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돈대보이? 아니, 아빠는 플레이보이!!

[소년공원]

제가 대학다닐 무렵에 Donde Voy~ 하는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었어요.
스페인어로 "어디로 가고 있나요?" 하는 말인데, 친구들끼리 은어로 "돈 대주는 보이, 즉 만만한 물주" 라는 뜻으로 낄낄대며 쓰곤 했던 말이기도 해요.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아빠는 아침부터 밤까지 직장에서 바쁘게 일하고, 엄마는 아이들을 위해 집에서 음식을 준비하거나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아이의 유치원이나 학교 생활을 뒷바라지 하는 것이 흔하겠지요?
그러다보니 가정에서 아빠의 주요한 역할은 "돈대보이" 가 되고마는 슬픈 현실이지요.

하지만 그건 아빠 엄마가 크게 잘못하고 계신 거예요.
아이의 양육과 교육에 있어서 아빠의 역할은 엄마의 역할과 동등하게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아이들은 아빠와 노는 것을 그 무엇보다 즐거워해요.

엄마는 아무래도 집안살림을 해야하다보니, 집을 마구 어질르면서 노는 것을 꺼려하기가 쉬워요. 그리고 아이와 놀아주는 짬짬이 배추 절인 것을 뒤집어야 한다든지, 빨래에서 쉰내가 나기 전에 꺼내서 널어야 한다든지, 하는 자잘한 일로 놀이의 맥이 끊기기가 쉬운데 아빠는 이런저런 방해없이 왕창 오랜 시간 집중해서 아이와 놀아줄 수 있잖아요.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아빠는 엄마보다 힘이 세지요.

주중에는 도저히 시간이 안나서 아이와 놀아줄 수 없는 아빠라면 주말중에 단 하루 반나절 동안만이라도 시간을 내서 아이와 함께 놀아주세요.
아이가 엄마와는 다른 성역할을 배우고, 엄마와는 다른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엄마와는 다른 방식으로 나를 사랑하는 아빠로부터 무한한 안정감과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코난군의 사진을 오랜만에 정리하다가 찾은 사진 한 장을 올리면서 세상 모든 아빠들에게 부탁하고픈 말을 썼어요...

아빠가 없는 가정의 아이나 엄마가 혹시라도 상처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족구성원에 아빠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거나, 아빠가 없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어딘가 부족한 환경이라는 뜻이 아니어요. 대신에 엄마의 사랑을 두 배 이상 집중해서 받을 수 있고, 또 조부모님이나 이웃 어른들로부터 충분히 또다른 종류의 사랑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