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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JoHari Window

| 조회수 : 1,835 | 추천수 : 161
작성일 : 2010-01-22 13:12:00
자아상을 이야기할 때마다 나는 내가 되고 싶은 나, 나라고 믿고 있는 나, 그리고 실제의 나 사이가 얼마나 멀고 차이가 있는지를 느낀다. 내가 되고 싶은 나는 내가 살면서 지니고 있는 희망이고, 나라고 믿고 싶은 나는 실제의 내 모습과 무관하더라도 나는 아마 이런 사람일 거라고 믿고 싶은 마지막 보루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이 두가지의 모습과 실제의 나는 상황에 따라 공집합이 적을 수도 있고 비교적 많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완전히 일치하지는 못하는 서글픔이 늘 있다.

JoHari's Window 는 우리의 모습을 네가지 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심리학적 도구이다. 네개의 부분을 구분하여 표로 만들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알지 못하는 모습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는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즐겨 사용하는 생각의 도구이다.

먼저, 나도 알고 있고 남들도 이미 알고 있는 내 모습이 그 첫 부분이다. 대외적이고 공개적인 나의 모든 면이 여기에 포함된다.

두번째는 나는 알고 있지만 남들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내 모습이다. 외부의 압력이나 부면 상황에 의해 남들에게 미처 보일 수 없었던 나의 모습이 여기에 해당된다. 사람마다 이 부분이 크고 작음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세번째는 나는 모르고 있고 남들만 아는 나의 모습이다. 나도 모르게 내보이게 되는 나의 고유함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남들에게 강하게 작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 때로는 내가 이부분에 썩 쉽게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나도 모르고 남들도 모르는 나의 모습이다. 이 부분을 신의 영역이라고 하기도 한다. 사람의 눈이나 가치판단으로는 미처 볼 수 없는 나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엄마로서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나도 알고 아이들도 아는 나의 모습은 일상에서 날마다 부대끼며 보여주며 느껴지는 모습이다. 먼 훗날 아이들이 장성했을 때에는 아마도 이 부분이 가장 많이 그들의 기억에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나는 알지만 아이들은 미처 모르고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 내 맘은 그게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게 화부터 내고 아이를 제대로 이해해주지 못하고 돌아섰을 때 돌덩이 하나가 눌러대듯이 알싸한 가슴 한귀퉁이, 사랑의 매라는 이름 하에 작고 여린 엉덩이들에 회초리가 떨어진 날 밤에 나혼자 흘리는 눈물, 어쩌다 긴 출장을 떠나면 아이들이 눈에 밟혀 눈물을 찔끔거리는 수많은 밤, 이론적으로는 잘 설명할 수 있으면서도 가슴에서는 아직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서 날마다 저지르는 수많은 실수로 인한 좌절...내게는 너무나 익숙한 것들이지만 내 아이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한 부분이다. 저희들이 엄마가 되기 전에는 아무리 설명해도 알 수 없는 얘기들일 것이다.

나는 모르지만 아이들만 알고 있는 나의 모습이 분명 있으리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어휘가 부족하고 논리가 부족해서 설명하지 못하고 아이들의 가슴에만 묻혀있다가 언젠가는 튀어나올 이 부분이 두렵지 않다고 말할 자신이 있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내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그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여과장치를 통해 보여지고 느껴지는 나는 어떤 엄마일까. 내가 아이라면 나와 같은 엄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마지막 부분인 나도 모르고 아이들도 모르는 나의 모습은 아마도 조물주와 깊이 맛물린 부분일 것이다. 나는 무엇을 위해 태어나 이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고 아이들은 무엇을 위해 나의 자식들이 되었을까, 라는 뫼비우스의 띠l같은 질문이 연속된다.

어쩌면 나는 아이들에게 엄마로서 무언가 많은 것을 해주기 위해 이 아이들의 엄마로 임명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받으려고 이어진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 한가운데에 웅크리고 있는 어린 여자아이에서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이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내 아이라고, 내 것이라고 소유의 집착을 보이기 위해 엄마가 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통해 치유될 내 마음의 병때문에 그 누구도 아닌 이 아이들의 엄마로 이름지어졌는지도 모른다.

