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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아이 셋을 데리고 20일 여행길에 나선 어머니를 위하여
이번에는 아들 대신 친구처럼 지내는 후배와 함께였습니다.
첫날 서귀포 이마트에 들어갔다 한 아주머니가 제 행색을 보고 올레길 걷느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러면서 당신은 초등학교 4, 5, 6학년 사내아이 셋을 데리고 올레길을 걸으러 왔다 하셨습니다.
첫날인데 어디서 묵을지 정하지 못하고 와 제게 조언을 요청했습니다.
그래, 얼마나 있을 거냐 했더니 무려 20일이라고 하더군요.
그 분은 애들 때문에 도시에서 교외로 이사를 갔다 하셨습니다.
올레길을 아이들 데리고 걷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무작정 비행기 타고
서귀포 신시가지에 내리셨다고 하더군요.
일단 첫날은 찜질방에서 잠을 자려는데 이마트에는 먹을 걸 사러 오셨다고 했습니다.
애들은 밖에 있고.
일단, 20일이나 제주도에 머물면서 올레길을 걷겠다는 그 분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정말 훌륭한 엄마죠.
그래서 제가 아는 한 조언을 해드렸습니다.
첫째, 머무는 기간이 길므로 일단 올레 1코스부터 걷는 게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찜질방에서 자지 말고 1코스 쪽으로 가서 숙소를 정한다. 그리고 매일 숙소를 옮겨다니는 것보다 한 숙소에서 며칠씩 머무는 게 편하다.
둘째, 올레를 완주하려 하지 말라. 현재 올레코스는 18-1코스까지, 20여 개 코스가 있는데 하루 한 코스씩 잡으면 물론 걸을 수도 있겠지만 완주를 목표로 하지 말라. 진정한 올레길의 뜻은 완주에 있는 것이 아니다.
셋째, 올레길 말고도 한라산, 비자림숲, 사려니숲, 거문오름 등 아이들과 가볼 곳이 꽤 된다. 이런 곳들도 어차피 트레킹 코스이므로 같이 하는 것이 좋다.
등등...
설명해 드리면서도 제가 아는 게 그닥 없어 제주올레 사이트를 참조하라고 말씀드리고, 제 전화번호도 드렸습니다만 못내 헤어지기가 아쉬웠던 것은 조금만 계획을 해서 떠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제주올레는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길입니다.
얼마 전 제 부끄러운 일 때문에 마음이 오랫동안 괴로웠습니다.
다른 사람도 그런다,는 것은 변명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다시 제주올레길을 걸은 것은 그러한 나를 반성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돌아와 다시 파리쿡에 글을 올립니다.
다시 마음의 평화를 찾았습니다.
이번에 길을 걸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이 길을 오롯이 혼자 걷는다면,
이 길을 오롯이 아이와 걷는다면,
이 길을 오롯이 남편과 걷는다면
이 길을 오롯이 친구와 걷는다면
세상은 정말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초등학생 사내아이 셋을 데리고 지금도 열심히 제주올레길을 걷고 있을 한 어머님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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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rning
'10.7.28 11:41 PM그동안 안보이셔서 궁금했습니다 ^^
2. 물빛
'10.7.29 1:45 PM저도 토요일에 제주도 갑니다.
저도 비자림숲 추천이요~
넘 좋와요3. 올리브나무사이
'10.7.30 9:59 PM안녕하세요. 모닝님. 감사합니다.^^ 물빛님 저도 지난주에 비자림숲 걷고 왔습니다. 혹시 시간되시면 거문오름 다녀오세요. 그곳은 미리 예약하고 가야하는데요, 그곳 선흘리 이장님께서 해설사 역할을 아주 잘해주고 계십니다. 좋은 제주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4. plumtea
'10.8.20 10:26 PM뜸하게 글을 올리셔서 여기 이렇게 적어도 글을 보실까 싶어요.
책 내신단 말씀에 초판 1쇄 샀습니다. 아마 책 나오자마자엿던 거 같아요. 잘 보았어요. 줄줄이 어린 것들이 셋이 딸려 언젠가는 갈 수 있을거야 그렇게 희망만 가져봅니다.^^ 그날을 위해 예습중이구요.^^
며칠 전엔 cbs 김동규씨 진행하는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 아드님 목소리 들었어요. 똘똘하게 잘 말하던데요.^^5. 올리브나무사이
'10.8.23 4:43 PM오랫만에 들어왔더니 댓글이 있네요.^^책도 읽어주시고,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라디오 방송에 아들이 나온 것까지 어떻게 아시는지.... 혹시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신지... ^^
6. plumtea
'10.8.24 1:51 AM저 나무님 개인적으로 몰라요^^ 제가 그 프로그램 애청자였지요^^ 그런데 책 읽다보면 아드님 프로필 나오잖아요. 음...cbs어린이 합창단, 학교소개하고 이름 나오길래 아하! 싶었어요. 그날 김동규님이 또 말할 기회도 여러번 주시더라구요^^
7. 올리브나무사이
'10.8.24 8:38 PM굉장히 영민하시군요.^^ 그런 세세한 것까지 다 기억하시다니.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