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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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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의 예로 본 유아기 상징놀이의 중요성

| 조회수 : 4,878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09-13 23:41:21

제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이건 뭘까?

안방 옷장 문에 매달린 트랜스포머 로봇이다. 일명 "배드 가이" 라서 코난군이 체포 구금한 상태이다.

DSC_7015.jpg


이 녀석은 오즈의 마법사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서 코난군이 자기 방에다 손수 제작한 "스캐어 크로우" (허수아비 라는 단어는 아직 모른다) 이다. 갈색 털이 허수아비의 지푸라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미국 허수아비는 T 자형 나무 막대기에 양손과 발을 묶어서 고정시킨 형태라서, 상당히 실제의 모습과 닮은꼴이다.

DSC_7014.jpg


이건 거실 탁자 다리에 묶여있는 또다른 배드가이.

DSC_7012.jpg


추석 특사로 석방된 것인지, 아니면 프리즌 브레이크를 감행했는지 확실치 않은 셰리프 우디. 다른 배드가이는 생긴 것도 좀 괴물같고 늘 배드가이 역할만 맡는데 반해, 코난군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토이 스토리> 의 주인공인 우디는 배드가이가 되기도 하고, 배드가이를 무찌르는 폴리스가 되기도 하는 등 배역에 변화가 많다.

DSC_7013.jpg


만 2세가 지나면서 어린이는 상징적 놀이를 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생기고, 처음에는 자신을 이용해 다른 사람인 척 하는 수준의 상징 놀이를 하다가 (팔을 앞으로 쭉 뻗은 채로 달리면서 슈퍼맨 흉내를 내는 것이 좋은 예이다), 나중에는 사물을 이용해서 상징 놀이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고 피아제를 비롯한 인지발달 심리학자들이 말했다 :-).


상징놀이는 만 3세부터 5세 까지, 즉 유치원기 연령의 아동기에 절정을 이루는데, 이를 통해 어휘력, 사회성, 신체, 정서 발달이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읽기와 쓰기 능력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코난군의 예를 들자면, "배드가이" 와 "폴리스" 의 전형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학습하고, 폴리스가 배드가이를 잡아서 감옥에 가두는 행위로부터, 무언가 알 수 없는 위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도 한다. (언어+사회+정서 발달)

"꽁꽁" 묶는 것과 "기냥" 묶는 것의 뉘앙스를 자신의 손가락 근육을 조절하면서 알게 되고, 굵은 밧줄, 가느다란 노끈 등의 다양한 재료로 탁자 다리, 침대 다리, 문 손잡이 등에 각종 다른 모양의 배드가이를 구금하다보니 소근육 운동에도 도움이 된다. (언어+신체+공간지각능력 발달)

아직 혼자 힘으로 매듭을 묶을 수는 없지만, 매듭의 양 끝을 다시 매듭 속으로 끼워넣어서 매듭이 풀리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기도 했다. (문제해결능력)

이러한 손가락의 소근육 발달과 눈과 손의 협응력 발달은 나중의 쓰기 능력 향상을 위한 밑거름이 되고, 왼손과 오른손을 교차하고 번갈아 사용하는 과정은 좌뇌와 우뇌의 분화를 도와서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기초가 형성된다. (문해 능력 발달)


가끔은 아빠 엄마에게 배드가이가 되라고 시키기도 하는데, 양손과 발을 꽁꽁 묶여서 제법 긴 시간 동안 지내다보면 불쌍한 인형들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다.

늬들이 고생이 많다!

하지만, 마음씨 고운 코난군은 이렇게나 많은 인형을 아래층 거실에서 윗층 안방까지 모두 데리고와서 "무비" 를 보여주는 호강도 시켜주기도 한다.

바른 자세로 앉아서 영화를 감상하는 운좋은 인형 친구들.

DSC_7016.jpg




2011년 9월 13일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모로 애국
    '11.9.15 10:59 AM

    오호.. 코난군은 인형이 많군요.
    저도 아들에게 인형을 좀 사줄까봐요. 관심을 안주길래 안사줬는데..........
    인형도 성격형성이나 기타 활동에 도움이 되나요?
    전 배변활동할 때 필요할래나 싶어서 서너개만 사줬거든요.

  • 2. 소년공원
    '11.9.15 2:54 PM

    앗, 미모로 애국님 오셨군요!
    반갑습니다.

