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친한 친구의 조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올해 고3으로 수능을 얼마 남겨두고 있지 않은 그 아이는
평범한 일반고에서 평범한, 아니 평균 이하의 성적을 가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모 밑에서 공부에 흥미도 없고 자신도 없는,
어쩌면 이 땅의 수많은 대부분의 아이들 중 한 명입니다.
그 아이를 직접 만나 대화 해 본적은 없지만 친구의 말로 미루어 짐작을 했지요.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에 지난여름 그 아이에게 편지를 써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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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에게......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요즘,
공부하는 스트레스로 많이 힘들지?
점점 다가오는 압박감으로 공부도 손에 잘 안 잡힐 테고...
ㅇㅇ이가 지금 몇 살이지?
고3이니까 19살, 만으로 18살이겠구나.
정말 좋은 나이야.
어른들이 이런 말 하면 전혀 실감이 안 나지?
하지만 정말! 정.말.로. 그래!!
ㅇㅇ이가 보기에 돈 많은 어른들이 멋진 집에서 멋지게 사는 것이 부럽지?
하지만 그 사람들도 ㅇㅇ이가 가진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혹시 ㅇㅇ이는 스스로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야?
ㅇㅇ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돈 많은 부자나 유명한 연예인이 가지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귀한 것, 바로 '기회'야.
ㅇㅇ이에겐 세상 누구보다 더 큰, 무엇이건 마음 먹은 대로 될 수 있는 '기회' 가 있어.
문제는, ㅇㅇ이 스스로 그것을 실감하지 못한다는데 있지.
ㅇㅇ이 뿐만 아니라 네 또래의 아이들 대분이 그걸 못 느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
간혹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기회를 실감하고 그것을 활용하려 하는 몇몇 아이들은
남보다 더 잘 될 확률이 높을 거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기회를 실감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젊은 친구들은
머리에 유리벽을 이고 사는 거란다.
ㅇㅇ이는 유리벽 이야기 들어 봤어?
옛날에 어떤 사람이 실험을 했어.
컵 안에 벼룩 한 마리를 넣고 벼룩이 탈출 할 수 있는지 알아 봤지.
벼룩은 간단하게 튀어 올라 컵에서 탈출 했단다.
그래서 벼룩을 컵에 다시 넣고 이번에는 컵 위를 유리로 덮었어.
그랬더니 벼룩은 튀어 올랐지만 번번이 유리에 부딪쳐서 탈출 할 수 없었지.
그렇게 한동안 시간이 흐르자 벼룩은 튀어 오르더라도 유리에 부딪치지 않을 만큼만
튀어 오른다는 것을 실험자는 알게 되었지.
그 후에 컵을 덮고 있는 유리를 치웠지만 벼룩은 탈출하지 못하고 여전이 그 안에서만
튀어 오르더라는 이야기.
이 이야기가 무엇을 말 하려는 것인지 알겠지?
요즘 네 또래의 많은 아이들은 탈출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데도
자신은 탈출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자신을 과소평가 하는 것 같아.
ㅇㅇ이 머리위엔 유리벽이 없어.
그러니 마음껏 세상 밖으로 튀어 나갈 수 있어.
그래서 멋진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 가며 살수 있단다.
멋진 인생!!
말은 그럴듯하지만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멋진 인생일까?
너무 막연하지?
멋지고 보람된 인생이란,
아마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을 추구하는 것 일거야.
그 일로 돈도 벌고 그 돈으로 나 뿐만 아니라 주위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면 금상첨화겠지?
그렇다면 과연 내가 하고 싶은 일이, 그 일이 나의 적성에 맞고 돈도 벌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것을 찾는 것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일거야.
그리고 찾기만 하면 그것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니까.
왜냐하면 너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좀 전에 강조했잖아. ^^
사실 세상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참 많단다.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냥 눈앞의 일에 급급해서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야.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그렇고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거지.
하지만 일부 일찌감치 하고픈 일을 찾아 그것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거야.
ㅇㅇ이는 당연히 후자의 사람들에 속해야겠지? ^^
그렇다면 결론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어떻게 찾을까... 이것이 되겠지?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한번 해 보는 거야.
해 봐야 내가 하고픈 게 맞는지 아닌지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
생각했던 것과 같은지, 아니면 다른지... 해 보고 맞으면 계속 더 해보면서 깊숙이 들어가 보고
아니면 그만 두고 다른 것을 또 찾아보고...
그런데 이 방법은 한계가 있겠지.
세상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는데 일일이 한 번씩 다 해 볼 수 있을까?
그래서 두 번째 차선의 방법이 있는데,
바로 간접 경험을 해 보는 거야.
간접경험을 하는데 좋은 방법 세 가지를 추천해 줄께.
첫째는, 책...
책속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지?
괜한 말이 아니라 진짜 길이 있단다. ㅎㅎ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좋아.
소설도 좋지만 고전이나, 사회과학, 자연과학, 천문학, 등등
골고루 많이 읽다보면 그 중에 너의 마음이 와 닿는 부분이 있을 거야.
그러면 자연스레 관심이 더 가는 그 분야에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마음이 들고
또 그렇게 좀 더 알아가는 과정에서 네가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요즘은 동네마다 좋은 도서관이 하나씩 있으니까 도서관을 자주 가는 습관을 들이면 좋을 듯...
두 번째는, 영화...
영화도 간접경험에 많은 도움을 준단다.
여러 장르의 영화를 보다보면 책에서처럼 특히 마음에 다 닿는 분야가 있을 거야.
