을 안다고 자부하면서도 10년 넘게 벼르던 시슬리로션을 결국 사서 바르며 스스로 만족하는 이 여자의 심리는 뭔지...-_-
6. 발짱...
'07.3.21 10:34 AM저도 그책읽었어요~ 나없이 화장품사지말라... 진짜 기가 막히더군요..
제가 메이크업 강좌를 조금 들었었는데 그 선생님도 진짜 별 성분없다고 비싼거 사서 바르지말고 차라리 그돈으로 온몸에 명품 휘감고 다니라하더군요.^^ 그게 더 뽀대난다고^^
근데... 주위 사람한테 이말해도 말도 안통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저 혼자만 그냥 알고있고 혼자만 실천한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