    저희 아이가 딱히 인형을 좋아하거나 관심을 보여서 많이 사주었다기 보다는, 여기저기서 선물로 인형을 많이 받았어요. 사실은, 저기 사진에 있는 것보다 두 배는 더 있다는... ㅋㅋㅋ

    그런데 인형이 많으니까 상징놀이에 큰 도움이 되기는 하더군요.
    요즘 코난군이 필 꽂힌 놀이는, 영화를 보고나서 인형들에게 각자 배역을 주고 영화 내용을 재연하는 건데요, 나름, 생김새가 비슷한 배우를 뽑아서 세밀한 연기를 펼치곤 해요.
    저 위에 보이는 녀석들 중에는 저래뵈도 피터팬도 있고, 후크 선장도 있고, 알라딘과 원숭이 아부도 있고, 버즈와 우디도 있답니다.

    아이가 관심이 없는데 일부러 굳이 사줄 필요는 없겠지만, 이웃이나 친척이 더이상 갖고 놀지 않는 인형을 얻어다주면 - 코난군 인형 중에 절반은 새것으로 선물받는 것, 나머지 절반은 쓰던 것을 물려받은 것입니다 - 좋은 놀이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배변활동 할 때 인형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시나요?
    저는 그런 식으로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어서요.
    ^__^

  • 미모로 애국
    '11.9.15 6:00 PM

    책이나 웹서핑하면서 알게 된 건데요,
    인형을 유아변기에 앉게 한 후 아이에게 "이제 여기에 쉬야(혹은 응가~) 하는거야."라고 말하면서
    아이 모르게 인형 뒷편에서 물을 담은 봉지를 터뜨려서
    마치 인형이 변기안에 소변을 본 것처럼 역할놀이를 하면 배변훈련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25개월째 열심히 살고 있는 제 아들 만두군은 본체만체하고 있어서
    그렇게 많은 곳에서 주장하는 '인형을 통한 배변훈련활동'은 다 거짓이던가... 하고 있어요.
    한국내에서는 잘 알려진 배변훈련 과정 중 하나인데 미국은 배변훈련을 어떻게 시키나요?

  • 소년공원
    '11.9.16 5:31 AM

    아~ 그런 방법으로 활용하는거군요!

    흠... 이제 25개월 아이에게 배변훈련이라니...
    선행학습을 너무 미리 하시는 것 아닌가요? 후후후

    미국식? 혹은 제가 코난군의 기저귀를 떼도록 한 방법? 이랄 것도 없는 이야기는 아래 잠오나공주 님 댓글에 써볼께요.

  • 미모로 애국
    '11.9.18 12:06 AM

    25개월에 배변훈련이 이르긴한데 만두군이 아토피가 있어요.
    기저귀가 닿는 아랫배 부분이 언제나 벌겋습니다.
    천기저귀도 해보고, 다양한 일회용 기저귀를 모두 써봤는데 결론은 그냥 빨리 배변훈련시켜서
    면팬티입히자.. 에요.
    그런데 만두군은 이런 엄마의 바람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

  • 3. 잠오나공주
    '11.9.16 2:19 AM

    저도 미국의 배변훈련이 궁금한 36개월 남아의 엄마랍니다..
    우리 아이 친구들은 다 기저귀를 뗐네요..
    저는 사실 아직도 시도도 안하고 있습니다.. 몇 번 물어봤는데 싫다고만 하네요..

  • 소년공원
    '11.9.16 5:55 AM

    미국사람들은 - 물론 안그런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제가 아는 대다수의 부모들은 - 아이의 배변훈련에 상당히 느긋한 자세를 가지더군요.
    미국 유아교육협회에서도 아이가 준비가 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것을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고 주장하구요.

    미국에서는 세 돌 전에 기저귀를 떼면 아주 빨리 뗀 거라고 생각할 거예요.
    코난군도 그렇고 같은반 친구들도 대부분 두 돌 이후에나 배변훈련용 기저귀 (미국에선 끌어당겨 올려서 입는 기저귀라고 "풀업" 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에서는 "팬티형 기저귀" 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를 입기 시작하고, 대소변을 완벽하게 - 그것도 낮 시간에만 - 가리는 것은 세 돌이 넘어 네 돌이 될 때까지도 가능한 아이가 있고, 실수하는 아이가 있고 그래요.

    저는, 미국/한국 어느 나라의 배변훈련이 더 나은지 따져보고 선택을 한 것은 아니구요.
    그냥 코난군은 태어나서부터 뭐든지 지가 정한 때에 지가 스스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성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예를 들면 모유를 일부러 끊어야겠다고 노력할 필요도 없이 첫 돌이 지나고부터 모유를 안찾는다든지, 밤에 자다가 우유를 꼭 한 컵씩 마셔야만 하던 습관도 언젠가부터 스스로 이젠 우유를 안먹고 대신에 물을 먹겠다고 한다든지, 등등...
    그래서 언어습득이 평균의 아이들보다 약간 늦어도, 낯선 사람에게 경계심을 보이는 성향이 남달리 강해도, 음식을 먹는 습관이 극도로 까다로워도, 그냥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하고 기다리는 것이 조바심 나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역시나 아빠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코난군은 자기가 정한 때에 위의 모든 것들이 다 좋아지더라구요.

