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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응모] 삶이 달콤해지는 오븐.

| 조회수 : 7,314 | 추천수 : 31
작성일 : 2006-09-23 21:45:48

요즘 거의 모든 집에 하나씩 있는 미니 전기오븐.
빵굽는 것,
첼로를 배우는 것,
재봉틀을 사는 것,

이 세가지를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저는
이제 모든 것을 이루었습니다.
그게 지난 일년여의 시간 동안에 후다닥 이루어졌는데
제일 처음,
낯선 세계로 문을 열어
그 물고를 트게 해 준 것이
바로 이 미니 전기오븐입니다.



남편이 쓰는 삼*카드 명세서를 우연히 보는데
남편이 무심한 덕에
겨우겨우 생긴 포인트가 기한이 지나서
이제 막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눈에 잡혔습니다.

어리둥절해하는 남편의 옆구리를 찔러,
그 날로 그 포인트를 써야겠다 마음을 먹었구요,

고민고민하다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말 핫세일하는 틈을 타서
포인트와 세일덕분으로
몇 만원 에 이 오븐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 다음 스토리는 모두 아실거예요.

오븐가격보다,
베이킹도구를 지르는데 몇 배의 돈이 드는 것. ㅋㅋㅋ


그래도 좋았습니다.
제 돈을 제가 쓰면서도 기분 좋을 때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이쁜 그릇을 살 때~
(이번 이벤트 기간 동안 그릇장도 꼭 한번 공개해볼랍니다. 허허허)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베이킹 재료들을 살 때인것 같아요.

에.. 이쁜 옷은 결혼하고 살찐 후로 멀리하고 있지요. 허험.

어쨌거나,
작은 오븐을 하나 들여놓으니
밍숭맹숭했던 삶이 달달해지는 것이 한순간이더군요.



스페츌라가 없어서 숟가락으로 생크림을 덕지덕지 바르고 꽃 한송이 꽂았던
남편 생일케잌



새로 합류하신 이사님 댁에 초대받아 가는 날
새벽부터 설쳐서 만들어 선물로 가져갔던 호두타르트랑 크림치즈 타르트

이날 이후로, 이사님은 저의 든든한 백이 되셨지요. 호호.









그리고, 울적한 날이나 기분 좋은 날이나
껀수만 있으면 남편과 술 한잔 하기 위해서
오븐을 돌려서 손쉽게 술안주를 만드는 것도
전기오븐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지요.

이렇게 해먹다보면 돈 아까워서 밖에 나가 술마시기 어렵지요. ^^

저렴하게 사서 좋기도 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일 이외에서는 어떤 만족감이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살았는데
비록 작은 것이지만 오븐을 사고 나서
제 손으로 빵과 과자를 만들면서
잊고 있던 자신감도 되찾았어요.

그 이후로는

연습용 첼로를 사고
세일하는 재봉틀을 사서
나머지 제 꿈을 이루는 것은 정말 일사천리로 이루어졌습니다.

사고, 처음 치기 어렵지, 그 이후부터는 뭐 고속도로 아니겠어요? ㅋㅋ

아무튼,
요즘은 처음처럼 그렇게 자주 돌리지 못하지만
오븐을 볼 때마다
뭔가 하나의 길이,
제가 미처 선택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그 길이 다시 열린거 같아서
고맙게 생각한답니다.

때도 꼬질꼬질하게 낀 오븐,
조만간 청소 한번 해줘서
때깔 곱게, 처음 느낌 그대로 다시 한번 마주서야겠습니다.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샬라라공주
    '06.9.23 9:51 PM

    사진도 좋고 멋찌네요~

  • 2. 프리치로
    '06.9.23 11:02 PM

    참...대단하셔요...
    요리도 너무 잘하시고...
    저도 오븐이 있는데.. 제 오븐에겐 비밀로 해주세요...
    하긴..그녀석도 지가 그릇장인줄 알고 있을거에요...ㅠ.ㅠ

  • 3. 하눌님
    '06.9.23 11:11 PM

    글을읽고있자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님의 마음이겠지요

  • 4. 헤스티아
    '06.9.23 11:13 PM

    저도 임신하고 심한 입덧에 하늘이 노래지던 때,
    이곳에서 드롱기 오븐을 공구할때 구입한 미니 오븐,
    이후로 제 생활을 참 풍요롭게 해 주었습니다.

