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저는 저의 아이들을 위해 어떤 공부를 어떻게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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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에 다니던 큰아이(주이)가 대입 수능을 몇 달 남겨두지 않았던 3학년 2학기 초.
그때까지만 해도 대학은 학교에서 알아서 잘 지도해 보내 주리라 생각 한 탓에
아무런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물론 장사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탓도 있었지만...)
학교에선 주이의 성적으론 변변한 대학은 힘드니 성적에 맞게 oo 대학에 가라고 했다는군요.
주이의 적성이나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성적에 맞추어서 말이지요.
뒤늦게 주이의 상태를 파악하곤 그때부터 입시에 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대학교에 입학 하는 방법(?) 이라는 것이 정신없을 정도로 많고 복잡하더군요.
가군, 나군, 다군은 뭐고 수시 1차, 2차, 논술, 내신, 최저등급이 어쩌고저쩌고....
그리고 또 주이의 앞날에 대해 같이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앞으로 5년 후 10년 후의 세상은 어떻게 될까...
그때 유망한 분야 중 주이에게 맞는 일은 무엇일까?
당시 시대 상황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2년 여 앞두고 중국 붐이 한창 일어나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올림픽을 치르고 나면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나 규모는 가히 엄청나게 커질 것이고 5년, 10년 후엔
세계 경제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 예상되었고 더불어 중국 관련 학과는 인기가 오르기 시작하였지만
저와 주이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약 5년 후 주이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 즈음까지는 중국의 시장이 계속 커지겠지만 주이가
사회에 나가 실제로 역량 있는 일을 맡게 될 즈음인 그 5년쯤 이후엔 중국의 성장을 넘는 또 다른
시장이 나올것으로 예측하였는데, 그곳이 바로 검은 진주 아프리카였습니다.
아프리카는 프랑스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지역이 많아 불어를 사용하는 곳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어릴 적부터 언어 학습 능력이 남달리 뛰어난 편이고 성격도 사교적인 면이 있는 주이에게 불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 했습니다.
틈만 나면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어른이 되면 우리나라 안에서만 살 생각 말고 전 세계를 무대로
살아가라는 말을 했었기에 해외에서 직업을 갖는다는 것에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주이는 수능을 치렀고,
메가스터디, 비타에듀 등 대입 관련 사이트를 매일 들락거리며 비교하고 분석하면서
여러 대학의 전형방법등과 가상 배치표를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C 대학 불어불문과에
지원 하였고 입학을 하였습니다.
주이 입학식 날.
가게를 비울 수 없어 아내는 가게를 지키고 제가 입학식에 참석했습니다.
제가 굳이 입학식에 간 것은 자랑스러운 주이의 모습을 보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
입학식 이후 행사로 진행되는 교환학생 관련 설명회를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주이가 새롭게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날 저 역시 새로운 공부를 시작 하였습니다.
(제가 새로 시작한 공부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그로부터 2년 후.
작은아이 진이가 고3이 되었습니다.
이젠 예전의 아무것도 모르던 고3 주이 아빠가 아닙니다.
진이에 관한 모든 것은 저의 머릿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매일의 수업시간과 과목 체크는 물론이고, 나이스(학교 정보 시스템)에 접속해서 진이의
모든 전과목 내신 성적을 엑셀로 표를 만들었고 메가스터디에 매일 접속해 수시로 인강
수강 상황과 진도를 체크하고 모의고사 성적도 입력해서 전국 등위를 점검 하였습니다.
이렇게 진서추(진이 서울대학교 입학 추진 위원회)에서 저의 역할을 충실히 하였고 진이는
공부만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현재의 대입 관련 정보는 너무나 방대하고 많아서 고3 아이들이 스스로 그것을 알아보고
공부하기에는 상당히 벅찹니다.
시험 공부하기도 빠듯한 시간에 시험 관련 정보까지 알아가며 공부하라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한마디로 아이에게 ' 어느 대학 갈거니?' 라고 묻는 건 정말 막연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단 말이지요.
어느 대학교, 어느 과를, 어떤 방법(수시, 사정관, 특별, 정시 등등)으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생각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정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고3이 되기 전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어떤 분야로 진출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 어느 과를 선택 할 지 정해두는 것이지요.
그리고 대학의 목표는 가급적 높게 잡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러기 위해선 부모들이 미리미리 공부 많이 하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아이들에게 한 짓(?)을 보고 좀 지나치다 생각 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나름의 생활이 있는데 어떻게 아이에게 모든 시간을 할애 할 수 있는지,
또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일까 생각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의 입장에선 하나도 힘들지 않았고 아이들에게 쏟는 시간은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이런 일들이 바로 저의 취미생활이기 때문입니다.
골프, 등산, 낚시, 마라톤, 음악 등 여러 분야에 취미를 가진 분들은 어떤가요?
자신들의 취미 생활에 쏟는 시간과 정성이 아깝고 힘들던가요?
제 취미의 대상은 바로 아이들이기에 저런 짓(?)들을 스스럼없이 지금도 하고 있답니다. ^^;;
특별한 취미가 없으신 분들은
지금 이 기회에 취미를 한번 가져보시라 권해드립니다. ^^
그건 그렇고,
그렇다면 진이는 과연 서울대학교에 입학 하였을까요?
- to be contin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