꼭 영화관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으로 좋은 영화 찾아 볼 수 있을 거야.
세 번째는, 멘토와의 대화...
그 길을 먼저 간 사람과의 대화가 좋은 방법이긴 한데 그럴 기회가 흔치 않으니
그 대안으로 멘토와 인생과 진로에 대하여 자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ㅇㅇ이에게 멘토가 있어? 아니면 멘토가 될 만한 사람은??
멘토가 꼭 나이 많고 대단한 사람일 필요는 없어. 주위에서 ㅇㅇ이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해주는 사람, 그러면서 무언가 본받을 만한 것이 있는 사람,
자주 대화하며 ㅇㅇ이 의견을 이야기 할 때 그것에 대하여 코멘트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봐.
친구가 멘토가 될 수도 있어. 좋은 친구는 인생의 정말 큰 재산이거든.
이제 7월도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입시 공부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야 하는 지금,
공부하는 방법이나 요령도 아니고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잔뜩 한 것 같지?
현재 ㅇㅇ이 눈앞에 닥친 대입이라는 과제가 너무 크고 두껍게 다가와서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들이 별로 가슴이 와 닿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으로선 오로지 '대학' 이외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듯이 느껴질 지도 모르고...
지금 내 실력으로 인 서울을 할 수 있을까... 어느 대학을 갈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대학은 실력이 모자라는데... 어쩌나...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목표 대학을 조금 낮춰볼까... 떨어져서 재수라도 해야 하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대학'이 아니야.
대학은 과정일 뿐, 인생의 목표가 아니란다.
너의 인생의 목표는???
시험을 몇 달 앞두고 무슨 쓸 데 없는 소리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어찌 보면 지금 너에게 필요한 것은
너의 무한한 가능성에 맞는 멋진 인생설계도를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해.
목표는 높고 크게 정해.
꿈은 ㅇㅇ이가 정하는 크기만큼 커지는 거니까.
원하는 대학도 인서울이 아니라 '서울대학교'로 정해봐.
나의 실력으로 서울대학교는 '언감생심' 이라고?
'서울대'는 전교 1등을 해도 갈똥말똥이라고??
아니 아니... 머리위의 유리벽!!!
유리벽 치우고 다시 생각해봐.
'서울대학교'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꼭 이번 시험에 가야 한다는 법은 없지.
언제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울대'에 간다는 것이 중요하니까.
대부분의 아이들이 '서울대'에 못가는 것은 가려고 목표로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서울대' 목표로 한다고 '서울대'에 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목표로 하지 않으면 갈 확률은 전혀 없는 거지.
지금 ㅇㅇ이의 실력이 전교 꼴찌라도 상관없어.
전교 꼴찌가 '서울대' 목표로 한다고 그러면 사람들이 웃을 것같다고?
웃으라고 그래, 그리고 유리벽을 깨부수는 거야.
영어 공부가 딸린다면 중학교 영어책부터 다시 보고,
수학이 딸린다면 인수분해부터 다시 시작하고...
무엇을 못하겠어?
이제 겨우 18살인데...??
처음부터 새로 시작한다 한들 무엇을 못하겠어???
ㅇㅇ이 인생은 분명히 ㅇㅇ이가 생각하는 대로 흘러갈 꺼야.
불행하다 생각하면 불행하게,
멋지게 생각하면 멋지게......
정말 ㅇㅇ이가 너무 부럽다.
멋진 인생을 살아갈 ㅇㅇ이가....^^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 ㅇㅇ이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혹시, 유엔에서 아주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지 않을까?
아니면 세계 최고층 빌딩건설을 우리나라 건설사를 대표해서 계약하지 않을까?
아니면 글로벌 기업의 유럽 지사장으로 멋진 활약을 하지 않을까??
상상만 해도 신난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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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를 읽은 ㅇㅇ이 마음은 어땠을까요?
많은 위로가 되고 용기를 얻었다고 답장을 보내왔더군요.
그렇다고 지금쯤 ㅇㅇ이가 크게 변했을까요?
그러리라 생각 되진 않습니다.
물론 편지를 읽는 순간이나 며칠은 어떤 자신감으로 변화를 생각 했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무의식적인 거부감을 느끼고
또 쉽게 잊기를 잘 하기에 ㅇㅇ이 역시 크게 달라지진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한 순간에 사람이 180도 바뀌는 일은 소설에서나 볼 수 있지 보통 주위에서 흔한 일은 아니지요.
그러므로 변화를 바란다면 지속적이고 꾸준한 자극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입니다.
아이에게만 변화를 요구하지 말고 부모를 비롯한 온 가족이 함께 동참해서
조금씩 변화시켜 간다면 우리들의 아이는 그 무한한 가능성을 크게 펼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부모가 아이의 가능성을 막는, 하지 말아야 할 말들.
'우리 애는, 그저 사고나 안쳤으면 좋겠어요.'
'우리 애는, 인서울이나 할 수 있을지 몰라요.'
'우리 애는, 뭐가 되려고 저러는지 원...'
'우리 애는, 속에 능구렁이가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지 인생 지가 사는 거지 부모가 어쩌겠어요.'
'나중에 후회해봐야 정신 차리지.'
등 등......
아이가 아기 때부터 사고를 친 것은 아니었을 테고,
아이가 아기 때부터 공부를 하기 싫어 한 것은 아니었을 테고,
아이가 아기 때부터 말이 없진 않았을 겁니다.
그럼 언제부터, 왜 이렇게 변한 것일까요?
그러면
주이와 진이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요?
- to be contin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