    [때도 꼬질꼬질하게 낀 오븐,
    조만간 청소 한번 해줘서
    때깔 곱게, 처음 느낌 그대로 다시 한번 마주서야겠습니다.]

    --> 저도 이런 생각을 하고 산지 한참 되었는데 아직도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

  • 5. 유옥숙
    '06.9.23 11:35 PM

    미니 전기오븐은 어느 제품이 제일 좋을까요? 궁금

  • 6. 모야
    '06.9.24 12:59 AM

    재밌게 사시네요~^^
    그게 사는거지요~^^

  • 7. 야간운전
    '06.9.24 1:44 AM

    프리치로님, 그릇장이라니, 짜식 체구가 제법 되나봅니다. ^^
    헤스티아님, 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게 청소예요. 크하. 언제나 하련지... ( --);;
    유옥숙님, 그게...저도 한 제품 밖에 안써봐서.하지만 저놈한테 불만은 없어요. 가격대비 만족도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 8. 솜사탕
    '06.9.24 4:48 AM

    그렇지요. 뭐든지 시작이 반이라고 마음먹은데로 이룰걸 믿습니다
    열심히 사는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9. genii
    '06.9.24 8:15 AM

    정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데...
    부럽습니다..
    저두 빨리 이 살들을 떨쳐버리고..(수영하고 있거든요.. ㅎㅎ)
    바람직한 삶을 살아야 겠어요... 야간운전님 희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구.. 케잌 넘 이쁘네요... 차라리 숟가락으로 하신게 잘 하신거 같아요
    더 개성있고.. 기성제품보다 훨 나아요..

  • 10. 설화수
    '06.9.24 1:33 PM

    저두 오븐사고 3키로나 쪘어요
    요즘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릇장 꼭 보고싶어요~
    공개해 주세요~

  • 11. 클라우디아
    '06.9.24 2:19 PM

    저도 다음주 미니오븐 배달오거든요. 추석선물로 남편 회사에서...
    뭘 해볼까 고민이예요. 아직 오븐요리는 해본적이 없어서..

  • 12. may
    '06.9.24 3:11 PM

    저도 첼로가 저의 꿈 중 하나인데
    살짝 겁먹고 미루고만 있답니다.
    굳어졌던 손가락 피아노라도 치면서 풀어야겠습니다.

  • 13. moonriver
    '06.9.25 9:36 AM

    사진 찍는 솜씨가 예술이시네요! 여성잡지 보는듯 ~

  • 14. 이영하
    '06.9.25 11:12 AM

    꿈을 이루었다니 부럽네요... 저도 제자신을 위한 꿈을 꾸어보렵니다..

  • 15. 칠리칠리
    '06.9.25 1:43 PM

    와우! 멋져요 ^^

  • 16. 제이미
    '06.9.25 6:09 PM

    읽고 보는 것만으로도 함께 행복해집니다.
    사진도 프로급이시네요

  • 17. 찐쯔
    '06.9.28 12:10 AM

    그래요...정말 소박하면서도 바쁘게 살다보니 현실로 직행하기 힘든 인생의 목표? 지요^^
    허나 님은 모두 이루셨군요...심히 부럽습니다..
    저도 님의 목표중 한가지는 저의 목표가 되기도 하지만서도 휴~~언제나 하려나~~
    지금 배우는 퀼트 조만간 중급단계로만 끌어올리고 함 도전해보렵니다..
    글솜씨 또한 맛깔 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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