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걸 버리자니 아깝고 소중한데, 모아두자니 그냥 먼지만 쌓이게 될 것 같더군요.
그렇다고 바인더에 하나씩 잘 보이게 모아두기에는 작품의 크기도 제각각이고 분량이 너무 많기도 하고...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아이의 그림을 삽화로 이용한 그림동화를 만들어 주기로 했어요.
가장 먼저 아이의 그림을 다 모아서 쭈욱 훑어보면서 대략의 스토리라인을 만들어야 해요.
이름이 거창해서 스토리라인 이라고 쓰지만,
아이의 인지발달 수준을 고려해서 그냥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누구를 만났다,
이런 이야기였어요.
비슷한 문장이 반복되는 동화책은 아이의 문해발달에 도움이 되기도 하구요,
또 나중에 아이가 혼자서 뚝딱뚝딱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려서
혼자힘으로 책을 만들 수도 있기를 기대한 때문이기도 했어요.
그 다음엔 각 페이지에 들어갈 그림을 고르고,
그 그림과 대비가 되어서 삽화가 잘 보이게 하는 색깔의 종이로 헌 달력을 감싸줍니다.
그리고 제목부터 시작해서 페이지마다 그림을 붙여주고 뒷면에는 이야기를 써주었지요.
별로 어렵지 않아 보이죠?
실제로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어요.
다만, 아이의 그림 하나 하나에 담긴 이야기를 잘 알고 있어야,
삽화가인 아이가 만족하는 그림동화가 완성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저는 예전에 리빙데코 게시판에서 웬디 님이 아이 그림으로 예쁜 인형을 만들어놓은 걸 보고 따라 해봤는데...
그게 글쎄...
맨 첫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지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성을 못하고 있어요...
발로 인형 만들기가 쉽지 않더이다... ㅋㅋㅋ
(그래도 완성되면 보여드릴께요)
인형 만들기에 비하면 그림책 만들기는 한 번에 많은 그림을 소화할 수 있고,
엄마의 발로 만들기 솜씨도 그닥 문제가 되지 않는,
아주 조흔 방법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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