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어떻게해야 잘 놀 수 있을까......
아이들과 노는 방법이 고민이신 분들께 참고하시라고
오래전에 써두었던 글 한 꼭지 꺼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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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5-18 22:10
* 아이들이란……. *
집을 향하여 골목을 돌아설 때 발아래 작은 물체를 발견했다.
쓰레기통에서 굴러 나온듯한 작고 둥근 플라스틱 조각이었다.
무심결에 그 조각을 발로 톡톡 차며 걸었다.
골목을 또 하나 돌아서자 7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 둘이서 아이스크림을 퍼 먹고 있었다.
그 플라스틱 조각은 발로 찰 때마다 드르륵 소리를 내며 땅 위를 굴렀다.
두 아이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 플라스틱 조각으로 향했고 나는 무척이나 재미있는 듯이
그 조각을 발로 톡톡 찼다.
한 아이가 조각이 굴러가는 곳으로 달려가서 자기도 한번 차보려 했지만
내가 먼저 달려가서 발로 밟고 못 차게 했다. 그리고 또 신나게 발로 톡 찼다.
아이는 아이스크림 먹던 것도 잊어버리고 아쉬운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아이스크림 한 입만 주면 한번 차보라고 그러어~~지이~~"
아이는 자신의 아이스크림을 한번 보고 내 얼굴을 한번 보더니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시름 곤도라아~ 이거 얼마나~ 재미있는데~~ 흥~ "
나는 더욱 재미있게 그 조각을 톡톡~ 찼다. 아이는 계속 졸졸 내 뒤를 따라왔다.
못 이기는 체 다시 한 번 제안을 했다.
"아이스크림 한 입만 주우~면~ 차보라고 그러어~~지이~~"
아이는 아이스크림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다가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땟국이 흐르는 손으로 아이스크림을 한 수저 퍼서 내 앞으로 내 밀었다.
순간 갈등. 먹어야 옳으냐 말아야 옳으냐…….
눈을 꾹 감고 땟국물 흐르는 아이스크림을 한 입 받아먹었다.
그리곤 한번 차보라고 했다. 아이는 신이 나서 톡~ 하고 찼다.
조각은 데구르 굴렀고 아이는 또 차려고 달려갔다.
하지만 내가 먼저 가서 발로 밟았다.
"한번만 차보라고 그래짜나~ 이젠 그만 차~"
아이의 얼굴은 실망하는 표정으로 가득했다. 그때 저 앞쪽에서 나와 꼬마의 거래를
심각한 모습으로 바라보던 더 어린 5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다가왔다.
"너도 이거 한번 차보고 싶니?"
끄덕~끄덕~
"그럼 너 이거 가져."
여자아이의 눈이 커지며 입이 벌어졌다.
아이는 자기는 아무것도 거래할 것이 없는데 그냥 갖으라니...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정말이야~ 너 가져~"
아이는 그 쓰레기 같은 플라스틱 조각을 주워 뒤에 있는 동무들에게 달려갔다.
그 여자 아이가 환희에 차서 지르는 소리를 등 뒤로 들으며 터지는 웃음과 함께
집으로 들어섰다.
"이야아~~ 저 아저씨가 이거 나 가즈레에~~~~~~~"
아이들은 정말 어른의 스승이다. 오늘 아이들에게 또 하나를 배웠다.
'행복은 물질의 풍요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강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