    배변훈련 이야기로 돌아가서, 코난군은 이제 11월이면 네 돌이 되는 나이인데, 기저귀를 뗀 것은 지난 여름이었어요.
    42-43개월의 나이니까 한국의 보통 아이들에 비하면 엄청 늦은거죠?
    그 전에는 아빠나 엄마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코난군에게 '너도 여기다 한 번 해볼래?' 하고 물어보는 정도만 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코난군이 자기도 "토일렛"에다 "피피"를 하고싶다고 하더군요. 아마 유치원에서 친구들이 하는 걸 보니 좋아보였나봐요.
    그래서 옷을 내리고 변기 앞에 서거나, 변기 위에 앉는 것을 몇 번 도와주기만 했는데 지금은 혼자서 능숙하게 잘 하고 있어요.

    저희집 배변훈련 - 이라 말하기에도 민망한 - 이야기... 정말 싱겁죠? 후후후
    그런데 이렇게 느긋하게 아이를 키우니까 부모도 아이도 스트레스 안받고 좋은 것 같아요.

  • 4. 골든레몬타임
    '11.9.16 8:31 AM

    아이는 모든 곳에서 배운다는걸 느끼게 해주네요.

    19개월 우리 아가도 마시던 우유를 소꿉냄비에 쏟아부으면서
    소근육,대근육을 발달 시켜요..
    좋게 봐줘야 겠네요.^^
    (웃자고 한 소리랍니다.)

  • 소년공원
    '11.9.21 1:13 AM

    아이고~ 웃자고 하신 소리라니요!
    아주 지당하신 말씀이지요.

    물이나 모래 같은 오픈 머테리얼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개방형 놀이감?) 이 아이들 대소근육 발달은 물론이고 지능발달, 언어발달, 등등 각종 발달에 큰 도움이 된대요.
    일부러 비싼 장난감 사주시지 마시고 집안 곳곳에 널려있는 소재를 활용해서 아이를 놀게 해주세요.

  • 5. 마님
    '11.9.20 12:09 AM

    뽀로로를 보며 자신도 하늘을 날아보겠다고...

    부채를 양손으로 잡고 "엄마~ ㅇㅇ도 훨훨 날고 싶어"라고 말하는 아들넘을 보며..

    귀엽다는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아~ 이제 베란다에는 얼씬도 못하게 해야겠구나 싶어 베란다 문을 꽁꽁 잠그는 엄마입니다...

    전 아이의 상징놀이가 무서워요~~ ㅋㅋ



    미모로 애국님~

    아이 목욕시킬때 샤워기의 물을 아이에게 향하게 하고 '쉬~' 해보세요...

    그렇게 해서 쉬~ 하면... 아이는 기저귀를 벗고도 쉬를 할 수 있는 아이....

    그 담에는 아빠처럼 쉬~ 하기 연습하면... 변기에 쉬 할 수 있는 아이.... (여기까지는 엄마가 시간간격으로 쉬야 하러 가자 하기..)

    그 담에는 쉬하고 싶을때는 엄마에게 말하기.... 형아는 역시 달라!! 이러면서 칭찬 만땅~

    저희는 이렇게 해서 아기 변기 사용 과정 없이 바로 화장실 가서 쉬야하고 응가해요.. 이런 방법도 써 보세요.. ^^

  • 미모로 애국
    '11.9.30 4:28 AM

    물소리를 들으면 쉬야 욕구가 생긴다길래 가끔 시도는 하고 있는데
    아이는 샤워기를 가져가면 가슴을 불쑥 내밀면서 장난을 쳐요. 아직 진리를 깨닫지 못한 듯... -_-;;

    그래도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씀이니 다시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변기에 앉혀주면 힘주는 시늉은 하는데 그건 그뿐, 그냥 씩- 웃으며 내려와요. -ㅁ-

  • 6. 소년공원
    '11.9.21 1:15 AM

    뽀로로처럼 하늘을 날고 싶은 아이...
    무슨 동시 한 구절 처럼 아름답게 들려요.

    베란다 문은 잘 단속하시구요 ^__^

    저희 아이도 아기 변기 건너뛰고 바로 화장실 사용하고 있어요.
    아주 편하고 좋더군요...
    (네, 제가 좀 게으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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