네 부분 어느 한 곳을 보아도 마음에 흡족하게 들어오는 부분은 하나도 없는 모자란 엄마인데 무슨 용기로 네 아이의 엄마가 되었을까. 날마다 지적받고 혼이 나면서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꼭 엄마의 포옹이 필요한 아이들을 볼 때마다 엄마인 내가 주는 사랑과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사랑이 얼마나 다른지를 실감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어야 하는데 거꾸로 아이들이 내게 날마다 보여주는 것이 더욱 무조건적이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의 자리가 뒤바뀐 아이러니 속에서 오늘도 아이들이 부어주는 사랑이 에너지가 되어 하루를 버티어 본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안보배맘
    '10.1.23 10:33 PM

    둘째 돌보랴, 내가 하고 싶은 거(TV,컴터 등) 할 때 유난히 매달리는 30개월 큰 애도
    혼낼 때 안기려고 해요.
    직장때문에 주말에만 보러 간 불량엄만데-데려온 지 6개월 정도 됐네요~- 우리 부부를
    누구보다 좋아해주는 제 딸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눈에 보이지만,
    집안살림과 양육에 게으르고 자신없는 전 그 사랑을 온전히 받아주지 못하고 있네요.
    그래도 동경미님 글 읽고 또 한 번 힘냅니다. 작심삼일일지라도^^

  • 2. 말랭이
    '10.1.24 8:35 AM

    내 아이라고, 내 것이라고 소유의 집착을 보이기 위해 엄마가 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통해 치유될 내 마음의 병때문에 그 누구도 아닌 이 아이들의 엄마로 이름지어졌는지도 모른다.


    이부분이 참 맘에 닿네요 동경미님의 아이들중 두명과 제아이들의 이름이 같아요
    글속에 등장 하는 이름을 볼때마다 반갑고 또 글을 읽으면서 이기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저를 향해 다시한번 기대를 걸어 보게 됩니다,,

  • 3. 동경미
    '10.1.24 11:24 AM

    이안보배맘님,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더더욱 아이들의 사랑이 부모의 사랑보다 훨씬 더 무조건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지요.
    엄마가 아무리 야단치고 화를 내어도 그래도 돌아서면 바로 달려들어 안기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참 많이 자책하고 그랬네요.
    아이에겐 엄마 아빠가 하늘이니까요.
    이보 전진 일보 후퇴라는 말이 엄마 역할에 맞는 것같아요.
    이보 앞으로 갔다가 일보 뒷걸음질치고, 그랫다가도 또 기운내서 이보 전진하고...반복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앞으로 가는 거지요^^

    말랭이님,
    저는 아이들을 기르면서 제가 뭔가를 이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랑과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아이들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이 아이들과 나의 인연은 어디에서 시작이 되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 아이들을 기르면서 얼마나 내 마음의 병이 회복되는지네요.
    아이를 기르면서 내 어머니와의 관계도 다시 조명해보게 되고, 엄마로서의 나의 부족함도 제대로 인정하고 바라보게 되고...나를 알아가는 과정인 셈이죠.
    저희 아이들과 이름이 같다니 더욱 반갑네요^^

  • 4. sugar
    '10.1.26 10:12 AM

    '내가 아이라면 나와 같은 엄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구절에서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껴요. 아마도 아이는 제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 저의 뒷모습을 더 기억하며 따라갈 것이라는 생각에...
    저는 사족일수도 있지만 하나 덧붙이고 싶어요. 나는 알지만 남들은 모를 거라고 착각하는 나의 모습, 마치 벌거숭이 임금님처럼요. 아이의 맑은 영혼에 한번씩 제가 벌거숭이임이 비춰질때 부끄러움을 넘어서 동경미님이 말씀하신 '서글픔'이 밀려 들어요. 왜 이리도 덜 된 인간일까하는...
    그런데 동경미님! (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도 기억하면 좋은 12가지)는 이제 끝났나요? 10번째까지 쓰셨지요? 아마도 저말고도 기다리는 사람들 많을 걸요?-제가 맡겨 놓은 것도 아닌데 (흠 나는 역시 좀 뻔뻔해ㅠㅠ...)

  • 5. 동경미
    '10.1.28 11:10 AM

    sugar님,
    나의 모습을 가장 잘 알고 정확하게 아는 사람들은 나의 가족이라고 하지요.
    아무리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잘 봐준다고 해도 내 모습을 가장 진솔하게 대하는 가족들이 나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그게 나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글을 언젠가 읽고 많이 찔렸어요^^
    아이들에게 비춰지는 나의 모습도 아마도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많을 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랑해주니 감동이지요...

    10번까지 쓰고 숨을 돌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12번까지 곧 마쳐볼께요. 기다려주신다니 감사합니다~

  • 6. 보리
    '10.1.28 11:36 AM

    동경미님의 오늘 글을 보니 제가 많이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쁜 막내가 순도 100%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거든요.
    늘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로 이쁘다고 하고 엄마냄새는 딸기냄새 같다고 하죠.
    둘이서 가만히 눈을 마주치고 앉아 있으면 절로 웃음이 입가에 배시시...~

    이 아이에게도 평생지기 친구가 있기를 미리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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